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난민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아쌈 지역에서는 모든 사람이 개정시민권법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지난 21일 시위대를 지나 집으로 가던 17살 학생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자 시위는 더욱 폭력적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인도중앙정부는 군대를 파견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쌈 지역에 이어서 델리에 있는 자미야 밀리야 이슬람 대학과 UP 북부지역의 알리가르 무슬림 대학을 중심으로 개정시민권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더욱 격화되었습니다. 경찰은 자미야 밀리야 이슬람 대학으로 들어와 수백 명을 폭행하였고, 시위대가 숨어있는 병원으로 들어가 최루탄을 터뜨리기도 하였는데요.
이러한 가운데 반개정시민권법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12월 20일 금요일 오후 무슬림들의 기도회가 끝나자 델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자마 마스지드에서부터 "리무브 모디(Remove Modi)"를 외치며 시위가 시작되어 수천 명이 행진을 하였고, 23개의 매트로역이 폐쇄되고 경찰의 진압도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수만 명이 모여서 시위를 하면서 무슬림 지도자들이 대거 델리로 모여들고 있어 더욱 강경한 무슬림들의 시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UP 주의 시위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있었는데요. 시위대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8살짜리 아이가 압사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UP주는 2억 인구의 20%가 무슬림들이 더욱 극렬한 반대가 이뤄지고 있어서, UP주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들이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하고, 휴교령도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유혈 충돌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지는 사람들이 속출하는데도 경찰의 무력진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2월 22일까지 반대 시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전부 23명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경찰은 총을 단 한 발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12월 17일부터는 개정시민권법과 관련된 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여러 지역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했는데요. 인도는 2018년에 134번에 걸쳐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지구상에서 있었던 인터넷 차단의 6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쉬미르에서는 8월 이후 6천 만 명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137일간 지속해서 인터넷을 차단하여 역사적으로 가장 긴 기단 동안 인터넷을 차단한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모디 정부는 국민회의를 위시한 야당에 대하여 "뉴델리뿐만 아니라 인도의 다른 지역까지도 공포병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디 정부가 헌법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힌두국가 건설을 위한 일련의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모디 정부가 제2기 정부구성을 성공한 이후 지난 8월에 시작이 되었다고 주장하는데요.
카쉬미르 반자치구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연방직할로 바꾸는 것이 그 시초였습니다. 같은 달, 아쌈 지역에서는 불법이민자들을 색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도 시민 국가 등록(NRC, National Register of Citizens)'이라는 조치를 통해서 주민들이 조상들이 1971년부터 인도 땅에서 살고 있다는 일련의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국가에 등록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등록 과정과 오래된 자료의 수집이 쉽지 않아 결국 주민 3,300만 명 중에서 거의 2백만 명이 등록 못 하였는데, 그들 대부분이 무슬림들이라 나라 잃은 백성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한 대규모 보호시설이 건축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부 장관은 인도 전체적으로 이러한 시설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십수 년을 끌어온 아요다 사건의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왔는데, 파괴된 무슬림 사원 위에 라마의 신전을 건축할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무슬림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무슬림들이 이번 개정시민권법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봉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도에서의 평화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은총이 이 땅에 임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