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1.jpg이동휘 목사(전주안디옥교회 선교목사, 사단법인 바울선교회 대표이사)

“사람을 내 놓아라!”

추수 일꾼을 찾으시려는 주님의 갈급함을 머리글을 통해 일찍이 내민 일이 있었다(25년 전). 모집에 응집된 자 중에는 당당한 선교사로 훈련 받아 지금까지 마귀의 진지를 맹렬하게 교란하면서 화려한 천국 영토를 확장시키고 있는 복병들이 있다. 그러나 적군의 병사도 무더기로 급증하여 무슬림 선교사만 200만으로 헤아리는 데 비해, 기독교 선교사는 여전히 40만 안팎으로 어림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병사보충지역인 서구교회가 급격히 몰락하는 여파인데다, 경제적 부요로 라오디게아 교회가 된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충성된 자들의 자녀들까지 안일한 일자리만 찾느라고 목표를 잃고 어지럽게 헤매는 중이다.

금년은 한국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해다. 이 땅에 왕성한 기독교 나라가 되기까지는 선교사들의 눈물어린 희생이 절대적인 밑거름이 되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뒤를 이을 선교사들의 대가 끊길 때 밀려오는 끔직한 재앙을 생각해 보았는가. 바울의 선교 동기가 빚을 갚는 것이었다면(고전9:16), 빚쟁이로 결코 하나님 앞에 설 수는 없을 것이다.

l3.jpg루비 켄드릭(Ruby Rachel Kendric·사진)은 1907년 미국 웹윗 청년회 후원으로 조선 땅을 처음 밟았다. 25세 처녀의 나이로 한국어를 배우던 중 급성 맹장염으로 생명을 잃었다. 기력이 쇠해져 가는 순간 애절한 유언을 던졌다. 자신이 죽거든 자기를 파송한 텍사스 청년들이 열 명, 스무 명, 오십 명씩 조선으로 오게 해달라는 눈물의 호소였다. 그녀의 유언과 죽음은 헛되지 않아 웹윗 청년 20명이 선교사로 한국에 몰려왔다. 세상 떠나기 며칠 전 부모에게 보낸 애틋한 사연에서 주님을 향한 거룩한 순정을 보게 된다.

“이곳은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저께는 주님을 영접한지 일주일도 안 된 서너 명이 끌려가 순교했고 토마스 선교사와 제임스 선교사도 순교했습니다. 선교본부에서는 철수하라고 지시하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그들이 전도한 조선인들과 아직도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순교할 작정인가 봅니다.

오늘밤은 유난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외국인을 죽이고 기독교를 증오한다는 소문 때문에 부두에서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제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어쩌면 이 편지가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 뒤뜰에 심었던 한 알의 씨앗으로 인해 내년이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하겠죠? 그리고 또 다른 씨앗을 만들어 내겠죠? 저는 이곳에 작은 씨앗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씨앗이 되어 이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 아마 하나님의 시간이 되면 조선 땅에는 많은 꽃들이 피고 그들도 여러 나라에서 씨앗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 바로 이것은 조선에 대한 제 열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조선을 향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녀의 묘비 상단에 적힌 뭉클한 감격은 가슴을 뛰게 한다.

“내게 천 개의 생명이 주어진다면, 그 모든 생명을 조선을 위해 바치리라.”(If I had thousand lives, to give, Korea should have them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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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녀를, 당신 교회 성도를, 당신 학교의 학생을 지금 어디에 쓰려고 숨겨두는가. 당신은 어디로 뛰려고 신발 끈을 만지는가. 가서 예수님을 증거할 그 곳이 당신이 살 정든 집이 되게 하라. 섬과 섬 사이를 손잡고 있는 다리처럼 구원의 교량이 되어라.

급구(急救)!! 선교사.

바울선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