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총회장이자 이 교단 목회자를 배출하는 총신대학교의 법인(재단)이사인 소강석 목사가 6일 ‘총신 재단이사 정상화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최근 총신대 법인이사회는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지만, 이사장 선출 문제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소 목사는 이 선언문에서 “총신 재단이사장의 역할도 엄청나게 큰 역할이지만 여러 면에서 힘의 낭비나 이미지 소모를 하고 싶지 않다”며 “총신을 제 자녀처럼 사랑하고 총회에 더 이상 혼란을 막기 위하여 하루라도 일찍 선언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저도 내려놓을 테니 총회 화합과 총신 발전을 위해서 이번에는 특정 단체에서도 이사장 후보를 포기해 주시고, 선후배를 막론하여 제3의 인물이 단독후보로 추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 목사가 말한 ‘특정 단체’는 교단 내에서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교갱협 측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바는 없다.
소 목사는 “그러나 그마저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이 주장마저도 내려놓겠다. 누구든지 제가 제시한 12가지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분이라면 적극 지지하겠다”고 했다.
소 목사는 “잠시나마 구레네 시몬처럼 총신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고 헌신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더 이상 대결구도로 가는 것을 원치 않기에 이 시점에서 이러한 선언을 하고, 저는 총회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사역에 더욱 매진할 것을 선언한다”며 “제가 투표해서 이긴들 대결구도에서는 제가 총신을 이끌어갈 자신도 없고 저의 힘과 에너지를 대결구도로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정이사 체제 전환 후 처음 열린 이사회에서는 강재식 목사(광현교회)와 김기철 목사(정읍성광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이사장 후보로 좁혀진 가운데, 합의추대 문제를 놓고 이사들 간 이견이 생겨 끝내 이사장을 뽑지 못했다.
소 목사는 이 자리에서 법인이사장 후보 포기 의사를 밝혔었다고 한다. 소 목사는 선언문에서 “재단회의가 처음부터 대립구도가 되는 것을 보고 저는 즉석해서 포기 의사를 밝혔고 대결구도를 종식시키기 위해 제3의 인물로 가자는 의견을 내었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저는 밖에 나와서도 모이사와 함께 내려놓고 제3의 인물로 합의추대를 하자는 제안을 한 후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맡긴 채 이석을 하였다”며 “다만 안에 계시는 이사님들에게 이석의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은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아래는 소 목사의 선언문 전문.
총신재단이사 정상화를 위한 선언문
총신은 총회의 신학교입니다. 1901년 평양신학교가 개교된 이후 120년동안 총회의 지도와 감독을 받아온 대학으로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신학대학 및 개혁신학의 요람이 되었습니다. 총회의 목사 후보생을 양성하기 위해 시작된 총신의 터전은 제44회 총회 이후에 눈물겨운 선진들의 헌신으로 세워졌습니다.
당시 WCC문제로 통합이 교단과 총신의 모든 재산을 가져간 상황에서 총회의 지도자들은 총신을 세우기 위해 눈물과 땀의 헌신을 아끼지 않았고, 전국교회가 보내준 정성어린 헌금으로 현 총신대가 세워졌습니다.
제가 부총회장 시절 총회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가슴에 품었던 뜨거운 비전은 우리 총회의 정체성을 재확인하여 역사에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이었습니다. 그런 역사적안 과제를 안고 총회 역사 다큐를 제작했고, 그 후에도 계속하여 총회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총회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또 하나 확인한 것은 총회와 총신의 관계성이었습니다. 그 관계성이란 총회는 총신을 120년 동안 지도 감독해 온 설립 주체였고, 총신은 총회의 신학의 뿌리를 견고해 세워주는 역할을 하는 총회의 신학교라는 관계성을 갖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현 총회장으로서 지금껏 총회가 총신에 대한 지도 감독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로 총신의 경영권을 임시이사들에게 넘겨준 지난날 총회의 실책에 대해 무거운 책임의식을 안게 되었으며, 총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보다 국가 권력을 더 의지한 불신에 대해서 정말 부끄러운 마음을 하나님께 고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임시이사 체제를 종결하고 정이사 체제를 도입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총신 재단이사장에 대해 전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저는 총회와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섬기며 하나되게 하기 위한 사역을 하는데도 시간과 체력적으로 힘이 부칩니다.
그러나 106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와 총신의 소통, 화합, 관계 개선을 위하여 총신 관계자와 총회의 주요 인사들이 저에게 잠시라도 재단이사장을 맡아서 헌신을 하고 십자가를 져 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마음도 없거니와 힘에 부치는 일이라고 거절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부디 안 한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가만히만 있으면 만장일치로 추대를 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겠다고, 그것도 거부하면 총회장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고 총신을 사랑하지 않는 행위라”고 하여 거기에는 암묵적 동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잠시 저는 하나님의 큰 은혜로 새출발하게 된 법인이사회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합의추대를 받는다면 현 총회장으로서 지난 120년 동안 유지해 온 총회와 총신과의 관계를 바로 회복해야겠다는 역사적인 책임 의식을 갖고 다음과 같이 총신대 발전을 위한 청사진과 비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총신이 총회의 신학교로서 위치를 회복하고 그 기능을 다하도록 총회의 지도 및 개혁신학의 테두리 안에서 정관을 개정하려고 했습니다.
둘째, 총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백남조 장로, 명신홍 박사가 총신에 보여주신 헌신와 희생을 따라 총신 재도약을 위해 총회와 전국교회의 후원 체계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셋째, 교육부 평가 때마다 고질적인 난제로 부상해 온 법인 전입금 연 5억 이상의 기준치에 이르도록 하여 평가의 수위를 높이 평가하려고 했습니다.
넷째, 총회가 지원한 인재양성비로 적립된 기금 19억원을 명실상부한 인재 양성비로 즉시 활용하고, 총신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총회, 전국교회, 대학과 신대원 동창회, 300만장학재단, 기업인, 독지가, 총회의 속회 기관 등을 통해 500억 기금 확보로 획기적인 경영을 시도하여 우수대학을 만들어 내려고 하였습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라면 재단이사장부터 솔선수범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섯째, 총신 발전을 위한 500억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회가 파송한 “대외협력부총장” 제도를 신설하여 기금 마련에 총력을 기하려고 했습니다.
여섯째, 총신의 글로벌화를 시도하여 총신이 세계개혁주의 산실이 되도록 세계 각국의 유수한 신학대학과 연대를 구축하고, 해외 대학과 연계하여 누구든지 영어학력인증 과정을 통과한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으로 해외 대학 학점을 인정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인재 양성의 전기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일곱째, 총회의 목사 후보생을 양질로 양성하기 위해서 현행 군목 후보생 제도처럼 총신대 신학과 학생들 전원에게 7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려고 했습니다.
여덟째, 현재 건축 계획이 전면 중단된 행복 기숙사 건립을 위한 기금 400억을 즉시 시행하여 교육 환경을 조성하여, 총회와 총신이 연계하여 전국교회와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혁신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사당동 캠퍼스에 교육비전센터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아홉째, 현재 총신대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을 총회와 연계하여 활성화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총회와 전국교회가 적극 협력하도록 총회적인 대책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열 번째, 총신 경영의 원칙은 사학법을 준중하면서도 총회법을 준수하여 더 이상 사학법과 총회법과의 충돌이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열한 번째, 총신 총장은 경영의 실무에 전력하고, 교수는 연구에 몰두하며,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성실하게 준비하며,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직책을 잘 수행하도록 학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는 대안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열두 번째, 총신 법인이사회는 대결 구도를 벗어나 화합과 일체의 미덕을 발휘하여 더 이상 정치적 갈등을 종식키고 상호 존중하며 하나되는 회의 체제를 구축하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104회 총회 때 결의한 대로 재단이사를 교단 인사들로 더 확대하며 총신발전을 위하여 기여이사제까지 실행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재단이사 중 누구에게도 전화를 하거나 표를 구걸하지 않고 재단이사회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재단회의가 처음부터 대립구도가 되는 것을 보고 저는 즉석해서 포기 의사를 밝혔고 대결구도를 종식시키기 위해 제3의 인물로 가자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밖에 나와서도 모이사와 함께 내려놓고 제3의 인물로 합의추대를 하자는 제안을 한 후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맡긴 채 이석을 하였습니다. 다만 안에 계시는 이사님들에게 이석의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은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립니다.
이러한 입장문을 바로 내려고 하였지만 교단의 주요 인사나 오피니언 리더들 그리고 증경총회장님들까지 저에게 조금만 인내하고 참으며 기다리라고 하여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원래는 내일 발표하려고 했지만 하루가 천년 같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우리 총신 뿐만 아니라 총회와 한국교회를 적어도 10년 이상은 섬겨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총신 재단이사장의 역할도 엄청나게 큰 역할이지만 여러 면에서 힘의 낭비나 이미지 소모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솔로몬이 두 여인의 송사를 재판할 때 정말 아이를 사랑했던 친모는 그 아이를 위하여 포기를 했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총신을 제 자녀처럼 사랑하고 총회에 더 이상 혼란을 막기 위하여 하루라도 일찍 선언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도 내려놓을 테니 총회 화합과 총신 발전을 위해서 이번에는 특정 단체에서도 이사장 후보를 포기해 주시고, 선후배를 막론하여 제3의 인물이 단독후보로 추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이 주장마저도 내려놓겠습니다. 누구든지 제가 제시한 12가지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분이라면 적극 지지하겠습니다.
잠시나마 구레네 시몬처럼 총신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고 헌신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더 이상 대결구도로 가는 것을 원치 않기에 이 시점에서 이러한 선언을 하고, 저는 총회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사역에 더욱 매진할 것을 선언합니다. 제가 투표해서 이긴들 대결구도에서는 제가 총신을 이끌어갈 자신도 없고 저의 힘과 에너지를 대결구도로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저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가져 주셨던 증경총회장님을 비롯하여 총회 지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언론들도 앞으로는 총신 재단이사에 대한 기사를 긍정적으로 보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총회와 총신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헌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