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 행위를 억제하고,
훗날 과거청산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
북한 주민이 가장 많은 인권 침해를 당하는 분야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으로 나타났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4년 만에 발간한 ‘2024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인권 침해 사건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60.3%), ‘이주 및 주거권’(13.2%), ‘생명권’(10.6%)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백서는 NKDB가 국제 인권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NKDB 통합인권 DB’에 기초하여 7만 7,317건의 사건과 5만 6,452명의 인물 데이터에 근거해 제작됐다. 이는 4년 전인 2020년보다 사건은 10.8% 증가하고, 인물은 15.6% 증가한 것이다.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침해 사건은 총 5만 2,669건으로, ‘불법 구금’ 32,257건(61.2%), ‘고문 및 폭행’ 6,977건(13.2%), ‘강제 매춘 및 인신매매’ 4,492건(8.5%) 등이었다. 발생 비율은 2000년대 66.2%, 2010년대 59%, 2020년 이후 53.9%로, 2000년대 이후 발생 빈도는 점차 줄었지만, 북한 내 불법 구금과 고문 및 폭행 등 인권 침해 사례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강제 매춘 및 인신매매’ 사건의 경우, 사건 당사자의 연령대가 20대(41.3%), 30대(21.6%), 10대(16.6%) 순이었다. 성별로는 10대 피해자 중 741건(99.3%), 20대 중 1,852건(99.8%), 30대 중 966건(99.7%)이 여성으로, 강제매춘 및 인신매매의 주된 피해자는 10~30대 여성으로 보고됐다.
강제송환의 98.9%는 중국 내에서 발생했으며, 10~30대 여성의 피해가 많았다. NKDB는 “2020년 이후 중단된 하나원 조사가 2023년 재개되면서 2023~2024년 2월까지 입국자들의 증언이 추가되었다. 이들 증언자 특성으로는 코로나 이후 강력한 국경폐쇄로 북한에서 바로 넘어오는 직행 대신, 중국에서 장기 거주하던 다수의 강제송환, 인신매매 피해 여성과 해외에 파견되어 있던 남성 노동자들이 강제송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백서에서는 ‘통신 및 정보이용의 제한’ 사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0년대 발생한 총 사건 43,534건 중 통신 및 정보이용의 제한은 87건(0.2%)에 불과했으나, 2020년 이후 발생한 사건 503건 중 45건(8.8%)을 차지해, 44배나 증가했다.
NKDB는 “북한 당국의 강력한 외부정보 차단을 위한 법제 제정과 그에 따른 처벌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외부정보유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방안 모색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권 침해 사건’은 2,015건으로, 북한 당국의 해외노동자 파견과 맞물린다. NKDB는 “북한 당국은 해외노동자 파견을 통해 달러를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 및 거주환경, 임금체불, 장기간 노동 같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노출되고 있다”며 “최근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외노동자 관련 보고서를 차후 특별보고서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KDB가 정례적으로 발간한 북한인권백서는 북한의 인권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고 객관적인 북한인권 실태자료를 국내외에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현재’의 관점에서 북한 당국의 추가적인 인권 침해 행위를 억제하고, 효과적인 북한 인권 정책 수립에 이바지하며, ‘미래’의 관점에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 등 과거사 청산 작업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매번 해당 시기에 새롭게 조사하고 수집한 자료를 ‘NKDB 통합인권 DB’의 분류기준에 맞춰 분석하고, 이를 누적한 데이터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새로운 북한 인권실태의 특성을 설명하기보다, 기존 경향과 현재까지의 변화를 설명하는 시계열 분석에 더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