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지난 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에서 한국 순교자의 소리 CEO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가 북한의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국제종교자유사무국(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Secretariat), 대만 장로교회, 미국 비영리단체 차이나 에이드(China Aid)가 올해로 세 번째 개최한 이 회의에는 라이칭더(Lai Ching-Te) 대만 부통령, 유시쿤(You Si-Kun) 대만 국회의장,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전 미국 상원의원이자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 대사를 비롯해 일본과 유럽, 나이지리아,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의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의 비영리단체 지도자와 정부 당국자가 참석했다.

특히 이 회의에서 ‘북한의 종교 자유’가 의제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에릭 폴리 목사가 연사로 선정됐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 행사와 함께 열린 대만국가조찬기도회(Taiwan’s National Prayer Breakfast)에서도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대표기도 요청을 받아 순서를 맡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종교나 신념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정부가 국경을 넘어 공조하는 경향이 증대하는 추세에서 종교 자유에 대한 국가적 탄압에 대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후 에릭 폴리 목사는 연설을 통해 “북한과 그 주변 국가들이 북한 주민의 종교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추세를 입증하는 첫 번째 증거”라고 밝혔다.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은 2014년 유엔인권위원회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중국 동북부에서 북한 주민들을 섬기는 선교사들이 ‘테러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2년 뒤 북한 공작 요원들이 순교자의 소리 동역자이자 조선족 사역자인 한충렬 목사님을 중국 장백에서 살해했다. 한 목사님이 중국과 북한 국경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인도적 지원 사역을 했다는 것이 살해 이유로, 살해범들은 추적을 당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에는 북한 주민에게 종교적으로 필요한 것이나 인도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채워주려는 중국교회의 가장 작은 노력조차도 중국 정부가 범죄 행위로 간주하여 점점 더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또한 “어떤 형태의 성경이든지 주변 국가에서 북한 내부로 반입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교자의 소리가 북한 지하교인과 계속 협력하여 북한에 성경을 반입하고, 코로나 기간에는 성경을 요청한 북한 주민 숫자가 매년 두 배로 늘어났다”면서 “오늘날 북한에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민이 성경을 읽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인권정보센터(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Information Center)는 오랜 기간 독립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여 연구해 온 비영리 단체로, 2000년 조사 당시 북한 내부 주민 가운데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사람이 사실상 0%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그동안 연구를 계속 업데이트해 왔는데, 2020년 말에는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북한 내부 주민이 약 8%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에 관해 종교 자유를 옹호하는 사역자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에는 1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종교 자유를 옹호하는 사역자들은 북한 기독교인들이 무기력하게 살면서 핍박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그 성도들은 날마다 예수님을 따르며 신실한 증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기독교인들의 가장 공통적인 종교 활동인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언급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 지하 기독교인들은 코로나로 봉쇄되었을 때 주간 라디오 방송을 추가해 달라고 우리에게 요청했다”며 “그 전까지 우리는 매일 밤 세 차례 방송을 송출했는데, 요청에 따라 두 번의 주간 방송을 추가했다”며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막으려는 북한 정부의 전파 방해 시도가 증가된 것은 종교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지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릭 폴리 목사는 대만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핍박받는 성도들이 어떤 기도제목을 갖고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핍박받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처럼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안 된다. 그 성도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기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임의로 단정하고 기도해도 안 된다”라며 “대신 우리가 그 성도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하기를 원하는지 그 성도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며 핍박받는 성도들이 가장 자주 요청하는 10가지 구체적인 기도제목으로 참석자들이 기도하도록 인도했다.

한편, 과거 국제종교자유 대사로 활동한 샘 브라운백은 회의 장소인 타이베이 그랜드 호텔에 모인 참석자들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위해 헌신하는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에릭 폴리 목사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공식적인 환영을 받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브라운백 전 대사는 한국교회가 ‘국제종교자유사무국’과 협력하여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를 개최하도록 권장하기 위해 한국을 다녀왔다고 개인적으로 밝히기도 했다”며 “브라운백 전 대사는 한국에서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과정이 지금까지 더디게 진행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 회의는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한 국가의 시민이 협력하여 종교 자유를 공동으로 증진하게 할 목적으로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국가에서 종파를 초월한 협력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에서는 북한 종교 자유 외에도 중국 공산당(CCP)이 해외 반체제 인사를 검거하나 탄압하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올 초 미국 상원이 도입한 초국가적 억압정책법에 따라 국제사회가 중국의 장기적인 사법 관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