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교회 네 가지 비전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
한국오픈도어 소식지서 북한 특집 다뤄… “코로나 이후 사역 환경 악화”
북한은 2002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연속으로 오픈도어 세계기독교박해순위(World Watch List)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라는 불명예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오픈도어는 최신 소식지(1월호)에서 북한의 기독교 박해 현황과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삶, 북한교회의 비전, 북한 사역 등을 특집으로 소개했다.
특히 30년 넘게 북한 기독교인들과 함께 사역해 온 현장 사역자인 시몬(가명) 형제는 인터뷰를 통해 북한 그리스도인들의 일상과 북한교회의 비전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후 북한 성도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해외에서 안전하게 머물며 성경공부를 할 거처를 마련해 지금까지 계속 사역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성경책과 다른 기독교 서적들도 제공한다. 또 지난 10여 년간 라디오 방송 사역을 강화해, 매일 밤 자정이 지나면 북한으로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시몬 형제는 “장기간 만연한 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고, 현실경제는 사실상 죽었다고 본다”며 “반면, 북한 경제에 생명줄이 되는 지하 경제가 있는데, 북한 지하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 장마당으로 불리는 암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은 이곳에서 중국에서 사거나 밀수한 음식과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물건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 동안에는 음식 가격이 네 배가 올랐고, 쌀 1kg 가격은 평균 월급의 몇 달 치나 된다”고 전했다.
시몬 형제는 기독교인들을 잡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으로 “정보원들은 기독교 활동을 경찰에 제보한 대가로 돈을 받고, 스파이들은 종교 훈련도 받는다”라며 “누가 갑자기 담배를 끊었는지, 누가 식사 전 (기도하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는지, 누가 성경 이야기를 해주거나 기독교 찬양일지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렸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요일마다 만나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사람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모든 기독교인은 미국을 위해 일하는 적대적 배신자들이며, 죄 없는 어린아이들을 죽이기 위해 보내진 자’라는 세뇌 교육을 받는다”라며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부모가 검정책(성경책)을 읽으면 부모를 배신하라고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해와 억압 가운데 기독교인들은 오직 일대일로만 만나며, 모이는 그룹 사람이 모두 가족일 때는 여러 명이 함께 모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시몬 형제는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려면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부에 보고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며 “기독교인들은 찬양하거나 기도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하므로 대체로 마음속으로 찬양하고 기도한다. 안전이 충분히 보장된 상황에서야 겨우 속삭이듯 찬양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넘게 북한 성도들과 함께하면서 본 북한교회의 비전을 네 가지, 곧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로 요약했다. 그는 “대부분 북한 주민처럼 기독교인들도 절망적인 상황으로, 배고프고 아프거나 육체적 활동이 불가능하면 어떤 사역도 할 수 없다”며 “그래서 박해 받는 교회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육체적 생존”이라고 말했다.
시몬 형제는 “다음은 영적 생존으로, 교회는 리더들과 성도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할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 성도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길 원하고, 예수님의 증인이 되길 원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밀 신자들을 제자를 만드는 성도들로 준비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북한 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시몬 형제는 “얼마 전 북한교회 지도자들이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새로운 라디오 프로그램을 요청했다”며 “그들은 이 세상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기 원하고,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 성도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식량으로는 쌀, 옥수수, 국수, 야채, 고기, 빵 등을, 의약품과 영양제로는 아스피린, 종합비타민, 지혈제, 칼륨, 칼슘, 항바이러스제, 감기약, 항생제, 페니실린, 지사제, 비타민C, 기침약, 항균성약품, 항염증제, 단백질 등을 꼽았다.
시몬 형제는 “라디오 방송 사역과 현장 사역을 통해 수만 명의 북한 형제자매에게 도움을 주고, 식량 공급, 의약품 조달, 기독교 서적 전달 등을 하고 있다”면서 “2022년에는 사역을 두 배 늘릴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그는 “그러려면 하나님께서 신실한 새로운 사역자들을 인도해 주셔야 한다. 이것이 가장 긴급한 기도 제목”이라고 말했다. 또 “저희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한다. 저희의 상황이 상당히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사역자인 디모데(가명) 형제는 인터뷰를 통해 “북한 김정은은 최근 ‘2025년 중국과의 국경을 재개방할 때까지는 식량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수많은 북한 주민이 매일 굶주리는 상황에서 나온 매우 충격적인 요구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1천만 명, 혹은 전체 인구의 40%가 긴급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금의 식량 위기는 단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며, 팬데믹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북한 주민은) 굶주리고 있었다”라며 “2017년 유엔 보고서에서 인구의 40%가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디모데 형제는 “북한은 홍수, 폭우, 가뭄, 특히 부족한 농업 장비와 부품들로 인해 농산품 생산이 대체로 열악하다”며 “북한 국영 농장들은 아주 적게나마 식량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생산품의 70%를 바로 군대에 보내고, 수십만의 일반 국민은 남은 30%의 식량으로 생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는 열악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라며 “트랙터, 비료, 살충제 및 다른 재료는 가격 상승으로 더 이상 공급이 어려워졌고, 국경이 폐쇄돼 물가가 급등하고 식량 생산은 평소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합법적으로 수입된 물품이나 암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밀수된 물품 등 북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식량 공급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폐쇄로 대부분 차단됐다”고 상황을 알렸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제 눈앞에서 북한 형제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라며 “개인적으로 제가 겪은 고통과 어두움의 경험들이 저로 하여금 하나님께 희망을 두고 더욱 의지하게 해주었다. 중국에서 가장 어둡고 춥고 무서운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모든 희망이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힘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모데 형제는 마지막으로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각자 자리에서 은혜로 주어진 각자의 은사를 사용하여 열방의 박해받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은 오픈도어가 매년 6만 명의 북한 기독교인에게 비밀 은신처(안전가옥)와 네트워크를 통해 필수적인 식량 지원과 영적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며 “저희는 하나님의 (북한을 향한) 약속을 신뢰하고 소망하며 인내하며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