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지역 대대적 단속에 80개 이상 기독 단체 모임 중단,
소수 교회만 남고, 디지털 박해 사례로 알려진 성도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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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오픈도어는 “두 달 전부터 시작된 당국의 대대적인 작전으로 70명 이상의 목사, 기독교인, 신앙을 탐구하는 사람들이 교회 모임 도중 구금되고, 집이나 직장에서 체포됐다”며 “이 작전에는 최대 400명의 경찰관과 약 200대의 차량이 동원됐으며,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기독교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당국에 체포된 사람들은 재정 상태와 교파 소속 여부에 대한 심문을 받았고, 20명 이상이 수천 위안에서 수만 위안의 벌금형을 받았다. 오픈도어 소식통은 “이 벌금은 교회와 소위 불법 성경 공부 모임에 헌금한 금액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기독교 단체도 심문과 함께 경고 조치를 받았다.
지역 파트너인 제이슨(Jason·가명)은 “최근 단속으로 우리 교회는 마비됐다.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떠났고, 몇몇은 신앙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 사역자 수는 여섯 명에서 한 명으로 줄었고, 나머지는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가정교회 운동 내 80개 이상 단체가 모임을 중단했고, 원래 14개 교회 중 소수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제이슨은 단속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말하면서도 “교회들이 이단으로 신고되었거나 내부 정보원에 의해 배신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외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는 모두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현지 파트너는 “교회 관련 문제에 이렇게 대규모 병력이 투입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매우 심각하게 주목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목록(WWL)에서 15위를 차지한 중국의 공산당(CCP)은 기독교를 잠재적인 체제의 위협으로 인식해 왔다. 중국 당국은 삼자애국운동, 중국천주교애국회 등 국가 승인 교회들까지도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여, 이들이 공산주의 가치와 이념에 부합하도록 강요하거나 강제 폐쇄했다.
이 때문에 많은 신자가 가정교회로 모여 예배하고 있지만, 이번 단속 사례처럼 신자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사기, 불법 사업 운영, 불법 집회 조직 등의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23년 중국의 디지털 박해 사례로 소개된 밍(Ming·가명)은 이번에 실종됐다. 영국오픈도어는 “밍은 당국의 지속적인 감시 속에서도 담대히 신앙을 지켜왔다”며 “이번 주 그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현지 파트너인 홀라스(Hollace·가명)는 “며칠째 그에게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며 “이전에도 연락이 닿지 않을 때마다 결국 구금된 것을 확인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밍 씨는 최근에도 작은 복음 모임을 인도했다가 며칠 동안 구금됐다”며 “그 기간 밍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경찰에게 심각한 구타를 당했으며, 다시는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위협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오픈도어는 이번 단속 이후 밍을 비롯해 피해자들과 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는 중국 내 다른 성도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영국오픈도어는 “하나님께서 이 단속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을 위로하고 강하게 하시며, 교회가 성령의 움직임을 보도록, 그리고 신앙을 찾는 이들이 이번 사건으로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고, 이 지역에서 더 이상 교회 단속이 이어지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종교 활동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밝히면서도, 모든 종교 활동은 법과 제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등록되지 않은 교회는 강제 폐쇄되고, 등록된 교회들은 설교 주제에서 제한을 받으며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팻말을 게시해야 한다. 또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사기나 경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장기 징역형에 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박해 강도가 심화하면서 기독교인에 대한 체포, 구금 등 각종 불이익, 직장과 교육상 차별 등 중국 내 신앙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국제인권단체와 종교단체들은 이러한 중국 당국의 단속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정부의 탄압 속에서 공식 교회인 삼자교회에서조차 자유로운 신앙고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중국 성도들은 비밀 모임이나 온라인으로 분산 예배를 드리고 있다. 중국의 기독교인은 적게는 인구의 1~3%인 2,000만~4,400만이며, 많게는 인구의 6.8%인 9,670만 명으로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