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의 아버지 가우처 선교사,
배재학당·조선기독교대학·이화학당 운영 지원하며 영혼구원 앞장

“한류 비롯 한국의 발전상 인상적,
한국 대학들과 인적 교류 및 장·단기 연수 프로그램 협정 추진”

가우처대학교 애리카 캠프 부총장(왼쪽)과 루첸 리 협력부총장이 창덕궁 옆 보호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우처대학교 애리카 캠프 부총장(왼쪽)과 루첸 리 협력부총장이 창덕궁 옆 보호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지희 기자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있는 미국 4년제 명문 사립대학인 가우처대학교(Goucher College)의 주요 리더십이 한국 대학들과 교환학생 및 장·단기 연수 프로그램 협정 체결 등을 위해 방한했다.

가우처대학교는 1885년 미감리교 목사이자 선교사인 가우처(John. F. Goucher, 1845~1922) 박사 등이 설립했으며, 볼티모어여자대학으로 시작되었다가 1986년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설립자인 가우처 선교사의 정신을 따라 캠퍼스 예배당에서 채플이 드려지며, 인문학과 순수과학 분야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110여 명의 교수가 30여 개의 전공과목을 가르치고, 학부생 1천여 명, 대학원생 1천여 명이 재학 중이다. 남녀학생 비율은 남학생이 30%, 여학생이 70%이다.

존 프랭클린 가우처 목사
▲존 프랭클린 가우처 목사

가우처 선교사는 가우처대학교 외에도 볼티모어 지역에 15개 교회를 설립하고, 대학 부지를 매입해 모르건 주립대학을 세웠다. 또 미국 서부 지역에만 175개의 교회 개척을 지원했다. 해외선교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서 중국 천진의 여성병원, 사천대학, 복주사범대학, 인도 최초의 여자대학인 이사벨라토번여자대학을 설립하는 등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에 100여 개가 넘는 학교와 교회, 병원을 세우고 운영 자금을 지원하며 영혼구원에 앞장섰다.

가우처 선교사가 조선 선교의 비전을 갖게 된 것은 1883년 7월 조선이 최초로 서방에 파견한 민영익, 홍영식 등의 외교사절단을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들과 3일간 동행한 가우처 박사는 1883년 11월 미 감리교 외지선교 본부에 한국 선교를 제안하고 2천 달러를 선교 기금으로 헌금했다. 이후 다시 3천 달러를 헌금하고 당시 일본 선교사인 맥클레이 부부에게 조선 선교의 가능성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하며 일체 경비를 지원했다.

그 자신도 6차례나 한국을 방문하여 배재학당(현 배재대학교), 조선기독교대학(현 연세대학교), 이화학당(현 이화여자대학교) 등을 후원했으며, 배재학당 교사 신축, 조선기독교대학의 연합대학 전환에 힘썼다. 배재학당의 설립자 아펜젤러 선교사의 초기 선교 자금을 지원하고, 이화학당 설립자 메리 스크랜튼, 이화학당 제6대 당장 앨리스 아펜젤러의 선교 활동도 지원했다. 이 때문에 ‘동양선교의 개척자’, ‘보내는 선교사의 아버지’, ‘한국선교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가우처 선교사를 따라다닌다.

배재대학교
▲지난 23일 가우처대학교와 배재대학교가 상호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맨 오른쪽부터 가우처대학교 애리카 캠프 부총장, 루첸 리 협력부총장, 켄트 데베레오 총장, 배재대학교 김선재 총장, 이정임 대외협력처장, 김낙환 이사, 이성덕 교목실장, 김정태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배재대학교

가우처대학교 12대 총장인 켄트 데베레오(Kent Devereaux) 총장은 23일 배재대학교(총장 김선재)와 인적 교류 및 장·단기 프로그램 공동 운영을 위한 교류 협정을 맺고, 24일 출국했다. 이 일정에 동행한 가우처대학교 애리카 캠프(Aarika Camp) 부총장과 루첸 리(Luchen Li) 협력부총장을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앞에서 만나 방한 목적과 소감 등을 물어보았다. 통역은 배재대학교 이사이자 아펜젤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김낙환 박사가 맡았다.

애리카 캠프 부총장은 “가우처 목사가 과거 한국에 왔고, 일본에도 와서 교육을 지원하셨다. 이 때문에 우리가 계속해서 한국, 일본의 학교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 한국의 학교들이 가우처 정신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의 학생들도 가우처대학교에 오기 원하고, 가우처대학교의 학생들도 한국에 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가우처대학교 루첸 리 협력부총장, 애리카 캠프 부총장, 방한 일정을 동행하며 통역 등으로 섬긴 김낙환 박사
▲왼쪽부터 가우처대학교 루첸 리 협력부총장, 애리카 캠프 부총장, 방한 일정을 동행하며 통역 등으로 섬긴 김낙환 박사 ⓒ이지희 기자

이번 방한 일정은 켄트 데베레오 총장과 루첸 리 협력부총장이 앞서 일본을 방문한 뒤 22일 한국에 입국하고, 애리카 캠프 부총장은 미국에서 곧바로 21일 한국에 입국해, 22일 다 함께 이화여대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이화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가우처대학교 여학생을 만나 교제했다.

이어 23일 배재대학교에서 교환학생 및 장·단기 연수 프로그램 협정 체결 이후, 애리카 캠프 부총장과 루첸 리 협력부총장은 한국에 남아 25일 가우처 기념예배당인 중앙감리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날 오후에는 인근 창덕궁 비원을 관광하고, 26일 오후에 출국했다.

가우처대학교 캠퍼스
▲가우처대학교 캠퍼스 전경 모습 ⓒ가우처대학교

리 협력부총장은 이날 방탄소년단(BTS)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을 예를 들며, 한국에서 시작된 문화 콘텐츠가 미국에 많은 영향을 주면서 더 많은 미국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공부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캠프 부총장은 자신이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이자 블랙핑크 공식 팬클럽 ‘블링크’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리 협력부총장은 “100여 년 전 존 프랭클린 가우처가 한국에 와서 대학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가우처가 후원하여 선교사들이 와서 학교도 세우고 서양 문화의 영향도 주었다”며 “그전에는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에 영향을 주었다면, 지금은 한국이 너무 많이 발전해서 양쪽으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 50년 동안 너무 빠르게 과학과 문화 등이 발전했다”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변화됐는지 가우처대학교의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가우처대학교 캠퍼스
▲가우처대학교는 유연한 해외 유학 프로그램과 사회적 이동성에서의 성과, 캠퍼스의 인종적 다양성 등의 부분에서 혁신적 대학으로 인정받았다. ⓒ가우처대학교

가우처대학교는 일찍이 2007년부터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전 재학생의 장·단기 외국 연수나 유학을 의무화했다. 2023 US 뉴스&월드 리포트(2023 US News & World Report)에서는 미국 대학 중 가장 혁신적 대학으로 선정됐는데, 학생들이 추가 비용 없이 국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 세계 60개 이상의 유연한 해외 유학 프로그램을 제공한 점 등이 인정받았다. 데베레오 총장은 “엄격한 교과 과정, 경력 경험, 글로벌 교육에 중점을 둔 것이 학생의 성공을 지원한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우처대학교는 학생들에게 엄청난 가치, 기회, 사회적 이동성을 제공하는 혁신적이고 변혁적 교육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캠프 부총장은 가우처대학의 교육 목표로 “가우처가 세상을 변화시켰던 것처럼, 정신적인 인문사회학 교육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또 변화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너희들도 나가서 세상을 변화시키라’고 계속 격려한다”고 말했다.

가우처대학교 캠퍼스
▲가우처대학교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헤블러 메모리얼 채플 ⓒ가우처대학교

한편, 가우처 선교사는 일본에서도 맥클레이 선교사를 도와 학원과 신학교를 후원하고, 큰돈을 헌금하여 땅을 사서 아오야마 가쿠인(Aoyama Gakuin, 청산학원) 대학교를 설립했다. 이에 데베레오 총장은 지난 18일, 리 협력부총장은 지난 15일 각각 일본에 도착해 도쿄의 가우처대학교 출신 졸업생들의 환영회에 참여하고, 도쿄 중심부에 있는 아오야마 카쿠인을 방문했다. 이후 오사카 고베와 간세이 가쿠인 대학(Kwansei Gakuin University)을 방문해 가우처대학교의 교환학생들을 만났다. 리 협력부총장은 “매일같이 태풍이 왔었는데 굉장히 편안했다. 계획한 대로 계속 바쁘게 지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본교에 돌아가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물어봤다. 애리카 캠프 부총장은 “처음에 한국에 대해 TV나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을 이야기 했었다”며 “한국을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방한하면서 한국을 좀 더 깊게 체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한국에 가더라도 편안하게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또 한국 학생들이 가우처대학교에 온다고 하더라도 쉽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루첸 리 협력부총장, 애리카 캠프 부총장, 김낙환 박사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루첸 리 협력부총장, 애리카 캠프 부총장, 김낙환 박사 ⓒ이지희 기자

리 협력부총장은 “가우처 때문에 학생들에게 좀 더 한국에 가라고 격려할 것 같다”며 “반대로 한국 학생들을 좀 더 많이 초청해서 음악 공연 등도 하고 싶다. 낮에 중앙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학생들이 찬양하는 것이 아주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가우처대학교는 전 세계를 휩쓰는 한류 문화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한국의 여러 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배재대학교와의 협정 체결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아주대학교와도 협정을 체결했거나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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