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는 최근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인 ‘2024 월드와치리스트(World Watch List, WWL)’를 발표하고, 지역별 최신 박해 동향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폭력 증가’, ‘중국·인도, 교회 폐쇄와 공격 증가’, ‘중동·북아프리카 교회의 급속한 감소’, ‘니카라과의 극도로 악화된 상황’ 등을 소개했다. 본지는 지역별 박해 동향을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자연 재해, 전쟁, 폭력, 박해 등으로 본국의 기독교인들이 줄어들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자연 재해, 전쟁, 폭력, 박해 등으로 본국의 기독교인들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오픈도어
◇중동·북아프리카 교회의 급속한 감소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본국의 기독교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10년이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국내 기독교인들이 흩어졌고 감소했다. 게다가 2023년 2월 발생한 치명적인 지진은 불안정한 시리아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기독교인의 삶에 대한 압박이 이처럼 급속히 퍼진 나라는 결코 시리아만이 아니었다. 월드와치리스트에서 알제리의 점수는 급격히 올랐고(2023년 73점→2024년 79점), 튀니지는 독재의 길로 더 돌아갔다. 한편,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7.8 규모의 지진은 세상의 시선을 시리아로 집중시키기도 했다.

2024년 월드와치리스트에서 시리아의 점수는 80점에서 81점으로 1점 상승했다. 오픈도어는 “이는 그다지 크게 증가한 것이 아니지만 ‘극심한 박해’ 단계로 밀어 넣기에는 충분했다”며 “다방면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폭력을 피해, 붕괴된 경제 가운데서 간신히 살아가는 이들은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폭력과 이슬람에 의한 압박의 만만한 표적이 되었다”고 말했다.

레반트 자유인민위원회와 이슬람국가(IS) 단체의 부류들처럼 아사드 정권을 반대하는 이슬람 과격분자들은 공격 또는 납치에 취약한 기독교 지도자들의 역사적 교회들을 허물거나 장악했다.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 중 집에서 내쫓기지 않은 이들은 신앙을 표현할 여지가 거의 없다.

오픈도어는 “정부가 관리하는 지역에서는 교회가 속한 기독교 공동체에 따라 정권의 태도가 결정된다”며 “모든 기독교 교회가 압박을 받지만,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교회와 같은 역사적 교회들은 침례교와 펜테코스트파 같은 복음주의 교회들보다 권리를 옹호할 지위를 더 누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충돌에 걸려들고, 어떤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표적이 되었다. 예를 들어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터키의 지지를 받는 병력이 쿠르드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션포휴머니티(Action for Humanity)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참사로 전쟁의 폭력을 피해 최소 한 번 난민 캠프에서 거주한 10명 중 9명이 또다시 난민이 되었다. 유니세프 책임자는 “지진은 더 많은 집, 학교, 그리고 아이들의 놀 곳을 파괴했을 뿐 아니라, 가장 취약한 아이들과 가정들이 느끼는 안전감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기독교 학교들이 폐쇄되거나 파괴되어, 기독교인 아이들이 국립 학교인 이슬람 학교에 출석해야 했기에 이 같은 충격에 특히 취약한 상태이다.

지진 이후 몇 주 만에 레반트 자유인민위원회가 정부군을 공격하고, 이슬람국가(IS) 단체의 부류들이 공격을 개시해 상황은 더 악화하였다. 기독교인 가정들은 또다시 충돌에 휘말려 이주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슬림 동포들이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과 모국이 더 이상 그들의 것이 아님을 확신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중동 다른 지역에서 기독교인의 삶 역시 견디는 것이 서서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튀르키예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과 싸우기 위해 이라크의 기독교인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에 다년간의 군사 침입을 계속했다. 싸움은 폭력을 피해 도망한 기독교인들이 마을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심지어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이 차지한 빈약한 정치 영역마저 점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슬람국가(IS) 단체들의 이라크 북부 침입에 맞서 싸우기 위해 2014년 구성된 기독교인들의 준군사적인 단체는 바빌론 운동으로 알려진 정치 활동으로 바뀌었다. 이는 이라크 의회 329석 중 기독교인들을 위한 의석 5자리를 전부 차지한다. 오픈도어는 “현지 기독교 세력으로 알려진 바빌론은 주로 시아파 무슬림 공동체에서 모집했고, 이라크 시아파 정당, 준군사적인 바르드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연계한다”고 알렸다. 그 후로 바빌론은 부패와 다른 불미스러운 관행으로 비난을 받았고, 지도자는 미국에 의한 제재를 받는 일이 이어졌다.

갈등의 중심에는 이라크 대통령이 루이스 사코 추기경의 역할과 권한을 인정한 대통령령을 철회해, 주교로 하여금 총대주교좌를 바그다드에서 쿠르드 자치구 아르빌로 옮기도록 한 사건이 있다. 사코는 그를 오래 살던 곳에서 떠나게 만든 것은 바빌론 운동의 지도자 라얀 알-킬다니에 의한 것임을 주장했다. 사코는 그가 교회 건물과 기타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라얀 알-킬다니는 이 주장들을 일축했다.

결론적으로는 궁지에 몰린 기독교 소수집단에 대한 압박이 더 가해졌다. 2023년 이라크 선거법 개정안은 승리한 주요 정당들에 민족 및 종교적 소수집단들을 위한 소수의 의석을 할당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이러한 압박을 증가시켰다. 다양한 교파의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기독교인 대표자와 그들의 권익 수호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2023년 11월 의회 선거를 보이콧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가 전문가에 따르면, 2023년 6월 스웨덴에서 코란이 불태워지고 나서, 지난해 동안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대한 압박이 증가했다. 기독교인 두 명이 소셜미디어에 온라인 메시지를 게시하고 신성모독죄로 고발당한 것과 같이, 쿠르드 자치구에 있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압박이 더 증가한 것이다. 그중 한 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다른 한 명은 심리 중인 사건이 있는 가운데 안전을 위해 나라를 떠나야 했다. 두 사례는 온라인에서 널리 알려졌고, 이는 그 지역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혐오 선동으로 이어졌다.

북부 아프리카에서 알제리 정부는 2023년 복음주의개신교협의회와 관련된 교회들을 폐쇄하기 위해 2006년 법이용 운동을 강화했다. 이미 많은 교회가 폐쇄된 가운데서 알제리 기독교인들의 삶을 위한 공간은 과거에 비해 더 축소되었다.

리비아는 2024년 월드와치리스트에서 3위까지 올라갔다. 2023년 5월에는 몇몇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들이 체포되고 두 명의 외국인 기독교인이 강제로 추방당한 큰 사건이 발생했다. 2024년 월드와치리스트 보고 기간 동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이집트 출신의 기독교인들을 포함해 이주민 수백 명이 리비아 정부 당국에 의해 임의로 체포를 당했다. 그들 중 몇몇은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서 만연한 인신매매, 학대 및 성적 학대, 고문, 그리고 갈취에 대한 보고들이 수년간 나오고 있다. 기독교인 이민자들의 신앙은 이 같은 학대에 더 취약하게 만들고, 대부분이 그들의 신앙을 엄격하게 비밀로 지키도록 했다.

튀니지의 월드와치리스트 점수는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계속 독재로 빠지면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2023년 67점→2024년 69점). 2021년 비상 통치권을 확고히 한 뒤로 사이에드는 총리를 물러나게 하고, 의회를 해산하고, 판사를 해고하고, 그리고 정적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2023년에는 중요한 야당 지도자가 체포되었고, 사이에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람들이 튀니지에 ‘범죄와 폭력’을 가져왔다고 비난하는 인종적 함축이 심한 연설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로 인한 민중의 분노가 튀니지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에게 강하게 돌려졌고,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잃고 다른 이들은 나라를 떠났다.

심지어 다른 어떤 중동 국가보다 기독교인들이 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월드와치리스트 상위 50개국과는 크게 동떨어진 레바논에서도 기독교인들의 특혜가 줄고, 생활에서 영향을 받는 것이 목격됐다. 오픈도어는 “교회와 기독교 소유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며 “악화되어가고 있는 경제와 결합한 상황은 많은 기독교인으로 하여금 나라를 떠나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