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운동, 중국교회 2만 선교사 파송 ‘선교중국 2030’ 운동에 영향
가정교회 선교운동이 화교교회로도 확산, 인터넷 플랫폼 적극 활용
대만 중화복음신학원 선교학 교수 노성천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중국과 남미, 아프리카 등 새롭게 시작된 21세기 비서구권 선교운동의 맏형이 되기 바란다”며 “특별히 로잔운동을 통해 한국교회 선교운동의 영향력이 세계선교 운동으로 퍼져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성천 선교사는 한국로잔위원회가 최근 온라인 줌(zoom)으로 진행한 ‘2022년 제1차 선교적 대화’의 강사로 초청돼 2010년대 ‘선교중국 2030’ 운동이나 1990년대 중국교회 탑리더들에게 한국교회 선교운동이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고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애즈베리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인 노 선교사는 중국교회에서 선교사 훈련 사역을 하다 2018년 중국 내 한국 선교사들의 대규모 비자발적 철수 당시 함께 중국을 나와 대만에서 사역하게 됐다. 중국과 대만에서 선교 이론과 현장을 통합하는 일에 힘써온 그가 지금 강의하는 중화복음신학원은 그가 졸업한 모교로, 현재 원장은 중국내지선교회(CIM, China Inland Mission, 현 OMF)를 설립한 허드슨 테일러의 4대손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4세가 섬기고 있다.
노성천 선교사는 이날 “선교중국의 실체는 있지만 감춰져 있다. 드러내면 추방당하는 등 안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선교사들은 대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젊으며, 선교 경력은 3~7년 정도로 짧고, 중국 내 소수민족,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남미 등으로 파송되고, 선교지 정착률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춰져 있고 자원 분배가 되지 않는 이러한 선교 자원들을 잘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교회의 선교사 훈련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선교지 정착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중국 운동의 3단계 발전 과정을 소개했다. 제1기는 백투예루살렘(BTJM)으로 비롯된 선교운동이다. 노 선교사는 “1세대인 마크 마가 서쪽에 가서 무슬림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예루살렘으로 가라는 비전을 받고 복음을 증거한다”며 “하지만 1941년 마크 마가 투옥되고 1949년 중국 공산화로 이 운동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1981년 마크 마가 다시 풀려나 허난 지역의 중국 가정교회에 이 비전을 전해 부흥이 일어났고 1980~1990년대 토마스 왕, 윈 형제 등에 의해 백투예루살렘운동이 일어나면서 2세대 중국교회의 토착선교운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노 선교사는 “그러나 신학적 약점과 시온주의 역사, 세대주의, 농촌교회 중심, 타문화 선교훈련 미비, 인해전술 전략, 중국 국내선교의 연장 등의 이유로 이 운동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크 마의 비전을 신학적, 세대적, 역사적 차원으로 올리기보다, 우리나라의 하용조 목사님이 ‘일본인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마음을 받아 러브 소나타를 진행한 것처럼 중국교회도 서쪽에 가서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마음을 받아 10/40윈도우의 전략적 차원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후 진전된 중국교회 선교운동이 제2기 ‘선교중국 2030’(Mission China 2030)이다. 노 선교사는 “이는 로잔운동과 한국교회의 영향으로 일어난 운동”이라며 “201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로잔 3차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종도 다르고 지역 격차도 큰 8천만 중국 가정교회가 처음으로 연합했다. 곧 신흥도시교회와 농촌교회, 전통교회가 2009년 4월 베이징에서 최초로 모였고, 이후 중국교회가 선교로 연합되고 중국 가정교회 원로들도 이들의 연합을 축복했다”고 말했다.
이후 2014년 한국로잔 주최로 서울 장신대에서 중국인 목사 1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서밋 2013’이 열려, 지금까지 중국에 2만여 명의 외국인 선교사가 들어왔으므로, 이제 중국교회가 2030년까지 2만 명의 선교사를 내보내는 비전을 세웠다. 2015년에는 한국로잔 지원으로 홍콩에서 ‘선교중국 2030’이 열리는 등 총 3차에 걸친 ‘선교중국 2030’ 대회를 통해 중국교회는 2만 선교사 파송 비전을 굳혀나갔다. 노 선교사는 “1, 2차 ‘선교중국 2030’ 대회는 조선족이 대회장이었으나 3차 대회는 한족이 대회장이 되면서, 그동안 중국 내에서 조선족의 운동, 도시교회 운동이던 선교중국 2030 운동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7년 5월 파키스탄에서 두 명의 중국인 청년이 순교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에서 사역하던 한국 선교사가 대거 추방됐다. 2018년에는 중국이 신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하여 핍박이 강화됐으며, 이러한 핍박은 중국 가정교회를 다시 연합하도록 만들었다. 노 선교사는 “이와 함께 조선족인 김천명 목사가 9년 반 가택연금이 끝나고, 한족인 왕이 목사가 투옥되면서 중국의 주기철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중국교회 안에 선교중국에 대한 마음이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제3기 선교중국 시대를 불러왔다. 노 선교사는 “이때 중국 가정교회와 선교중국이 연합되어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 시대로 넘어간다”며 중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온라인 기도집회를 소개했다. 노 선교사는 “중국 가정교회 선교운동은 전 세계 화교교회로도 확산되고 있다”며 “세계화복중심(CCCOWE)이라는 전 세계 1만1천여 화교교회 네트워크에 대만 출신으로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한 마흔 살 데이빗 둥 목사가 작년에 대표가 되었는데, ‘글로벌 중국인 네트워킹’이 전통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교중국 2030 운동과 세계 화교 강사들도 연결되면서, 코로나로 미국 유학길이 막힌 중국 유학생들이 이제 유럽으로 매년 30만 명씩 찾아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노 선교사는 OCMS(Oxford Centre for Mission Studies) 박사 과정 중인 데이빗 로 박사의 논문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하며, 세계 선교 흐름을 설명했다. 이 논문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다는 노 선교사는 “서구교회의 선교 동력이 사라지고, 비서구 선교운동이 일어나면서 세계선교의 근본적 변환기에 ‘세계 기독교’(World Christianity)라는 학문적 용어가 생겨났다”며 “이는 지금 세계 기독교 학문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선교사는 “이는 반서구적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반서구적 경향을 갖지 말고 비서구권 선교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이는 엑스트롬(Bertil Ekstrom)의 논문에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앤드류 월스(Andrew Walls)는 ‘아프리카 교회의 발전은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미래 기독교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저는 서구를 존중하지만, 비서구권 선교운동이 주류가 되도록 로잔이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1990년대 중국교회의 탑리더들은 한국 선교사와 본토 한족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그 다음 리더들은 한국 선교사의 영향력이 줄고 미국 선교사의 영향력이 늘어나며, 요즘 젊은 리더들은 한국 선교사가 거의 영향력이 없는데, 이는 선교사들이 추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성천 선교사는 “저는 한국교회가 서구선교로 남지 않고 비서구권 선교운동의 맏형이 되어, 중국 도시교회의 선교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남미와 아프리카 선교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 선교운동이 21세기 비서구권 선교운동에 영향을 미쳐 세계선교 운동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고, 한국 로잔을 통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강의가 마친 후 참석자들은 소그룹 토의와 전체 모임을 가졌다.
한편, 이날 한국로잔위원회 의장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는 환영인사에서 “올해 국제적으로는 로잔 4차 대회를 준비하는 흐름이 본격화되어 5월에는 아시아 로잔 지도자들이 한국에 모여 준비하고, 6월에는 로잔 본부 주최로 뉴욕에 당사자들이 모여 4차 대회 준비를 구체적으로 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한국로잔위원회가 열심히 모이고, 방향을 이끌어가는 것은 중요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무 최형근 교수도 “오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인천 송도에 국제로잔 의장과 스탭들, 아시아 로잔 지도자들, 한국로잔위원회의 준비위원들이 참여해 로잔 4차 대회의 장소와 일정을 정하고 컨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