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청년선교의 교두보인 군선교 활성화를 위한 ‘군선교 비전2030운동’이 2021년 10월 공식 선포되고 추진된 지 만 3년이 흘렀다. ‘한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백만 장병을 한국교회로!’라는 목표로 2030년까지 매년 10만 명씩(신규세례자 6만 명, 기존세례자 4만 명), 10년간 100만 장병을 한국교회로 파송하는 이 전략은 2025년이면 벌써 추진기간의 절반이 지나게 된다. ‘군선교 비전2030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실제로 몇 명이 세례·전도·양육·파송되었는지 중간점검하고, 동시에 군선교를 통한 한국교회 청년선교가 얼마나 본질에 충실한 질적 사역으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뼈아픈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주제로 최근 개최된 제24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심포지엄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기독교군종교구, MEAK) 부설 한국기독교군선교신학회(회장 곽요셉 목사)는 22일 서울 사당 총신대학교 종합관 2층 주기철기념홀에서 ‘비전21세기실천운동 –비전2030실천운동의 신학적 조명과 미래’를 대주제로 제24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경건회는 이용락 목사(열매맺는교회)의 인도로 김광식 군종목사(해군본부 군종실)의 대표기도, 김보현 목사(예장통합 사무총장)의 말씀, 군선교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의 인사말씀, 육군군종목사단장 문효빈 군종목사의 축도로 드렸다.
정비호 목사는 이날 주제발제를 통해 국방환경이 2023년 ‘국방개혁 2.0’에서 ‘국방혁신 4.0’으로 전환되면서 군 구조 변화에 따른 군선교 비전2030운동의 중간평가와 과제, 다가올 분기점인 2025년의 전망을 제시했다. 정 목사는 “‘국방개혁 2.0’은 과거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북한 위협의 점진적 감소를 전제로 국방 전 분야의 상비병력(부대 수) 감축에 주안을 두었다면, 변화된 ‘국방혁신 4.0’은 북한 핵과 미사일 고도화가 다가오면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갖춰 첨단전력을 확보하는 중장기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 마디로 ‘국방혁신 4.0’은 ‘경쟁우위 AI과학기술강군 육성’”이라며 “비전2030은 ‘국방혁신 4.0’과 떨어트려 생각할 수 있는 단독 선교 프로젝트가 아니라 오히려 국방혁신 4.0 틀 안에서 추진해야 하는 군선교 비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구절벽 시대에 국방인력 감축은 현실로 다가와 ‘국방혁신 4.0’의 상비병력 50만 명 감축 계획이 있지만, 이미 2023년 말 기준 군 운영병력 규모가 약 47만 7천 명으로 50만 명 미만이고, 첨단과학기술 기반 군 구조 변화 등을 통해 부대 수 감소, 국방인력 삭감 등 구조 개편은 필연적인 상황임을 알렸다.
이와 함께 정 목사는 “국방환경 변화는 민간 선교현장에 느린 속도로 전달된다. 민과 군의 변화 체감속도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영역작전(Multi Domain Operation)이 교리 영역에 반영되면서 ‘동시통합작전’ 개념이 세워졌고, 육군은 아미타이거 여단을 창설했다. 느려터진 지휘 결심으로는 적 공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상호작전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합동다영역지휘통제(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JADC2)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군선교 현장과 민간 영역에서 선교 대응 속도 차이가 벌어질수록 공동화현상(cavitation)은 빠르게 다가오므로, 군선교 현장에 빠르게 민간 자원이 투입(지원)될 수 있도록 지휘 결심 속도를 어떻게 높일까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비호 목사는 비전2030의 현실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DB) 부족과 구호(슬로건)’ 문제를 언급했다. 정 목사는 “비전 2020은 전군신자화와 민족복음화를 내세웠고, 진중세례운동으로 460만 명 이상 수세 결과를 이뤄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선교에 집중한 쾌거이고 군선교가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에 기여했다는 논리 또한 탄탄하게 제공할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전 2020에 이어서 비교적 짧은 10년 동안 추진하는 비전2030은 100만 명 숫자를 제시했다. 추진기간 절반이 갔는데 파송 인원은 100만 명의 1%인 1만 명에도 턱없이 모자란다”며 “100만 명보다 앞에 나오는 ‘한 영혼을 그리스도께로’를 더 강조하더라도 복음 회심과 양육 통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구호 ‘100만 장병을 한국교회로’는 통계 분석을 통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MZ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를 체험하도록 돕지 못하면 한국교회로 연결은 어렵다”며 “이제는 부대 규모에 따라 지역 통합 선교지를 세워야 한다. 군단이든 사단이든 지역으로 묶여 통합할 수 있는 선교구조를 만들어야만 양육과 파송을 지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비전2020과의 차별성은 사라진 채 세례 명맥만 겨우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군선교 현장에서 병사보다도 ‘고아와 과부’ 같은 약자는 초급간부”라며 초급간부 사역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육군군종목사단은 지역군종목사단을 11개 지역으로 재편하면서 통합선교 중심지를 설정하고 있다”며 “그리스도께로 다가서기 전에 좋은 그리스도인을 만날 수 있도록 접촉선을 만들고 연결하는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관계는 ‘사이버 망’(cyber-connection)일 뿐,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연결한 선교 열매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예수님의 복음 선포 시기나 바울의 선교 활동에서 만남 없는 선교란 없었다. 선교 현장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니 ‘전장의 사자’로 불렸던 패튼 장군의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다음 주 완벽한 계획보다 낫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정 목사는 비전2030의 실행본부인 기독교군종교구(MEA)는 조직진단 및 분석평가를 내놓아야 하고, 추진본부인 군종목사단도 조직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비전2030의 주도성과 추진력의 핵심인 군종목사단은 비전2030 통계(DB)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한국교회로 파송한 장병 실적이 저조한 문제 등의 원인으로 △비전2030 추진 조직이 다수를 차지하는 위관급 군종목사들과 공감 및 소통하며, 비전2030 선교방향에 동역하도록 이끄는 데 실패했고 △매뉴얼 작성과 제작에 공을 들였으나 초기(코로나19로 실제 추진기간을 2023년부터로 적용)에 현장에서 거점교회에 대한 소모성 논쟁으로 파송과정(심의)은 진행되지 못했고, 결국 방향성을 명확히 담지 못한 매뉴얼로 추진속도 엔진이 아니라 정비점검 매뉴얼로서 시동으로 이어질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추진본부로서 군종목사단, 특히 육군군종목사단은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로 추진본부 지휘통제에 집중할 수 없었고 △비전2030 선포식 이후, 기도와 후원을 진중세레운동(비전2020)만큼 한국교회로부터 얻어내지 못한 것은 100만 장병을 파송하겠다는 구호가 한국교회에 파급력 있는 공감과 설득으로 연결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매뉴얼에서 중간평가 연도를 2025년으로 설정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