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 당국은 18년간 마을에 설치됐던 20피트(609cm) 높이의 예수상을 철거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콜라르 지역 행정부는 고쿤테 마을에 소재한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교회 옆에 설치했던 동상을 최근 철거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예수상이 동물 목장으로 지정한 부지에 세워졌다고 주장하며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나타카 고등법원은 파괴를 명령했지만 지역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사건이 아직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벵갈루루 대주교 피터 마차도는 동상이 설치된 부지에 대한 소유권 문서가 교회에 있었다고 말하며 동상 철거를 규탄했다. 마차도 대주교에 따르면, 교회 지도자들은 동상 철거를 막기 위해 당국과 협력하려 했지만 지방 당국은 비협조적이었다.
마차도 대주교는 “20피트 크기의 예수상과 십자가의 길 그림 14개가 포함된 기독교 건축물에 대한 무자비한 철거가 콜라르 지역 고쿤테 기독교 마을에서 탈루카 당국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교회에 이러한 건축물이 설립됐던 2에이커의 땅에 대한 문서가 있지만 지방 당국은 그것이 적절하지 않거나 불완전하다고 간주했다. 이 문제는 여전히 법원에서 심리되고 있다. 사실 1심 법원은 고등법원의 지시가 있기 전, 철거에 대한 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현지 관리는 가톨릭뉴스 매체 ‘크룩스’에 “고등법원이 7~8차례의 심리 끝에 철거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차도 대주교는 “철거를 연기하는 유예 조치가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인 테레즈 바부 신부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정부는 철거 통보가 나왔다고 수차례 밝혔다. 우리는 철거 명령문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 관리는) 우리에게 문서를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대변인이 관리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등법원에서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동상을 철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헸다.
바부 신부는 이 사건에 대한 새로운 심리가 철거 다음 날로 예정되어 있었다고 바티칸 통신사 피데스가 전했다.
마을 주민들은 힌두 민족주의 단체가 이 지역에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고등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믿고 있다.
카르나타카 지역 가톨릭주교협의회 파루스틴 로보는 “철거 영상이 널리 퍼졌고 기독교인들은 친힌두 정부 기구의 반복적인 행동에 정말 놀라고 고통스러워했다”라고 말했다.
마차두 대주교는 2백명이 넘는 경찰이 철거를 위해 왔다고 보고했으며 이 철거 작업은 불도저로 완료됐다.
마차두 대주교는 “수백 명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철거 중단이 완전히 승인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정부 기관은 25년 동안 유지된 이러한 동상을 관대한 마음으로 정규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재산이나 정부 재산에 불법 건축물이 있는 다른 종교 공동체는 없는가? 왜 이런 차별적인 태도가 기독교 공동체에만 국한되는 것인가? 이러한 기독교 건축물을 파괴하려는 근본주의 단체의 압력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마차두 대주교는 지난 2년 동안 적어도 6번의 유사한 철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 전역의 교회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면서 “이 종교적인 장소는 수십 년 동안 방갈로르와 그 주변에서 헌신의 장소로 후원되고 유지되었다”라고 했다.
CP에 따르며 카르나타카 주는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 인민당(Bharatiya Janata Party)이 통치하고 있다.
성탄절 며칠 전, 카르나타카 주는 힌두교인을 기독교로 강제로 개종시키거나 그들에게 재정적 혜택을 베풀지 못하도록 한 ‘개종금지법’을 제정했다. 이러한 법률은 일부 주에서 수십년동안 시행되었지만 기독교인이 누군가를 강제로 개종시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은 없다고 CP는 전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인도 인민당이 집권한 2014년 이후 기독교인과 기타 소수 종교에 대한 박해가 증가했다고 한다.
연합기독교포럼(United Christian Forum)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기독교인들에게 2021년은 인도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해’였다. 그 해, 적어도 486건의 폭력적인 기독교 박해 사건이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