중생(重生).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로 새롭게 거듭나 근본적으로 새사람이 됨을 의미하는 이 단어가 ㈜씨토포스 대표 최신현 장로의 간증을 들을 후 머릿속에 떠올랐다. 3대째 모태신앙으로 율법적 신앙에 매여있던 그는 “예수님의 사랑이 제 안에 쑥 들어오니 눈물밖에 안 나왔다. 주님이 정말 사랑이신 것이 경험되어지니까 그동안 제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에 대한 마음이 제하여지고, 기업에 대한 생각도 180도 바뀌게 되었다”고 말했다.
명지대 크리스천 최고 경영자 과정(C-LAMP, 씨램프) 1기 동문인 그는 최근 씨토포스 사무실에서 열린 C-LAMP 총동문회 회원 탐방 자리에서 자신의 신앙 여정과 믿음 경영 방식을 소개했다.
씨토포스 대표 최신현 장로는 “주님 안에 들어가서 주님이 인도하시는 삶을 사는데 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신다”며 “사람들이 일을 준다고 왔을 때도, 이 일이 정말 주님이 원하시는 일인지
기도가 되고 분별이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명지대학교 C-LAMP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 만나”
하나님이 만드신 만유를 다스리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이 지으신 땅을 만지고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다스리며 디자인하는 회사. 최신현 대표가 설명한 씨토포스(CTOPOS)의 소개다. ‘토포스’(TOPOS)는 헬라어로 ‘땅’이고, ‘씨’(C)는 ‘크리스천’(christian)과 ‘크리에이티브’(creative, 창조적인), 그리고 ‘최신현’(Choi)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는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근본적으로 변화된 한 사람의 크리스천 경영인이 회사 직원들과 회사와 관계 맺는 모든 이, 그리고 땅을 디자인하는 일의 특성상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땅을 보존하고 가꿔나가는 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게 했다.
3대째 모태신앙에다, 교회를 집처럼 느끼고 살아왔다지만 회사를 운영하며 그의 마음속 한편에는 늘 의문이 있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회사를 만들려고 열심히 회사를 운영하려니 결국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싸워서 이기면 회사의 일이 많아지고, 직원들 월급도 많이 주고, 하나님이 복을 많이 주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믿지 않는 분들은 늘 저에게 져야 하는데 ‘이것이 정말 하나님이 제게 주신 기업입니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수입의 십일조를 늘 기쁘게 바치고, 구제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나름대로 율법적, 도덕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온 그는 예수를 믿기 때문에 경쟁에서 늘 이겨야 하고, 자신보다 더 양심적으로 일하고, 더 열심히 일해도 예수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쟁에서 늘 져야 하느냐는 물음에 명쾌한 답을 얻고 싶었다. 그뿐 아니라 교회에서는 항상 믿음이 좋다고 칭찬받고 주님 안에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실상 자신을 보면 신앙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늘 곤고함이 있었다. ‘이것이 정말 복음을 따라 사는 삶인가’란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가 완전히 새사람으로 거듭난 계기는 C-LAMP를 통해 일어났다. 2006년 신문에서 C-LAMP 1기 모집 광고를 보고 신청한 후, 당시 필수코스였던 하와이 코나 열방대학을 방문해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을 만났다.
“사울이 바울 되게 하신 주님을 만나니 모든 것이 다 풀렸습니다. 제가 노력해서 예수님의 기쁨이 되는 삶을 살려고 하다가 제 노력과 제 의지와 제 의가 아닌, 저의 모든 죄악을 다 제하여주시고 의의 옷을 입혀주시고 의롭다 하신 그 주님의 사랑이 제 안에 쑥 들어오니 눈물밖에 안 나왔습니다. ‘주님 같은 분이 어떻게 저를 사랑하시나요’ ‘주님 정말 사랑이시군요’, 이것이 그냥 경험되니 그동안 제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에 대한 마음과 생각이 다 사라졌습니다.”
명지대학교 C-LAMP 1기 동문인 씨토포스 최신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최근 사무실에서 자신의
신앙 여정과 믿음 경영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명지대학교 C-LAMP
“회사 형편에 매이지 않고 주님 원하시는 일 해”
사랑의 주님을 체험하고 큰 기쁨을 경험한 후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다. 주님의 온전한 사랑을 입게 되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일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요한복음 6장에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라는 말씀을 따라 살기 시작했다. 의무감과 부담감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이 충만하게 되니 ‘예수 밖에는 이 땅에서 필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는 고백이 절로 나왔고 ‘내가 하나님 앞에서 이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산산조각이 나듯 사라졌다. 하와이에서 돌아오자마자 직원들을 모아놓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진짜 미안하다. 지금까지 내가 사장으로 일했고 세상 기업과 똑같이 회사를 운영했고, 여러분의 의지와 상관없이 매주 월요일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이제 상관이 없어졌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언제까지 하게 하실지는 모르지만, 이 일이 주님의 일이 되기 위해 나는 여러분과의 관계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동일하게 여러분과 똑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일하고 교제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어리둥절한 직원들에게 그는 더 이해하기 힘든 말을 이어갔다. “나는 이 회사를 계획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 회사가 보장이 있다는 이야기도 할 수 없다.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장님이 이상하게 됐다, 도저히 이 회사는 불안해서 못 다니겠다 싶으면 내가 정말 다른 좋은 회사를 소개해주겠다.”
그는 직원들과 동일한 시간을 같이 일하고, 그 외에는 오직 말씀과 기도로 시간을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사도바울이 주님을 만나고 아라비아에서 3년의 기간을 보낸 것처럼, 그도 2년간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끊고 오직 회사와 집, 교회를 오가며 성경말씀과 기도에만 집중을 쏟았다. “정말 말씀이 꿀송이처럼 너무 달았습니다. 그리고 말씀이 살아서 제게 다가와 마음에 박히는 게 느껴졌습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이 글씨가 아닌, 제 안에 들어오는 것을 계속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이것이 계속 이어지니까 어느 순간에 주님께서 ‘이제 세상에 나가도 되지 않겠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다시 세상에 나가면 사람들이 그를 다 잊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가 아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예수를 전할 수 있도록 밭을 만들어놓으셨다고 했다.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이 전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성령을 부어주시고 성령으로 살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성령으로 사는 것은 이미 내 안에 내가 없고 주님으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계신 주님의 인도하심을 매일매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일을 수주하기 위해 사람들을 찾아 다녀본 적 없다는 그는 “정말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면 하나님께서 이 회사를 11년 동안 이끌어오셨다. 제가 전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말 신기한 것은 제가 열심히 노력하고 살 때는 회사의 모든 재정이 풍부했습니다. 수주도 많이 하고 일도 정말 많이 했는데, 주님 안에 들어가서 주님이 인도하시는 삶을 사는데 늘 매달 살게 하십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일을 준다고 가지고 왔을 때도, ‘한달 한달 살아야 하니 주님께서 보내주셨구나, 주님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이 일이 정말 주님이 원하시는 일인지 기도가 되고 분별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큰 프로젝트라도 그는 회사 형편에 매이지 않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 순간 주님이 원하시는 일, 주께서 하게 하시는 일을 하면 정말 놀라운 것은 그 일을 통해 꼭 영혼을 구원하게 하셨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주님, 오늘 이런 스케줄을 주셨는데 그분을 왜 만나야 합니까’라고 항상 묻는다는 최신현 대표는 일하는 가운데 만나는 이들 중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예수를 증거하고, 하나님을 잃어버렸던 이들에게는 다시 믿음을 찾고 교회에 나가게 하는 수많은 일을 경험했다. 이 이야기들을 기록하면 책을 몇 권을 쓸 정도라고 했다.(계속)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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