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재훈 목사
▲고 박재훈 목사
한국 교회음악계의 거장 박재훈 목사(토론토 큰빛교회 원로, 99)가 캐나다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별세했다.

큰빛교회는 이날 “(박재훈) 목사님께서 2021년 8월 2일 오전 10시 5분에 향년 99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암투병 중에도 3·1 독립운동사를 오페라로 만들다 병세가 악화해 지난달 29일 입원했으며,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국환송예배는 현지시간으로 7일 오전 11시 큰빛교회 임마누엘 채플에서 드려지며, 유튜브 채널로 생방송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광복 당시 일본군가 외에 부를 노래가 없던 아이들을 위해 ‘펄펄 눈이 옵니다’ ‘시냇물은 졸졸졸’ ‘어머님의 은혜’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세요’ ‘산골짝의 다람쥐’ ‘송이송이 눈꽃송이’ 등 동요 100여 곡을 작곡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 공헌했다.

또 찬송가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어서 돌아오오’ 등 1천여 곡을 만들어 교회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다. 사재를 털어 1947년부터 6차례 발간한 ‘찬미’ 시리즈에는 그의 찬송가, 성가곡이 담겼으며, 한국 교회음악의 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손양원’과 ‘에스더’ ‘유관순’ ‘함성 1919’ 등 다수의 창작 오페라도 작곡했다.

고 박재훈 목사
ⓒ토론토 큰빛교회 홈페이지
박재훈 목사는 1922년 강원도 김화군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 감리교회 선교사 문요한이 세운 평양 요한신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동경 제국 고등음악학교에 입학했으나 학생 시절 일제의 강제 징용을 당해 훈련소에서 도망쳐 귀국했다. 박 목사는 귀국 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평양의 이유선으로부터 작곡법을 배웠고, 이후 수많은 찬송가와 동요를 작곡했다.

이후 서울 중앙신학교 전문학사, 서울 신흥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사,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음악학 석사, 미국 크리스천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미국 퍼시픽 대학교 명예 인문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 영락교회 장로와 한양대학교 음악학과 교수를 지낸 그는 1973년 미국을 거쳐 1977년 캐나다로 건너가 1984년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큰빛교회 제1대 위임목사가 되고 1990년 은퇴했다. 이후 1996년 이 교회 원로로 추대됐으며, 그를 이어 북한에 억류되기도 했던 임현수 목사가 2대 담임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