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2.jpg가정의 달 5월에는 기념일이 13개나 된다.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출산과 양육으로 자식을 돌본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더 넓은 세상을 꿈꾸도록 지도해준 스승의 가르침이 더욱 고맙게 느껴지는 달이다.

필자는 인성교육전문가로서 늘상 ‘가정이란 어떤 곳이고, 부모란 무엇일까?’, ‘학교는 어떤 곳이며, 교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왔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본 한 편의 공연이 그간의 물음표에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바로 <더 퍼펙트 라이프>라는 연극이다. 직업의 편견에 사로잡힌 아버지와 갈등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한 배우 지망생의 이야기다.

연극은 부모와 십대 청소년,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마음과 갈등 등 우리 현실의 진로문제를 그대로 무대로 옮겨 놓았다. 무대에 등장한 교육현장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오로지 성적만 강조할 뿐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 능력 위주의 진로진학은 안중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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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극단 글로브극장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급식이나 축낸다. 사립학교의 병폐를 고발하듯 재단 이사장의 ‘갑’질은 계약직 교사의 목줄을 좌지우지하고, 힘깨나 쓰는 학생부장 교사를 앞세워 현실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연극반에서 꿈을 펼치려고 발버둥 치는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극반을 폐쇄하는 재단,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하는 계약직 교사, 사학에 맹목적인 충성을 다짐하는 부장교사의 한계는 좌절과 분노, 끝내 무력함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꿈을 펼치게 되는 장면은 오늘날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급변하는 현명한 엄마들이 아이의 흥미와 적성, 능력을 지도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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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극단 글로브극장
오늘날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시대의 그림자이다. 방황하는 아이를 다독이고, 아이가 원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우는 대한민국 엄마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가정과 학교 사이에서 꿈을 찾아 걸어갈 용기를 얻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꾸며 외치던 배우들의 외침을 그대로 들려주어야 한다. ‘카르페 디엠(Carfe Diem)’, ‘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가정의 달에 부모들이 아이를 향해 들려줘야 할 말이 아닐까.

외교부소관 사단법인 국제청소년문화교류협회 최원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