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점점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감사와 기적의 해였습니다. 우리 가정과 선교 사역 위에도 은혜의 한 해였습니다. 20년 전 우리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가끔 보곤 합니다. 40대의 젊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젊음 자체가 빛나고 아름답고 멋져 보였습니다. 젊음이 빛나던 시절, 선물로 주신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1학년의 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과 돌봄이 많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땅끝 아프리카에서 자녀들을 양육하며 사역하기를 원했지만 선교지의 환경이 극한 전쟁의 시기이었으므로 같이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촉즉발의 험난했던 그 당시 가족이 제각기 세 나라로 흩어져 살아야 했고, 자라나는 자녀들의 변화무쌍하던 순간순간들을 볼 수도 없었고 알 수도 없었고 도와줄 수도 없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자녀들을 그리워하며 1년에 한 번, 아니면 1년 반만에 한 번 어색한 표정으로 보고 만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었고, 기도로 하나님께 자녀들을 맡기는 것이 선교 현장의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돌봄이었습니다.
선교 사역 10년쯤 되었을 때 자녀들과 너무 같이 살고 싶어 1년만 가족이 함께 식구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기도로 호소를 하였지만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성령께서 알려주신 이후로는 다시는 같이 살고 싶다는 기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선교 현장은 축복의 열매들로 맺혀져 가기 시작했고, 자녀들로 인해 시렸던 마음 한켠도 서서히 적응되어 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성년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 있는 자녀들이지만 보고 싶고 그리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아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애틋한 증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삶을 살았던 우리 가족 안으로 2015년 예쁘고 지혜롭고 생활력 강한 며느리 룻(Ruth)이 들어와 두 돌 지난 큰 손녀딸, 6개월 지난 둘째 손녀딸을 얻게 하셨습니다.
2018년 8월에는 딸의 결혼을 보는 행복과 감동도 주셨습니다. 나보다 더 자녀들을 잘 키워주신 하나님, 선교사 자녀들이 갖고 있는 마음속의 아픔들을 잘 감싸주고 위로해주고 보듬어 주는 멋진 배우자들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 아울러 우리에게도 큰 위로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시니어 선교사로 바람이 있다면 더 신실한 하나님의 종으로, 후배들에게는 귀감이 가는 선교사로 한 해 한 해를 아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2018년도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로 신학교 사역은 은혜롭게 운영되고 있고 3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신학교 운영은 선교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각 방면에 재능을 가진 주의 일꾼들이 힘을 모아 하나님의 지상 명령을 완수해야 하는 막중한 일이기에 항상 두렵고 떨림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종교 분포는 이슬람 40%, 천주교 20%, 정령숭배 30%, 기독교 6%입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기를 소망하는 선지생도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고, 말씀에 순종하기를 원하는 예비 선지생도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기에 소망이 있습니다. 소명을 가진 이들을 발굴하여 말씀으로 훈련시키고 복음으로 전신 갑주를 입혀 영적으로 혼탁한 코트디부아르 전역에 파송하는 일은 매우 값지고 귀한 일입니다. 이 나라 전역에 파송된 주의 사자들이 교회를 세워 말씀을 가르치고 전도하며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을 예수의 제자로 만들어 가는 일은 생각만 해도 힘이 솟습니다. 이 사역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교회 개척 사역
목사 선교사이기에 현장 선교를 배우면서 제일 먼저 하게 되었던 사역이 교회 개척 사역이었으며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나갈 수 있도록 영적으로 협력하는 일이 현장 선교사의 책임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는 현재 10개의 교회가 개척 되어지고 작은 셀 모임으로 여러 지방에 교회 개척 준비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교회가 개척되어 스스로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꼭 어린아이가 자라나는 것과 같은 진행의 속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교회가 세워져 나가는 동안 교회마다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되는데 좋은 경험들도 많이 하지만 어려운 경험들을 더 많이 하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하여 성장하고 발전되어 나가기도 합니다. 교회 개척 사역은 눈물과 기도와 사랑의 노고가 필요한 사역이고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떼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개척되고, 영적으로 걷고, 뛰고, 현실적으로 받기만 하던 교회가 이웃에게 베푸는 모습을 볼 때 선교사는 긴 시간 속에 어려웠던 모든 것은 다 잊고 보람이란 선물을 받게 됩니다.
우리 선교부의 비전은 점점 강하게 남하하는 이슬람 세력과 정령 숭배가 강한 진을 치고 있는 북쪽 지방으로 올라가며 교회를 개척하여 세워나가는 일이고 이곳에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선지생도들을 발굴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정하고 있습니다.
희망 중학교는 개교 2년이 되었습니다. 84명의 학생들과 23명의 교직원으로 시작하며 여러 번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희망 학교를 후원하는 M재단의 도움으로 조금씩 걸음을 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해에는 조금 더 많은 119명의 학생들을 배정받아 전교생 223명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 식수가 없어 고생하였는데 하나님의 사람들의 기도와 사랑과 물질의 후원으로 지하 70m 깊은 곳에는 솟아나는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만나식수와 물의 관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였습니다. 교사들도 열의를 다해서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선교사 부부의 입가에는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아직도 머나먼 학교 운영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벨-빌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아주 안정적으로 수업을 하며 어린이답게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배우고 매일 아침 성경 암송과 일주일에 한 번 채플을 통하여 예수님을 배우고 알아가고 있습니다. 점심 급식으로 모자라는 영양을 보충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린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특별활동을 하며 호연지기를 연마하기 위해 태권도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전인 교육을 시키고자 힘쓰고 애쓰고 있습니다.
순회 의료 선교 사역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작은 클리닉을 개원하여 일반 진료와 당뇨 환자들을 치료하며 돌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 의사와 병원이 없는 지역을 선정하여 의료 선교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무의촌 지역을 찾다 보면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지역이 허다하게 많습니다. 흙이 파인 곳도 많고, 비가 조금만 와도 차바퀴가 빠져 빼내야 하는 어려움도 있고, 비포장도로이기에 언제 어느 때 어려운 상황이 부닥칠지 모릅니다.
많은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고 좋은 약을 풍족히 지원받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의사를 만나 육체의 아픔을 고침과 동시에 그들 삶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의료진들을 훈련시켜 치료하며 전도하는 것을 의료 선교 진료의 전략으로 세우고 있습니다. 이슬람도, 정령 숭배자도, 천주교인도 이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기도 제목
-2018년도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로 MIC-CI를 통해 전도의 열매가 주렁주렁 맺혀지고 있습니다.
-북쪽 망(Man) 지역에 교회가 개척 되어져, 현재는 교회 건축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북쪽 지역 망(Man)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보게 됩니다.
-목회자 "베카 나티비테" 전도사를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주세요.
-MIC-CI 산하 여성 모임(Nouvell Alliance)이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 Nouvell Alliance(새로운 언약)
-각 교회 여전도회가 3박4일 기도와 찬양과 간증과 말씀 세미나 집회를 하였습니다.
-이슬람 전도를 위해 힘쓰는 목회자와 교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베드로에게 임했던 성령의 충만함이 이슬람 지역에서 사역하는 주의 사자들에게 임하여 담대하게 말씀을 전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희망 중학교에 물과 식수의 곤란으로 힘들었는데 식수와 물 사용이 가능해졌음을 감사 드립니다.
-다가오는 2019년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더 많은 교회들이 개척 되어지고,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주의 종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선교사 부부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 신실하고 영육이 건강하였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12월 11일
상아의 해안에서 곽기종, 손회실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