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사형선고를 받고 7년간 수감 중이던 파키스탄 기독교인 부부가 무죄로 판결을 받고, 이르면 다음 주 석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BBC의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은 전날 샤프카트 에마누엘과 샤구프타 카우사르 부부의 신성모독 혐의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들 부부의 법정 대리인은 “가장 의지할 곳 없었던 이들이 풀려나게 되어 기쁘다”며 법원 명령이 발표되는 다음 주 석방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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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문맹인 어머니에게 딸이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 ⓒ한국오픈도어
샤프카트 에마누엘과 샤구프타 카우사르는 2013년 신성모독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를 이슬람 신자에게 보낸 혐의로 수감됐다. 논란이 된 메시지는 영어로 작성됐으나, 부부는 문맹으로 알파벳을 몰랐다. 이들 부부는 “분실한 신분증을 이용해 누군가 전화를 개통,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해 왔다.

이슬람이 국교인 파키스탄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할 경우 사형까지 선고하는 ‘신성모독법’을 적용한다. 앞서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가 무함마드를 모독한 혐의로 2009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수감됐다가, 2018년 ‘위협하는 군중 앞에서 내놓은 자백’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이 밖에 2014년에는 벽돌 공장에서 착취당하던 한 기독교인 부부가 신성모독을 이유로 벽돌에 맞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는 파키스탄의 신성 모독법이 소수 집단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구 2억 2,000만 명 중 97%가 이슬람을 믿으며, 기독교 신자는 1.6% 정도다.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극심해 2021년 오픈도어 세계기독교박해순위(WWL)에서 5위를 기록했다. 작년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는 파키스탄 정부의 구호지원 대상에서 많은 기독교인 가정이 제외돼 식량 배급을 받지 못했다.

또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1,000명 이상의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이 납치, 강간, 강제 개종, 강제 결혼의 피해를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