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목사의 영혼의 양식
제목
재앙의 순서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뜻

본문
출애굽기 7:1-5, 12장

서론

우리의 삶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고난과 위기가 찾아옵니다. 어떤 날은 건강을 잃고, 어떤 날은 경제적 어려움에 흔들리며, 또 어떤 날은 인간관계가 무너져 마치 재앙 같은 상황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출애굽기의 10가지 재앙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 속에 이루어진 사건이었으며, 재앙의 순서를 통해 하나님은 애굽의 신들을 무너뜨리시고, 당신의 백성을 구별하시며, 마지막에는 어린양의 피 아래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재앙의 순서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에 주시는 메시지를 붙잡고자 합니다.

본론

재앙의 순서 속에 드러난 뜻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첫 세 재앙은 이스라엘도 함께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성경 본문 어디에도 고센 땅의 보호가 언급되지 않습니다. 나일강이 피로 변했을 때, 개구리 떼와 이가 온 땅을 뒤덮었을 때, 이스라엘 역시 그 안에 있었습니다.

1. 생활 기반을 흔드심 – 첫 세 재앙 (출 7:14–8:19)

첫 번째 재앙은 나일강이 피로 변한 사건입니다.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바로와 그의 신하들의 목전에서 지팡이를 들어 나일 강 물을 치니 그 물이 다 피로 변하고”(출 7:20). 나일강은 애굽 문명의 젖줄이었고, 풍요와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이 신처럼 의지하던 나일을 치셨습니다. 그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림으로써, 하나님이야말로 참 생명의 근원임을 드러내셨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재앙은 개구리 떼가 온 땅에 올라온 사건입니다. “아론이 애굽의 물들 위에 손을 내밀매 개구리가 올라와서 애굽 땅을 덮었더라”(출 8:6). 세 번째 재앙은 티끌이 이가 되어 퍼진 사건입니다. “그들이 그대로 행할 새 아론이 지팡이를 잡고 티끌을 쳤더니 사람이니 짐승이니 다 이가 생기고 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애굽 온 땅에 퍼졌더라”(출 8:17). 이 세 재앙은 모두 애굽 사람들이 풍요와 안전을 보장받는다고 믿었던 물과 땅, 곡식의 신들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왜 하나님은 처음 세 재앙을 구별하지 않으셨을까요?

* 모든 민족에게 동일한 경고: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여호와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출 7:17). 즉, 애굽 사람뿐만 아니라 이스라엘도 포함하여, 전 민족이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임을 깨닫도록 하신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우상 의존을 끊어내심: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수백 년 동안 살며, 애굽의 신과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마음속에서도 애굽 신들에 대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초반의 재앙을 통해 자기 백성에게도 훈련을 주시며, 애굽 신을 향한 의존을 철저히 끊어내도록 하신 것입니다. “너희가 알지 못하던 너희 조상들이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수 24:14).

* 재앙의 점진적 강도: 재앙은 3+3+3+1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은 생활 기반을 치는 단계, 중간은 생산과 건강을 치는 단계, 마지막은 최고 신격(태양·바로)을 치는 단계였습니다.

하나님은 점점 강도를 높여 가시며, 인간이 의지하던 모든 기둥을 무너뜨리셨습니다.

현실로 말하면 이것은 ‘엎친 데 덮친 격’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삶의 기반이 흔들립니다. 나일강이 피로 변하듯, 가장 기초적인 생존 조건이 무너집니다. 이어서 경제와 건강까지 무너집니다. 파리 떼와 전염병, 종기로 이어지며, 사람의 노동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쌓입니다.

마지막에는 최고의 신격, 곧 인간이 신처럼 붙들던 권력과 태양까지 무너집니다. 바로의 장자까지 죽임을 당하자,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간의 의지처를 하나하나 무너뜨리시며, 결국 오직 주님만 의지하게 만드십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께서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9). 즉, 재앙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회개와 구원의 기회였습니다.

2. 생산과 건강을 흔드심 – 중간 세 재앙 (출 8:20–9:12)

네 번째 재앙은 파리 떼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하시니 무수한 파리 떼가 바로의 궁궐과 그의 신하들의 집과 온 애굽 땅에 이르니”(출 8:24). 파리 떼는 사람들의 일상과 위생을 파괴했으며, 온 땅을 오염시켰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이스라엘이 거주하는 고센 땅에는 단 하나의 파리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 날에 내 백성이 거주하는 고센 땅을 구별하여 그곳에는 파리 떼가 없게 하리니, 이로 말미암아 너는 내가 이 땅에서 여호와인 줄 알리라”(출 8:22).

다섯 번째 재앙은 가축의 전염병이었습니다. “이튿날 여호와께서 이 일을 행하시니 애굽의 모든 가축은 죽었으나 이스라엘 자손의 가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한지라”(출 9:6). 애굽의 들판은 송아지와 소, 양과 염소가 쓰러져 죽은 시체로 가득했지만, 이스라엘의 가축은 단 한 마리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여섯 번째 재앙은 악성 종기였습니다. “그들이 가져다가 바로 앞에서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뿌리니 사람들이나 짐승에게나 악성 종기가 나서 애굽의 요술사들도 모세 앞에 설 수 없었으니”(출 9:10–11). 애굽 전역에 부스럼이 퍼졌고, 요술사들조차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고센 땅의 이스라엘 백성은 이 재앙에서 벗어났습니다.

구별하신 사례의 의미

* 공간의 구별: 애굽 땅 전체에 재앙이 임했으나, 고센 땅은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를 받았습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아신다”(딤후 2:19)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재산의 구별: 애굽의 가축은 몰살했지만, 이스라엘의 가축은 온전히 보존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경제적 손실 속에서도 자기 백성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 육체의 구별: 애굽 사람들의 몸에는 종기가 퍼졌지만, 이스라엘은 안전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단순히 환경만이 아니라, 그분의 백성의 생명 자체를 지키시는 분임을 증거합니다. “너희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마 10:30–31).

3. 최고의 신격을 치심 – 마지막 네 재앙 (출 9:13–12:30)

일곱 번째는 우박 재앙이었습니다.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지팡이를 들매 여호와께서 우레를 내리시고 우박을 내려 땅에 달리게 하시니”(출 9:23). 그러나 고센 땅은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있는 고센 땅에는 우박이 없었더라”(출 9:26). 이처럼 하나님은 애굽과 이스라엘을 철저히 구별하셨습니다.

여덟 번째는 메뚜기 재앙이었습니다. “메뚜기가 애굽 온 땅에 올라와 그 모든 지경에 내리매”(출 10:14). 본문은 고센 땅을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앞선 재앙처럼 이스라엘은 보호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님은 이미 당신의 백성을 구별하실 것을 선언하셨기 때문입니다.

아홉 번째는 흑암 재앙이었습니다.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손을 내밀매 캄캄한 흑암이 삼일동안 애굽 온 땅에 있어서”(출 10:22). 그러나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거주하는 곳에는 빛이 있었더라”(출 10:23). 애굽은 태양신 라를 숭배했지만, 참 빛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마지막 열 번째 재앙은 장자의 죽음이었습니다. “밤중에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든 처음 난 것 곧 왕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힌 사람의 장자까지와 가축의 처음 난 것을 다 치시매”(출 12:29).

그러나 하나님은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도 문설주에 피를 바르지 않으면 심판을 피할 수 없었고, 애굽 사람이라도 피 아래 있으면 살 수 있었습니다. 즉, 구원의 기준은 민족적 배경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피의 은혜에 순종했는가였습니다.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출 12:13).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히 10:19).

“너희가 알거니와 …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된 것이니라”(벧전 1:18–19).

결론

하나님은 애굽과 이스라엘을 구별하셨고, 마지막에는 피로 구별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라도 피가 없으면 심판을 피할 수 없었고, 애굽이라도 피 아래 있으면 살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구원의 기준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기가 겹쳐 올 때라도, 그것은 심판이 아니라 회개와 구원의 기회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보혈 아래 거하는 자는 어떤 재앙 가운데서도 보호와 구원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바울의 권면처럼 교회는 구별된 공동체로서 살아야 합니다. “게으른 자들을 권면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살전 5:14). 구별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증거로 서라는 부르심입니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
마무리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재앙의 순서 속에 당신의 뜻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의 기반이 흔들려도, 경제와 건강이 무너져도, 주님만이 생명의 근원임을 고백합니다. 세상과 구별하여 주신 은혜를 기억하게 하시고, 어린양의 피 아래 거하며 담대히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원호 목사 (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