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웅 선교사
▲이용웅 선교사
3. 외국인 노동자 사역의 문제점

1) 지속적인 양육이 어렵다. 국내 체류 외국인들 가운데 태국인들의 경우 불법체류 비율이 높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태국과 한국이 무비자협정을 맺어 다른 동남아인에 비해 관광비자로 쉽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공휴일에 마음대로 백화점, 시장 등을 다니고 병원에서 치료 등을 받을 수 있으나, 비자가 없으면 단속이 두려워 자유롭게 다니기도 어렵기도 하여 교회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피난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단속에 걸리면 본국으로 추방되기에 미등록 외국인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양육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사역자들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내일 추방이 되어도 자생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대게 주일 하루이기에 양육에 애로가 있다.

2) 동질 집단의 교회 구조를 맛보았기에 본국에 돌아가서 교회 적응이 어렵다. 지역교회는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내 노동자 중심의 이주민 교회는 20~30대의 같은 고향 출신이고 공장에서 일한다는 동질감이 있다. 그리고 선교사와 한국교회가 애정을 가지고 이들을 돌본다. 그러나 본국 교회 사정은 그렇지 않다. 현지 교회는 한국교회와 같은 역동감이 떨어지고 지도자의 열심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자기들의 고국 교회에서는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교인들과 만나게 되기에 동질감을 갖기가 쉽지 않다.

신앙이 약한 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쉽게 멀리하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시골 출신이어서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 내 중국, 베트남, 몽골 교회는 결혼 이주자들이 많기에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목회 사역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교회가 없는 고향에 갈 경우 자생적인 신앙공동체를 형성할 능력이 약하다. 한국에 와서 복음을 접하고 예수를 영접하였다고 해서 믿음이 금방 자라지 않는다. 설령 훈련을 받고 돌아간다고 해도 자기들의 종교와 정령 신앙이 지배하고 있는 본국 사회와 공동체에서 기독교 신앙을 홀로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신앙도 추스르기가 쉽지 않기에 좋은 교회를 만나지 못하면 그나마 있던 신앙마저도 까먹을 수 있다.

4) 교회에 나올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주일 외에는 시간이 없기에 주중 프로그램이 어렵고 제자훈련이 쉽지 않다. 노동자들의 경우 농촌 출신이 주류이고 한국에서 처음 신앙을 접한 이들이 많아 자립, 자치, 자전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국 정부의 외국인에 대한 영주권 제도가 활성화되고 안정적으로 장기 체류 가능한 교인들이 많을 때 비로소 자립 구조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대학생 중심의 교회는 주중 활동이 가능하나 방학 때 고국 방문 등으로 사역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4. 외국인·이주민 사역의 미래

1) 지속적인 외국인·이주민의 증가 추세

한국 내 외국인은 2007년에 이미 100만 명을 돌파하였고 2030년에는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35만 명 정도 줄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증가할 것이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4%에서 조만간 10% 전후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이들을 위한 사역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무슬림들이 비즈니스, 학생 등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포교하는 ‘다와 정책’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이단들도 공장을 찾아다니며 포교에 열심을 내고 있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 27,000여 명의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한 사람당 월 1,000불로 계산하면 연간 3억2천 달러가 소요된다. 이런 점에서도 자기 발로 걸어 들어온 외국인들을 향한 국내 선교는 비용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국내 이주민 선교, 특히 노동자 선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 국내외 외국인 사역 네트워크의 중요성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임금과 부적응 등의 이유로 수시로 직장을 바꾸기도 한다. 이 경우 국내 외국인 교회와 사역자들끼리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다면 효과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종족별 연합집회는 큰 효과가 있다. 연합집회를 통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자국인들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사역자를 알게 되고, 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일터를 옮길 경우 별 어려움 없이 교회를 찾을 수 있고 사역자들도 서로 신뢰가 있기에 적합한 교회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주로 설과 추석 기간에 이루어지는 연합집회에는 현지에서 설교자를 모셔서 집회와 상담을 하기도 하는데, 친구 따라 수련회에 나온 많은 이가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고 있다.

3) 본국 귀환 후 후속 관리-심방과 가족 초청 집회

국내 외국인 노동자 사역은 군대의 훈련소와 같다. 언젠가는 그들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상정하면서 양육을 시켜야 한다. 현지의 좋은 교회와 연결을 시키는 일도 중요하고 기회가 되면 현지를 방문하여 격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많은 이주민 교회 사역자는 현지 심방을 하면서 신앙생활 지속 유무를 살피고 가족도 전도하는 기회를 삼고 있다. 지금은 SNS가 발달하여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기에 페이스북과 라인 등으로 쉽게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4) 연장 신학교육 과정-BBS KOREA

국내 태국인 교회의 경우 전술한 바와 같이 태국인 교회 연합으로 태국의 BBS 신학교의 연장 과정인 BBS KOREA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정식 대학을 나온 이들은 드물고 중고교 출신이 많기에 8학기를 이수하면 디플로마(Diploma, 준학사) 학위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 총 36명이 졸업하여 각 교회에서 사역자, 리더로 섬기고 있다. 현재는 11명이 재학 중이다. 교재와 교육 자료는 태국의 BBS신학교에서 공급받고, 평가도 그 학교 시험문제를 받아 사용하고 다시 그곳에 보내서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매일 평균 10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중도 탈락자 몇 명을 제외하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미래의 태국 교회 지도자로 자라가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 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BBS KOREA 과정에서 신학을 공부한 싼타나 전도사는 교회가 없는 고향에 돌아가 자기 집을 개방하여 주일학교를 운영하였고, 지금은 ‘우돈타니’에서 교회의 전임사역자로 사역하고 있다. <계속>

※이 글은 2020 제6회 열방선교네트워크 이주민선교포럼 발표 내용으로, 주최 측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편집자 주).

이용웅 선교사(의정부 태국인 펠로우십교회, GP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