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I 항의 성명서 발표 “WEA, 복음주의적 신뢰도 심각하게 상실…
에큐메니컬 의제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우리의 지침이 되게 하라”
이탈리아 복음주의자들이 6억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세계복음연맹(WEA)의 수장이 로마 가톨릭 대회 전에 개최된 바티칸 에큐메니컬 기도에 참여한 데 대해 “혼란스럽고 실망했다”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에반젤리컬 포커스(Evangelical Focus)는 이탈리아복음연맹(AEI, Italian Evangelical Alliance)이 로마 가톨릭 주교회의 첫 회기에 앞서 바티칸에서 열린 대규모 에큐메니컬 기도 집회에 토마스 쉬르마허(Thomas Schirrmacher) WEA 사무총장이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참여한 것에 대한 항의 성명을 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철야 기도회의 목적은 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제1차 회기의 활동을 성령께 맡기는 것으로, 참석자들은 “일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는 우리의 열망과 헌신을 새롭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시 모임은 바티칸 뉴스와 가톨릭 매체들을 통해 생중계됐다.
자코모 치코네(Giacomo Ciccone) 회장과 살보 보나코르시(Salvo Bonaccorsi) 사무총장이 이끄는 AEI는 이에 대해 “투게더 2023 행사가 선을 넘었다”라며 세계복음연맹 지지자들에 대한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또 “복음주의 정체성이 로마 가톨릭 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 에큐메니컬 연합에 흡수됐다”며 비판했다.
AEI 연방 집행위원회는 에반젤리컬 포커스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혼란스럽고 실망했다”며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리아의 초상화 앞에서 교황과 공개적으로 기도하면서 자유주의자들과 정통 지도자들과의 영적 일치의 메시지를 받아들인다면, 당신이 주장하는 구별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AEI는 쉬르마허 사무총장이 로마 카톨릭 대회를 위해 기도하는 대규모 에큐메니컬 행사에 참여한 것에 대해 “WEA가 복음주의적 신뢰도를 심각하게 상실하면서 역사상 가장 낮은 지점을 경험한 것”이라며 과거 AEI가 표현한 우려를 확인시켜 준다고 비판했다. AEI는 “이것은 소수의 사람들과 배후에서 처리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복음에 기초한 복음적 일치의 대의에 헌신한다”며 “에큐메니컬 의제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우리의 지침이 되게 하라”고 요구했다.
AEI 자코모 치코네 회장은 “에큐메니컬 철야 기도는 어떠한 차이도 없는 일치의 영적 표현이었고, 이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교황과 함께 있고 교황의 영적 지도 아래 있는 하나의 큰 기독교 가족의 일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치코네 회장은 “WEA 지도부의 에큐메니즘을 향한 이 같은 길은 구성원의 투표 없이 WEA 지도부의 정책”이라며 “로마와 신학적으로 자유주의적 교회들과 에큐메니즘은 WEA가 창설된 이유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AEI의 신학의장 레오나르도 데 키리코(Leonardo De Chirico)와 같은 신학자들은 바티칸과 에큐메니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해 왔다. AEI는 2017년 스페인복음연맹과 몰타복음연맹과 함께 WEA가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에큐메니컬 의제를 비난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당시 WEA 사무총장이었던 에프라임 텐데로(Efraim Tendero)는 “그들의 편지에서 제기된 우려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확신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복음주의 동맹의 신학적 완전성에 대한 열정에 감사하며 그들이 우리에게 연락해 주기를 희망한다. 우리의 계획과 활동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직접 문의하라”고 말했다.
WEA 지도부의 또 다른 성명에서는 “우리는 WEA의 신학적 원칙을 변경하거나 배신하거나 타협했다고 믿지 않는다”라며 “오늘날 로마 가톨릭 교회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정당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