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jpg"열등감은 나 자신에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열등감은 펼치면 장점이 되지만, 감추면 단점이 됩니다."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 전문가이자 상담심리·인성교육 전문가인 최원호 박사(한영신대 겸임교수)가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노아의방주, 400쪽, 15,800원)>를 펴냈다. 최 박사는 <미움받을 용기> 이후 아들러 심리학이 유명해지기 전인 2010년 <열등감 부모>를 펴내는 등 '열등감'에 대해 10년 간 연구해 왔다. 그는 집필 과정에서 21일간 금식했다고 한다.

저자는 "잘못된 열등감은 인간을 파괴하지만, 이 열등감을 잘 사용하면 오히려 보다 나은 단계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이 된다"며 "예수님께서 부르신 제자들도 신체적·경제적으로, 직업과 가정 등 사회적으로 거의 가난하여 온통 열등감으로 가득했던 약자들이었지만, 하나님은 많이 배우고 똑똑하고 화려한 스펙을 지닌 사람보다 주를 주인으로 모실 이를 찾아 제자로 삼으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예수님 열두 제자의 열등감으로부터 시작해 성경 속 삭개오와 가난한 과부 등을 통해 돈과 가난의 열등감을 살펴보고, 불안과 의심, 자존과 교만의 열등감에 대해 각각 탐구하고 있다. 열두 제자와 예수님 등의 명화 55장은 내용 이해를 돕는다.

책에 따르면 사도 베드로에게는 '자만심으로 위장한 열등감'이 있었다. 베드로는 자신이 다른 열한 명의 사도들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이나 과신을 행동으로 표현했다. 베드로는 "당신은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등 말을 제일 먼저 나서서 한 만큼 실수도 많았고, 책망이나 질책도 제일 자주 받았다.

저자는 "베드로는 자신의 나약하고 부족한 점을 가리기 위해 대단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과격한 행동을 일삼거나 교만함을 보였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열등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러나 주 앞에서 자신의 사랑이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말하고, 자신이 얼마나 무능하고 교만하고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한 후에는 성령의 은혜를 받을 수 있었으며, 마침내 그 모든 열등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 안드레는 '존재감 없는 존재의 열등감을 극복한 기적의 주인공', 요한은 '우레 같은 외골수 성격의 열등감', 빌립은 '철저하게 계산적이면서 강박적인 열등감', 도마는 '증거를 볼 때까지 믿지 않는, 의심으로 가득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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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원호 박사. 사진=이대웅 기자
그렇다면 가룟 유다는? '돈에 대한 환상을 품었던 노예의 열등감'이다. 저자는 "가룟 유다처럼 돈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 사람은 항상 남을 공격할 때도 돈을 명분으로 삼는다"며 "그는 스승 예수를 은 30냥에 팔아먹는,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을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긴 인물로, 오로지 돈을 벌 수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요즘 같았으면 청부살인이라도 할 위험한 인물이자 '돈의 노예'로 살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저자는 "이처럼 잘못된 열등감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수의 십자가에 못 박히심' 같은 엄청나게 파괴적인 사건의 원인이 된다"며 "특히 가룟 유다처럼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사람은, 돈이란 것이 결정적 순간에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고 끝없는 자괴감과 괴로움에 시달리며 고통스레 울부짖으면서 죽어가는 짐승이 된다"고 말했다.

또 "제자들이 주님의 손에 쓰임받을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 열등감을 있는 그대로 내어놓았기 때문"이라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가진 열등감을 펼치셨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가진 열등감을 펼치면 행복하지만, 끊임없이 감추려 한다면 불행해질 뿐"이라며 "하나같이 열등했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은혜로 열등감을 벗어던지고서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주 안에서 누릴 수 있었다"고도 했다.

내용에 앞서 등장하는 '열등감 극복 십계명'도 유익하다. '모든 사람은 열등감을 갖고 있다'와 '내 속에 숨겨진 열등감을 찾으라'부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와 '감정을 감추지 말라', '잘난 척하지 말라'까지 읽다 보면, 열등감 자체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된다.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에 대해 저자는 "비교하면 우월감에 빠지거나 열등감에 젖게 되는데, 우월감은 또 다른 열등감에 불과하다"며 "비교는 열등감의 모태다. 비교하지 말고 다름을 사랑하라.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기에 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열등감은 완전해지려는 욕심에서 생긴다. 인간은 모든 면에서 좀 더 완벽해지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들러는 '사람에게는 위대해지려는 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보다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이제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분으로, 우리가 하는 일이나 학업, 사업을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시고, 아무 가치도 없는 것들을 택하여 당신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의 안으로 부르시는 분(고전 1:27-29)"이라며 "결국 아들러가 통찰했듯, 열등감은 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성장동력"이라고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