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수 안에서 우리는 한 가족이다.
예수 믿는 우리는 예수 안에서 한 형제이고 자매이며 한 가족이다. 가족 안에는 차별이 없다. 하나님은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를 선대하라고 하셨다(신 10:18~19). 고향을 떠나온 탈북민들이 사회에서는 차별을 받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 우리가 남한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닌 만큼 탈북민들도 자기가 원해서 북한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우리 교회는 남북한 성도 간에 차별이 없이 똑같이 인격적으로 대우한다. 단지 우리 고향이 부산, 목포, 대구, 서울, 평양, 회령, 청진 등 다를 뿐이다. 다음은 우리 교회 탈북 자매의 간증이다.
탈북 A자매 간증
이렇게 북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은 저의 말문을 막았고 조심스러워졌고 추억까지도 지워버리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물댄동산교회 공동체를 만나고서야 하나님을 알았고, 지금 이모든 역경과 고난이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소중한 축복의 통로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북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살아 갑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이렇게 저는 하나님의 사랑 속에 이제야 꿈이 생겼습니다. 나도 세상에 치어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우선 지금은 우리 가족, 친척, 그리고 그들이 또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3. 탈북 성도뿐 아니라 남한 성도도 바뀌어야 한다.
북한사역을 하는 많은 목회자가 탈북민 사역이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북에서 와서 신학을 하고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도 탈북민 사역이 어렵다고 고백한다. 탈북민 출신 김권능 목사는 가족의 배신,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 생존을 위한 처참한 삶 등으로 ‘언젠가 버림받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있고, 무엇보다 북한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반종교 교육과 사상교육 때문에 탈북민 사역이 어렵다고 한다. 정종기·마요한 목사도 세뇌교육으로 인한 조직 생활의 거부감과 거친 언행, 낮은 신앙 성숙도, 영적 권위의 결여, 목회자와 일반 성도 간의 괴리감 등으로 탈북민 사역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와 전혀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탈북민에게 복음 전도하기 힘들고 양육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고 하셨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마리아와 땅끝과 같은 곳이다. 주님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포기할 수 없다.
탈북민 사역은 북한 복음화와 직결되어 있다. 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은 허락하시지 않기 때문에 힘이 들어도 해야 한다(고전 10:13). 이곳에 와 있는 3만여 명 탈북민이 북한 주민을 대표할 수 없으나, 북한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은 북한 주민들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복음화 과정이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주민의 복음화 과정의 선행(先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탈북민의 복음화가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다.
1995년부터 탈북민 사역을 해왔고 지금도 탈북민들과 함께 통일을 꿈꾸는 통일목회를 하고 있는 필자는 탈북민 사역의 어려움을 많이 경험하였다. 많은 목회자가 탈북민이 잘 변화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목회를 오래 한 목회자들은 남한 성도들도 변화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볼 것이다. 홍정길 목사는 40년 목회를 했으나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패했다고 고백하였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탈북민이 잘 변화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남한 성도나 탈북민 성도나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문제의 초점을 탈북민에게 둘 것이 아니라 남한 성도들의 모습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몇 년 전 기독교통일학회세미나에서 한 탈북 신학생이 “우리 보고 예수 믿으라고 하지 말고 남한 성도의 모습 속에서 예수를 보여주면 예수 믿겠다”고 하였다. 이 탈북 신학생의 말속에 한국교회가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한국교회 성도들이 믿음 따로 삶 따로 살고 있음을 보고 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교인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실제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면서 남한 성도들의 모습 속에서 정말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실망해서 하는 말이다. 우리는 탈북민이 왜 변화되지 않는가에 초점을 두지 말고 내가 정말 예수님의 말씀을 삶으로 담아내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계속>
조요셉 물댄동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