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가 당국의 ‘종교의 중국화’ 기조 아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진정한 선교중국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고난의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교회가 당국의 ‘종교의 중국화’ 기조 아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진정한 선교중국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고난의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경제성장률과 GDP를 분석하는 것일까, 군사력 증강 추세를 관찰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도자 연설문을 꼼꼼히 검토하는 것일까. 물론 이 모든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을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이해하려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법령(法律法規)이다. 중국에서 법은 단순한 규칙의 집합이 아니다. 법은 국가가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고 통제하려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청사진이자, 국가 권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제도적 언어다. 특히 종교, 인터넷, 교육, 외국인 활동과 관련된 법령은 중국 사회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종교법령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교회의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중국공산당이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과 공동체가 어떤 공간을 갖게 되는지를 읽는 일이다. 이 글에서 최근 5년간 급격히 강화된 중국 종교법령을 분석하며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읽고, 세계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중국에서 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서구 민주국가에서 법은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고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도구로 발전해 왔다. 법은 모든 사람과 권력자에게 적용되는 상위 규범이다. 이를 ‘법의 지배(Rule of Law)’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법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중국은 ‘법치국가(依法治國)’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법을 통한 통치(Rule by Law)’의 성격이 강하다. 법은 권력을 제한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사회를 조직하고 통제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중국 헌법 제1조가 “중국공산당의 영도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본질적 특징”이라고 명시하는 이유다.

(1) 중국공산당의 방향 제시 → 국가의 법제화: 중국 정책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공산당이다. 대략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정치국이 정책의 큰 방향을 설정한다. 둘째, 국가종교사무국과 정부 부처(국무원 등)가 이를 행정조치로 구체화한다. 셋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해당 내용을 법적 틀로 정리하거나 승인한다. 즉 중국에서는 정치가 먼저, 법은 그다음이다. 법은 독립적 규범이라기보다 당의 정책을 사회에 제도화·정당화하는 수단이다.

(2) 법률보다 강력한 ‘행정규정’: 중국에는 법률 외에도 다양한 행정규범이 존재한다. 첫째 행정조치(措施, 특정 분야의 관리 방법을 규정), 둘째 관리방법(辦法, 구체적 집행 절차 규정), 셋째 시행세칙(細則, 법률·조례의 세부 사항 규정), 넷째 규정(條例, 특정 사안에 대한 포괄적 규칙)이다. 행정규범은 법률과 달리 신속하게 만들어지고 수정될 수 있어 현장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중국의 종교 정책 대부분이 이런 행정규제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유다.

(3) ‘안보’가 법의 최상위 기준: 중국 법령의 공통된 키워드는 ‘국가안보’, ‘사회 안정’, ‘사상관리’, ‘외국세력 차단’이다. 종교는 중국 정부가 특히 민감하게 보는 영역이다. 종교는 국가와 별개의 네트워크와 가치체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잠재적 정치·사회적 변수로 본다.

실제로 2015년 제정된 ‘국가안전법(國家安全法)’은 안보 개념을 정치·국토·군사 안보뿐 아니라 문화·사상·종교·인터넷 영역까지 확대했다. 2018년 개정된 ‘종교사무조례(宗教事務條例)’는 종교의 조직과 활동을 법적 틀로 규율하면서도, “종교는 중국 사회주의 제도와 중국화 방향을 따라야 한다”라는 조건을 전제하고 있다. <계속>

중국인 사역자 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