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내년도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코로나의 파고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거칩니다. 그 파도에 휩쓸리느냐, 아니면 그 파도를 탈 것이냐, 그것이 문제입니다.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파도가 두려움이 아니라 축복이며 기회입니다.”
2년 가까이 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있지만, 돌파 감염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내년에도 언제쯤 일상회복으로 전환될지는 불투명하다. 2022년도 목회 계획과 선교 계획에 혼란을 느낀다면, 홍문수 신반포교회 목사(전 GMP 이사장)는 “새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방향감각을 잃으면 곤란하다”며 “길을 잃으면 얼른 정북향을 찾아야 답이 나오는 것처럼, 본질 즉 기본으로 돌아갈 때 목회와 선교의 새 지평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조언한다.
◇목회의 본질은 ‘성경적 교회’, 성경적 교회는 ‘선교적 교회’
홍문수 목사는 “목회의 본질은 성경적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며 “세상의 사업은 사업주가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따라 경영하지만, 목회는 목회자가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성경적 교회는 무엇일까. 홍 목사는 “교회는 세상에서 부름받아 모인 성도들인 ‘에클레시아’이며, 동시에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아 흩어진 성도들인 ‘디아스포라’다”며 “밴 리이넨(Van Rheenen)이 말한 그대로 하나님의 선교 결과 교회가 탄생했고, 동시에 하나님은 교회에 선교 사명을 위임하셨다. 즉 교회는 선교의 결과이며 또한 선교의 도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 목사는 “지역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인 우주적 교회의 지체로서 완성된 우주적 교회, 궁극적으로는 천상교회를 지향한다”며 “따라서 지역교회는 선교를 통해 우주적 교회의 완성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는 영적 유기체로, 성경적 교회를 이루면 건강한 교회가 되고, 건강한 교회는 성장하기 마련”이라며 “성경적 교회는 당연히 선교적 교회일 수밖에 없고, 교회가 선교에 헌신하는 것은 성장을 위해서가 아닌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교회가 선교 사명에 헌신하면 참 교회로서 성경적 교회→선교적 교회→건강한 교회→성장하는 교회의 선순환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교적 교회의 모델 ‘예루살렘교회를 넘어선 안디옥교회’
홍문수 목사는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지상명령을 받고 처음 세운 모판교회로서 예배, 교육, 전도, 구제, 교제 등 교회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며 “그런데 한 가지 중대한 실책은 이방인 선교를 하지 않은 것이다. 분명히 모든 민족에게 땅끝까지, 세상 끝날까지 복음을 전파하라고 말씀하셨건만 유대주의의 편견에 갇혀 유대인에게만, 예루살렘 안에서만 복음을 전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로버슨 맥퀼킨(Robertson McQuilkin)의 말을 빌리면 ‘엄청난 방기’의 우를 범하고 말았다”며 “결국 스데반 순교 직후 박해를 통해 예루살렘교회는 흩어졌고, 비로소 다른 지역에도 복음을 전파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명의 개척자들을 통해 안디옥의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전파돼 안디옥교회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안디옥교회는 예루살렘의 장점을 벤치마킹할 뿐 아니라, 그것을 넘어 선교적 교회의 모델로 우뚝 세워졌다”며 “바른 목회는 성경적 교회를 이루는 것이고, 선교적 교회를 이루는 것인 점에서 안디옥교회야말로 모든 교회가 따라갈 모델교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홍 목사는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 목회자의 선교 의식화, 목회 구조의 선교적 갱신, 선교적 기도, 선교 자원 동원, 선교위원회의 조직과 운영, 선교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목회자부터 선교적 성경읽기를 실천하고, 선교 서적이나 자료 열람, 선교세미나 참가, 선교지 탐방 혹은 비전트립 참여 등으로 선교에 대한 상당한 식견과 안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본인의 노력은 물론 교회 전체의 격려와 후원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비로소 목회자가 선교를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역교회의 선교 사역을 효과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선교적 리더십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그다음은 목회 구조를 새롭게 정립해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선교가 가능하다. 홍 목사는 “지역교회의 목회 구조 자체가 선교지향적 구조(Mission-Oriented Structure)로 갱신될 때 비로소 선교가 온 교회에 확산되고 명실상부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 굳게 세워질 수 있다”며 “교회가 내향적 구조(In-coming Structure/In-growing Structure)를 가질 경우 개교회주의에 빠져 교회의 건강성을 상실하고 비대한 교회로 전락하거나, 정반대로 교회가 쇠락하고 움츠러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성장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성장(Kingdom Growth)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교회 내부의 역량을 키워가는 동시에 이를 외부의 선교사역으로 분출시키는 이른바 외향적인 구조(Out-going Structure/Out-growing Structure)로 구조 갱신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신반포교회는 예배(Worship), 교육(Edification)의 기초 위에 선교(Mission)를 지향하는 ‘WE MISSION Structure’, ‘트라이앵글 사역’(Triangle Ministry) 구조 속에서 목회를 장기적으로 실행하여, 전 교인에게 선교 DNA가 이식되고 교회의 전 부서 사역과 프로그램, 재정 등이 선교 지향적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했다.
◇선교적 목회 사역의 실제
홍문수 목사는 예배, 교육, 기도 등 모든 사역을 선교 중심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는 신반포교회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①선교적 예배=홍 목사는 “천상교회의 예배는 선교의 완성을 보여주며(계 7:9~12), 지상교회의 예배는 천상교회 예배의 모형이며 그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면서 “모든 예배가 선교 지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설교, 기도, 찬송, 봉헌 등 모든 예배 순서에 선교적 콘텐츠가 배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일학교 예배도 선교적 예배 자세를 고양하기 위한 특별 주일을 선정해 선교주일을 지키며, 이때 예배와 더불어 다양한 선교 행사를 진행하면 효과적이라고 제시했다.
②선교적 교육=홍 목사는 “교회 교육은 성도들이 단순히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으로 끝나게 해서는 안 되며, 영적인 성숙과 더불어 선교적 삶을 살도록 훈련해야 한다”며 선교적 성경공부와 선교적 제자훈련, 선교적 큐티 등을 강조했다.
그는 “성경 내용 자체가 구원과 선교인데, 선교를 빼놓으면 반쪽짜리 교육이 된다. 주일학교 부서부터 장년부, 시니어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과에 선교 콘텐츠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화 과정으로는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 장년부 등 대부분 부서를 대상으로 선교학교를 실시하고, 외부 선교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좋다고 했다. “선교학교와 더불어 선교 여행은 교회 자체로 해도 좋고, 선교단체 도움으로 실시하면 가장 좋다”며 “특히 중직자들의 선교지 여행을 실시하면 교회 전체가 선교 지향적으로 변화되는 데 결정적인 유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는 온라인으로 랜선 선교여행을 실시하여 흥미와 보람을 경험한다고 했다.
또한, 선교대회는 전 교인을 선교적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는 좋은 기회로, 정기 연례행사로 선교부흥회, 선교세미나 등의 선교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제안했다. 신반포교회는 30년째 ‘선교축제’를 실시하여 전 교인의 선교 마인드를 고양하고, 선교단체가 개최하는 선교대회에 참가해 선교적 시야를 넓히고 선교에 헌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③선교적 기도=홍 목사는 “성도의 삶과 교회 사역 가운데 기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선교는 치열한 영적 전쟁이므로 기도는 필수”라며 개인 기도 시간에 선교 기도가 들어가고, 모든 예배 시간 선교를 위한 대표기도, 통성기도를 하도록 하며, 선교사와 선교지 기도제목을 수록한 선교기도 캘린더 제작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신반포교회는 30년째 토요일 저녁 ‘세계를 품은 선교기도회’를 실시해 왔으며, 코로나 상황에서는 온라인 방식으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기도회를 열었다고 했다.
‘인적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선교사 후보를 발굴해 교회 자체적으로, 또는 선교단체에 위탁해 훈련하고 파송하며, 후원관리자, 선교행정 담당자, 선교행사 진행자, 선교훈련 담당자 등 많은 일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적 자원’인 기도 동원을 위해서는 집중적으로 선교 기도에 헌신하는 기도 용사가 필요하며, 기도가 선교 자체임을 계속 강조해 기도 용사들이 헌신하도록 격려한다고 했다. ‘물적 자원’인 재정 동원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선교헌금, 교회 형편에 맞춰 선교바자회 개최, 선교저금통 나누기, 선교헌금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안했다.
⑤선교위원회의 조직과 운영=홍 목사는 “교회가 효과적으로 선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구가 선교위원회”라며 “사역 규모에 맞추어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 회계 등의 임원진과 기획, 재정, 기도, 행사, 동원, 훈련, 파송 등 적절한 분과들을 두고 담당자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선교위원회는 교회 차원의 선교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게 되는데, ‘구체적인 선교 목표’를 설정하거나 ‘선교비전선언문’을 작성하는 것도 좋으며, 선교사 선발, 훈련, 파송, 후원 등 전반적인 선교 사역에 관한 운영 지침이나 규정을 만들어둘 것을 언급했다. 또 선교위원회는 교회 내 각종 선교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 선교사 후원 관리 등을 관장하게 된다.
⑥선교단체와의 협력=홍 목사는 “교회가 선교 사역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반드시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와 협력해야 한다”며 “선교는 개인기가 아니라 팀워크로, 선교 정책이나 선교 전략 수립에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선교 자료, 정보를 제공받아 선교 교육을 심화시키고, 선교 비전을 공유하며, 선교사 훈련, 파송, 후원 관리에서도 선교단체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홍 목사는 “지역교회는 선교단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음으로 자문과 지도를 받고, 선교단체를 재정적으로나 기도로 후원해야 한다”며 “이런 협력 관계의 네트워킹을 통해 세계선교의 과업을 효과적으로 성취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교적 교회의 축복과 영광
홍문수 목사는 이날 “선교하는 교회는 무엇보다 성경적 교회로서 건강해진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회가 크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다. 물론 작다고 무조건 건강한 것도 아니겠지만, 교회가 비대해지는 것은 작은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며 “세속화되기 쉽고, 내부적 소모전이 생기고 심한 경우 갈등과 분열 등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교회는 크든 작든 우선 건강해야 된다. 부흥과 성장은 차후의 문제다”며 “선교에 헌신하는 교회와 성도들은 영적인 다이어트를 함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가정도, 교회도 화평케 되고 저절로 부흥하고 성장한다”고 말했다. “헌신할수록 하나님이 넘치도록 축복하시는 마중물 원리가 작동(마 6:33, 눅 3:38)”되기 때문이다.
또한 홍 목사는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최선을 다하면 천국에서 영원히 빛날 것이며(단 12:3),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면류관을 얻게 될 것(계 3:8, 11)”이라며 “주님 앞에 설 때 오직 우리가 선교를 통해 얻은 영혼들이 우리 자신의 자랑이요 영광(살전 2:19~20)”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그는 “주님이 기대하는 것은 주님의 몸인 우주적 교회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며, 그게 바로 선교”라며 “선교는 주님의 재림 이전에 반드시 성취된다(마24:14). 중요한 것은 누가, 그리고 어느 교회가 선교의 도구로 쓰임 받느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교적 교회, 성경적 교회를 계속 주장하여 모든 교회에 선교적 DNA를 퍼뜨리는 것이 오늘 우리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렇게 목회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가 된다”고 말했다.
함선네 세미나를 준비한 김한성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이날 “교회를 세우는 것은 선교를 세우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미셔널 처치 플랜팅(선교적 교회 개척)을 해나가야 하고, 기존 교회는 선교 마인드로 완전히 혁신 시켜 선교적 교회로 바뀌어야 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