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스포츠인 탁구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탁구선교회가 오는 4월 공식 출범한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몽골 선교사 출신인 양영자 선교사의 이름을 딴 ‘양영자탁구선교회’는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교회 창립 배경과 취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선교회 대표이사를 맡은 양영자 선교사는 1983년 제37회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탁구 최초로 여자 단식 은메달,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탁구 여자 단체전 금메달, 1987년 제38회 뉴델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 여자 단식 은메달, 여자 단체 은메달, 혼합복식 동메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현정화와 함께 여자 복식에서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882년에는 체육훈장 백마상과 대통령 표창을, 1983년에는 체육훈장 거상장, 1988년에는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1997년 양 선교사는 연합통신 기자 출신인 남편 이영철 선교사와 함께 몽골 선교사로 떠났다. 이영철 선교사는 내몽골에서 성경번역 사역을 하고, 양 선교사는 탁구 선교를 하다 2012년 귀국했다. 이후 대한체육회 탁구 국가대표 후보 선수단 감독, 꿈나무 탁구감독으로 활동했으며, 탁구단기선교캠프, 국내외 간증 사역, 신앙간증 도서 보급 등 탁구선교도 꾸준히 해왔다.
양 선교사는 이날 “몽골에서 돌아와 한국에서 지내다 보니, 한국의 탁구 동호인들이 선교 비전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 탁구를 가르쳐주며 선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이 있었다. 취미로 탁구를 하는 분들도 탁구선교를 하는데, 6~7년 전부터 그분들과 함께 탁구선교로 네팔, 캄보디아, 우간다, 몽골 등 해외 순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들마다 탁구를 가르쳐달라는 곳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조직을 만들면 조금 더 지경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탁구용품과 탁구대가 필요한 곳도 많아서 법인을 통해 후원을 받아 더 많은 사역을 하기 위해 비영리법인을 만들게 됐다”고 선교회 창립 배경을 밝혔다.
지도고문으로는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목사),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 담임목사)가 참여하고, 이사장은 황형택 목사(새은혜교회)가 맡는다. 선교회 출범 및 운영과 조직 구성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 장광수 목사(신한대 교수, 유럽위그노연구원 공동대표)는 “김상복 목사님은 ‘양영자 선교사님이 복음이 있는 선교사이니, 탁구를 매개로 선교와 부흥,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은 대단히 훌륭한 일’이라고 칭찬하셨다. 또 정성진 목사님은 ‘탁구는 기독교 복음이 가지 못하는 곳에도 다 갈 수 있고, 탁구라면 북한도 갈 수 있다. 원 없이 전 세계를 다니면서 하나님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며, 죽어가는 영혼들을 살리는 일에 나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힘이 됐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 “양 선교사님은 과거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님께 파송받았고, 현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파송교회이고, 한국WEC국제선교회에 소속돼 있다. 양 선교사님이 대학 시절 대학부를 지도하신 분은 오정호 목사님”이라며 “오정호 목사님도 양영자탁구선교회에 동참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경기도성시화운동본부 탁구선교위원장 장두복 장로(전 패럴림픽 탁구 코치)는 양영자탁구선교회 부회장을 맡게 됐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세계성시화운동본부 홍보대사에 양 선교사가 위촉되기도 했다. 장 장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크리스천 탁구인이라면 양영자 금메달리스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다 내려놓고 몽골 선교사로 가셨다는 것이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존경스럽고, 현재도 하나님 말씀대로 모든 영광을 내려놓고 탁구를 통해 복음 전도사로 사역하시는 것이 너무 감동이 됐다”며 “세계선교의 문을 열어가며 열방을 정복하여 영혼 구원의 열매를 맺는 양 선교사님의 사역에 동참하기 위해 선교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광수 목사는 “코로나로 많은 선교사가 귀국한 후 선교 동력을 다시 일으킬 수 있기 위해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양 선교사님을 붙잡으라는 마음을 주셔서 자발적으로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며 “양 선교사님은 하나님과 죽어가는 영혼만 바라보고 자기 영광을 버리고 사는 이 시대 진짜 선교사다. 물질만능주의의 도전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쓰러져가는 교회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이번에 양영자탁구선교회를 하나님께서 법인으로 세워주시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양영자탁구선교회, 어떤 사역 하나
4월 초 창립예배를 드릴 예정인 양영자탁구선교회는 다양한 사역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대회 등에 출전하는 기독교 탁구 국가대표선수를 육성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간증자를 양성하고, 탁구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탁구선교캠프 운영, 국내 및 해외 기독교 탁구 단체들과 네트워크 및 선교 교류, 탁구선교축제를 통한 복음전도 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몽골, 캄보디아, 네팔, 동유럽, 서유럽, 발칸반도, 케냐 등에서 해외탁구단기선교캠프, 해외 750만 코리안 디아스포라 탁구선교캠프, 기독교 탁구챔피언 선발전, 양영자 탁구 유망주 장학생 선발전, 전국 시도군 양영자탁구아카데미 진행 등을 꿈꾸고 있다. 선교지 탁구대·라켓·탁구공 보내기 운동본부, 신앙간증 도서(한글, 영문) 보내기 운동본부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는 양 선교사가 이미 진행해 온 사역들도 많다. 해외탁구단기선교캠프는 6~7년 전부터 매년 꾸준히 해왔다. 양 선교사는 “탁구를 모르는 나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못 봤다”라며 “케냐, 우간다를 비롯해 아프리카에도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방글라데시, 네팔, 캄보디아도 탁구를 많이 하고 있었다. 이들 국가에서 계속 탁구 코치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데 코치들이 너무나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간증 사역과 문서 사역도 국내외에서 꾸준히 해왔다. 국내외 교회, 학교 등에서 열리는 행사, 예배, 대회 등에서 간증 강사 등으로 활동한 양 선교사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도 한 달에 한 차례 방문해 선수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문서 사역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일본, 중국, 태국, 네팔 등에 갈 때 처음에는 A4 용지에 방문하는 나라마다 전하고 싶은 간증을 적어 전도지와 함께 간증문을 주면서 탁구를 가르쳤다”며 “종이로 나눠주니 버릴 것 같아 만화 소책자로 만들었고, 이를 영어로 번역해 탁구를 가르치며 만화 소책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책자 ‘영자야, 일어나라!(88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선수)’의 영문판은 사마리안퍼스의 요청으로 1,000권을 지원했고, 공동경비구역(JSA)에서도 요청해 와 200권을 보냈다.
기독교 탁구 국가대표 선수 육성 사역도 하고 있다. 중국 내몽골 출신으로 2011년 한국에 귀화하여 국가대표 탁구선수로 발탁된 이은혜 선수는 양 선교사의 제자다. 장광수 목사는 “양영자탁구선교회를 통해 기독교 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제2의 양영자가 되어 헌신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