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3.jpg한국교회는 선교의 성숙기에 들어왔다. 2만 7,0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교회는 이제 더 많은 선교사를 어떻게 파송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파송된 선교사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역하도록 도와야 할까를 생각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선교사 멤버케어에 대한 논의는 어느 때보다도 뜨겁고 많은 선교단체와 개인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다. 이런 환경에서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확립한다는 것은 시기적절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선교현장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구조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활발한 협력이 이루어지기보다는 불필요한 경쟁구도를 만들고 중복투자를 하며, 단체의 연합보다는 각개전투의 양상을 보인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선교사들이 파송되어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한인선교 사회가 있고 경험이 많은 선교사들이 있지만, 아직도 선교사들끼리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선임선교사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후배들의 길을 막는다는 이야기까지 듣곤 한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는 거의 불가능한 논의일지도 모른다. 한 단체 안에서도 질서가 잡히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고, 원로가 인정받지 못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 비슷한 양상을 선교계에서도 본다.

또한 현지 문화에 거슬리는 행동과 사역을 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거나 몰라서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복음전파에 있어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며 전체 선교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한국선교 전반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게 된다. 한국선교사들은 현지교회와 타 선교단체들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잖이 받아오고 있다. 현지교회가 한국교회와 다르다며 그들을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지도자들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사역을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는 것은 단순한 구조변화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올바른 선교사를 길러내는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이 앞서야 한다. 바른 선교사를 선발하는 구조가 마련되고 선발된 선교사를 잘 훈련할 수 있는 구조가 확립됨과 동시에 이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돌보는 선교단체가 건강해야 한다. 선교단체가 건강하더라도 하나의 단체가 모든 선교를 감당할 수 없기에 협력하는 구조가 필요하며 이런 국내외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지도력과 조직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과 갱신을 위해서는 선교단체들의 책임이 요구된다. 이 부분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문제일 수 있고, 선교사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세속화와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표류하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부흥의 불쏘시개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본국에 들어오는 은퇴선교사들과 안식년을 갖는 선교사들을 동원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은퇴선교사들이 선교지가 아닌 본국에 들어와서 은퇴를 한다면 그 자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선교사의 안식년 개념을 실질적인 본국사역으로 변경하고 본국사역 가운데 있는 선교사들을 동원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각 파송단체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도 있지만 본국선교사들을 디브리핑하고 구체적으로 섬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안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감당할 조직을 만들어 초교파적, 초단체적인 구조를 만들어 선교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세계화의 과정 가운데 있는 한국교회에 다문화 사회, 다문화 국가로 변해가는 길목에서 선교사들과 선교사 자녀들이 가장 귀한 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가능하다. 현지 경험을 가진 선교사들이 활발하게 능동적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일깨우고 개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전국적인 교회연합조직과 교단들을 동원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바른 선교사를 선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각 파송단체가 선교사 선발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나 파송단체들 사이에 더욱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한국교회는 좋은 선교사를 선발하고 파송할 수 있다. 먼저 인정받는 선교단체의 소속선교사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선교사 파송에 있어서 개 교회 파송이나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가 선교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교사 책무제도가 없을 때 무책임하거나 무분별한 선교사들이 선교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 선교단체협의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인정받는 선교단체 파송선교사를 인증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한인선교사들끼리 선교사친교회, 선교사협의회에서 선교단체협의회로 변경했다가 요즈음은 한 나라를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독립적인 선교사회를 만들고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선교사단체보험 같은 것도 하나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바른 선교사들을 발굴하는 데에 선교단체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단체들 서로가 선교후보생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면 분명한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이 선교사후보로 나서는 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선발된 선교사들이 좋은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신입선교사 지원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선교단체들은 선교훈련기관을 독립적으로 세우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원의 중복투자가 아닐 수 없으며, 질적인 훈련을 받기에 어려울 수 있다. 물론 각 단체의 특징적인 훈련은 필요하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타문화 적응과 선교사 기본훈련 등은 연합선교훈련을 모색할 수 있다. 수년 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방안이기는 하지만, 변화하는 위기의 시기에 서로 협력하여 현존하는 좋은 선교훈련 프로그램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 미국에는 기본선교훈련을 위해 MTI(Missionary Training International)라는 단체가 대표적으로 파송 전 훈련(pre-field training)을 제공한다. 한국선교계에서도 공통훈련 부분을 위해서 선교훈련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제공하고 해외훈련 프로그램이 있는 단체들과 협력하여 더 양질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현재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있는 단체들은 타 단체 선교사후보생들을 고려하여 개별단체를 초월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의지가 필요하다.

건강한 선교단체가 되도록 돕는 구조가 필요하다. 선교단체는 특징상 폐쇄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선교에 적합한 단체가 되려면 네트워킹을 잘해야 한다. 또한 좋은 네트워킹은 서로를 알고, 신뢰하고,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한국선교가 더 발전하고 건강하게 되려면 책무구조가 더 발전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교단체의 신용평가 제도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선교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국세계선교단체협의회의 회원단체들은 평가를 받도록 권장하고 외부평가 기관에 의뢰해 평가를 받은 단체들을 긍정적으로 보도하여 격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선교단체들이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실시하고 공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한국선교의 대표주자들이라 할 수 있는 교단 선교단체 대표들과 초교파 선교단체 대표들이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함께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

선교지에서의 효과적인 선교구조 확립을 위해서는 선교단체들이 자신들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유익을 구하는 자세로 임하여야 한다. 선교단체들이 어떤 나라와 어떤 지역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에는 서로 알리고 정보를 알 수 있는 클리어링 하우스(clearing house) 역할의 구조가 있으면 좋다. 현지에서는 선교단체협의회가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연합은 현지교회와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타국 선교단체들과의 연대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펠로우십(fellowship)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거기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데, 만약에 없다면 한국선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네트워킹을 위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이미 활동하고 있는 서구선교단체들과의 연대뿐 아니라 새로 일어나고 있는 비서구권의 선교사 파송을 위해서도 좋은 구조가 되어 국제연대를 이루어 갈 수 있다. 실질적인 국제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회원단체들의 친밀감, 신뢰감, 지속성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세계는 인수나 합병이 이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의 인간관계가 무시되지만 선교단체들의 합병은 대부분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신뢰가 기초가 된다. 이렇게 효과적인 국제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체들의 협의회가 대표를 지속적으로 파견하여 지속성을 유지하거나 그간 지속해오던 개인을 밀어서 대표성을 가진 교류를 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효과적 선교구조 확립을 위한 제안

1. 한국선교단체들의 연대적인 선교책임을 감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한국선교단체들이 국내외에서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확립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3. 선교사의 발굴, 훈련, 파송, 관리, 돌봄의 분야에서 네트워킹을 통하여 효과적인 선교구조를 만들어 가도록 한다.

4. 한국 내에서는 한국세계선교단체협의회가 그 역할을 감당하고 해외에서는 한국이나 해외의 한인 선교단체들의 현지 지부들이 회원이 된다. 개인들은 정회원이 아니다(필리핀에서 한국선교단체협의회를 구성하여 효율적으로 선교사역을 돕고 연합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5. 효과적 선교구조 확립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을 진행한다.
1) 국내에서 선교단체들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1) 국내 체류 선교사들을 동원하여 한국교회 부흥과 갱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도록 한다. 안식년 선교사들과 은퇴선교사들을 동원하는 조직을 만들도록 한다. 선교사 자녀들을 돌보고 개발하는 조직을 만들도록 한다(현존하는 단체들에게 이런 역할을 더 감당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지원하도록 한다).
(2) 바른 선교사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교류하는 조직을 만들도록 한다. 이 조직은 선교지에 대한 정보도 함께 나누어 중복투자 등을 막을 수 있도록 한다(새로운 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3) 연합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훈련원에 국제적 자원을 함께 투입하여 중복투자를 막을 뿐 아니라 훈련의 질을 높이는 연합훈련원을 조직하도록 한다. 현존하는 훈련원이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합의하거나 확장할 필요가 있다(선교훈련원들의 모임을 제안하고 협의하여 연합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한다).
(4) 국내선교단체들의 신용평가기구의 기능이 비판적인 평가라는 것보다는 컨설팅 기능을 활성화하여 선교단체들이 건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더욱 강력하고 실질적인 역량 있는 기구로 발전하도록 한다).
(5) 국내선교단체 대표들의 정기모임을 갖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며 실질적인 연대가 일어나도록 한다.

2) 국외에서 선교단체들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1) 선교단체들의 지부가 함께 모이는 가칭 국가별 선교단체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한다(각 국가별 현존 조직을 개편하거나 보강하도록 한다).
(2) 각국 선교단체협의회는 조직 내의 리서처들을 발굴하고 지역조사 활성화를 통한 전략적이며 효율적 선교방법을 제시하도록 한다(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글로벌조직을 함께 운영하도록 한다).
▷ 1 지역조사 방법론 교육
▷ 2 지역조사 연구발표
▷ 3 현지의 미전도 종족에 대한 조사
▷ 4 디아스포라의 현황 조사
▷ 5 지역조사에 기초한 선교 연합전략 모색
(3) 효율적 연합사역을 발굴한다.
(4) 현지 선교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선교의 경험을 나누고 선교운동을 지원하도록 선교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국제 연대의 초석을 마련한다.
(5) 국제연대의 현황을 파악하고 선교단체협의회는 대표단을 파견하여 정보 교류에 앞장서도록 하며 개인 중심의 네트워크로만 제한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한다.

한국선교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속적인 양적 성장이 잠시 주춤하고 선교사후보생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질적인 성장을 멈춰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한국선교가 성숙의 길을 가기 위해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잠시 달려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더 멀리 가기 위해 함께 힘을 합쳐서 효과적인 선교구조의 확립을 통해 한 걸음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서구 중심의 선교운동이 꺾이면서 비서구권 선교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 시기에 한국교회의 선교는 비서구권 선교운동에 모범적인 향도(向导)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선교사들이 국내외에서 잘 연합하여 질적인 성장을 이루어나간다면 앞으로 글로벌선교운동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합운동은 우리들의 마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변해가며 나와 나의 단체를 위한 선교가 아닌, 하나님 나라 확장과 그의 영광을 위한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할 때에 시작될 수 있다. 다양한 사역의 방향에서 하나의 목표인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함께 일하여야 한다. 굳이 Missio Nexus의 선언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The Great Commission is too big for anyone to accomplish alone and too important not to try to do together.(주님의 지상명령은 아무도 혼자서 이룩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며, 함께 노력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주님만 영광을 받으시도록!(끝)

글로벌호프 조용중 대표
중국어문선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