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8월 16일 파라과이 어린이날을 맞아 한인교회 성도가 인디언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김진건 선교사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요 4:11)

진퇴양난의 늪

파라과이는 최근 하루 평균 836명이 확진되며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인구수 대비로 환산했을 때 인구 269명당 한 명꼴로 확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모든 국경은 계속해서 폐쇄 중입니다. 국경이 폐쇄됨에 따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에서 오던 상인들의 발길이 끊겨 경제가 마비된 상태입니다.

특히, 저희가 지내는 시우닷델에스떼는 상업도시라 강 건너 브라질 상인들이 주된 고객층이었기에 현재는 대부분의 상점이 제대로 된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상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국경 개방을 요구하고 대규모 시위와 폭동까지 벌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부터의 안전과 경제적 문제 사이에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늪에 빠져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감염자 발생 없이 조용했던 한인 사이에서 확진자 및 사망자가 늘고 있어 한인사회 내부에서도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히 질병의 공포나 눈에 보이는 경제적 문제만이 아니라 이웃 간 불신과 증오, 비방과 속임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깊숙이 자리 잡은 내면의 문제가 큽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 2:16~17)

인디언 마을은 지금

인디언 마을은 감사하게도 코로나 확진자 발생 없이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2~3주에 한 번씩 인디언 마을에 식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 8월 16일에는 이곳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한인교회 성도님 한 분이 인디언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생각지 못한 선물에 기쁨이 넘치는 아이들의 얼굴로 인해 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7월 초에는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인해 인디언들의 집이 무너지고, 교회 지붕이 뜯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불과 2~3분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감사하게도 다친 사람은 없었고, 인디언들의 집은 단기간에 모두 복구되었습니다. 날아간 교회의 지붕 또한 은혜 가운데 잘 수리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어려움 중에 또 다른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사, 또 살면서 터득해온 지혜로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인디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사가 넘칩니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여자

모처럼 슈퍼에 식료품을 사러 나간 어느 오후,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거리에 쓰레기봉투를 뒤져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한 아주머니를 보게 되었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이 참담한 모습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다 사람이 쓰레기통을 뒤질 정도로 굶주리는 사회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잠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역대상 22장 6~16절의 말씀을 통해 ‘우리를 향한 창조의 목적’에 대해 고민하게 하셨고 팬데믹 상황에서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에서의 자리를 지키게 하신 이유에 대해 묵상하던 때에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던 아주머니를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 또 다른 사람들에 대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다음 날,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지역을 돌며 굶주린 사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마약으로 인해 얼룩져진 인생들이었습니다. 약 다섯 명의 사람에게 샌드위치와 주스를 나누며 짧은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상황이 허락된다면 앞으로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보려고 합니다. 그 인생들을 향한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아갑니다. 이 걸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위로하시는 은혜가 한 영혼 한 영혼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해주세요

-코로나로 인해 상처받고 무너진 파라과이를 주님께서 위로해주시도록
-선교사 가족 모두 바이러스와 강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시도록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 속에도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길에서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코로나의 종식으로 온 세상이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알게 되도록
-딸 하리가 팬데믹 상황에도 긍정적이고 밝은 날들을 보낼 수 있도록

파라과이 김진건, 여지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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