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flickr
북한 당국의 직접적인 승인 아래 북한 수용소에서 여성과 소녀들 대한 성폭력 등 조직적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밝혔다.

11일 미국의소리(VOA)는 바첼레트 대표가 보고한 북한 수용소 내 인권 침해 실태 중에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성폭력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수용소 내 여성 성폭력은 북한의 2개 정부 부처의 직접적인 승인 아래 벌어지고 있으며, 더 높은 고위 당국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이러한 인권 침해는 반인도 범죄에 해당될 수 있으며, 북한 정부 관리들에게 개인적인 범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러한 범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들을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의 한국인, 일본인 납치 사건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 작업은 역사적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 정보를 얻기 어렵고 국제적 규모로 범죄가 일어난 의혹, 범죄 행위 기간 등이 작업의 복잡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첼레트 대표는 또 북한과 다른 관련 국가들에게 "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라"고 촉구하고 "인권 침해를 멈추고 희생자들을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바첼레트 대표의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대표단은 자리를 떠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북한은 자국의 인권 실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문제 지적을 '반공화국 인권 광란극' '공화국의 존엄과 위상에 먹칠을 하고 대조선 제재압박 기운을 고취하기 위한 책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작년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 "세계적으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녀성(여성)들과 어린이들, 장애자들에 대한 인권보장과 보호는 우리나라(북한)에서 가장 훌륭하게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와 지위가 높다"고 자화자찬하며 체제 우월성을 주장해 왔다.

한편, 작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북한에 8~12만 명의 정치범이 최소 4개의 수용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