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하나님의 생명에 단순하게 깨어있는 것이야말로
순리와 도리로 살아가며, 섭리와 진리가 되게 하는 것”
어린이는 ‘어리신이’의 줄임말이라고도 한다. 어린이를 의미하는 많은 단어들이 있겠지만, 어린이의 속성에서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단순함에 방점을 두고 생각해 보니 참 많은 부분이 어린이와 하나님은 닮았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단순함 속에서 머무름이란, 자신이 하나님의 단순함 속에서 누리는 행복인 것이다.
성도의 구별됨 역시 거룩함을 추구하기에 복잡하지가 않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딤전 4:5)처럼, 말씀과 기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의 활동이 단순하면 그 활동들은 여럿에서 하나로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경험된 단순한 삶은 벌거벗은 것처럼 명료하다. 사람이 악몽을 꾸다가 아침의 밝은 빛 속으로 깨어나는 것처럼,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생명에 깨어있는 것이야말로 성도가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하나님의 은총이다.
기독교 영성에서는 이런 기도를 한 단어기도(monologistic prayer)라고 일컫는다.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힌 것을 알아차렸을 때 성도의 기도는 내용도 단순하고 거룩함으로 들어간다. 각자의 지적이며 추론적인 마음은 단순함을 통해 점차 그리스도의 마음 안에서 깨어나게 된다. 거룩함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성도들의 마음의 지향이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동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마음으로 기도를 계속하면 성도들의 마음은 수많은 생각들이 하나의 생각으로, 하나의 의향으로 단순화 되고, 은총에 의해 조율된다. 그에 따라 하나님의 단순함을 받아서 주변 세계에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 되어간다. 이를 위해 성도는 하나님의 단순함과 자신의 복잡하고 활동적인 마음을 통합시켜서 마리아와 마르다의 결합을 지향(志向)한다.
결론적으로 성도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활동적인 삶속에서도 의미 있는 단순함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단순함과 활동의 결합을 우선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다른 활동을 걱정하면서 나 자신을 산만하게 하는 대신 하나님 안에 있는 평범한 순간을 음미하는 것을 좋아하면, 이때 내가 해야 할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함과 활동의 결합은 더욱 깊은 경청의 태도를 갖고 다른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때 나는 나의 말과 통찰들로 무슨 일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예수님의 마음이 그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시기를 바란다.
단순함과 활동의 결합은 지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을 때도 좀 더 직관적인 마음으로 활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잘못을 저지르거나 혹여 말씀과 기도의 열매가 자신의 삶 속에 나타나지 않을 때에도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끝으로 삶속에 나타나는 단순함이란 더 큰 자유와 자비를 의미한다. 이러한 자유와 자비는 성도를 통해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단순함의 열매이다. 단순함은 무엇보다 말씀과 기도의 열매이지만 각자의 활동을 통해서도 단순함을 얻을 수 있다. 은총으로 주어지는 내적 단순함을 자각하면 성도는 훨씬 더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단순함이라는 삶의 태도를 실천하면 당신도 다음의 격언을 실천하게 될 것이다. “단순하게 살라.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단순하게 살게 하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어진 하나님의 생명에 단순하게 깨어있는 것이야말로 순리(順理)와 도리(道理)로 살아가며, 섭리(攝理)와 진리(眞理)가 되게 하는 것이고, 이 땅의 성도는 하나님의 생명을 이 세계에 단순함으로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행복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선구 목사(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 세계선교연대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