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난 20년 이상 빈야드 운동을 시작으로 하는 은사 중심의 교회프로그램 운영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공부하고 열심히 가르치는 본연의 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이것이 선교한국 대회와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에게 드리고 싶은 부탁이자 바람입니다.”

차세대 선교 주역인 청년, 대학생에게 세계복음화의 비전을 심어주고, 선교에 동원하기 위한 선교한국 2014 대회가 ‘함께’라는 주제로 오는 28일부터 8월 2일까지 평택대학교에서 열린다.

약 3천5백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 올해 대회는 제자들선교회(DFC) 주관으로 진행된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DFC 대표 김영엽 목사는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교한국 2014 대회는 청년, 대학생들의 감정적인 면에 호소하기 보다, 선교의 당위성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명확히 소개하고, 이전 대회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세계선교에 대한 의지적 결단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날 한국교회와 선교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말씀으로 돌아가서 희생하고 낮아지는 십자가의 능력을 삶 가운데 드러내고,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선교한국 대회에는 카리스토 오데데 케냐 나이로비오순절교회 목사(케냐 COMMISSION 학생선교대회 설립자), 김철수 GMS 선교사가 성경강해를 전하며, 이현모 침례신학대학교 교수, 박성민 한국CCC 대표, 곽야곱 침례교선교회 선교사, 앤드류 김 GMP 선교사, 이경철 낮은울타리교회 목사, 김동춘 SFC선교부 총무 등이 오전집회를 인도한다.

또 참석자들이 현장 선교사들과 소통하며 선교 현장의 실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2010년부터 지속된 멘토 시스템을 지난 대회보다 강화했다. 이를 위해 30대부터 60대까지 선교사 및 선교지 경험이 있는 멘토 240여 명이 참여한다. 선교단체 박람회에는 51개 선교단체 및 신학교, 기관이 참가한다.

7월 30일 오후 ‘선교 한마당’ 프로그램은 올해 처음 시도했다. 선교현지에서 온 선교사와 만나고 다양한 선교지 문화를 체험하며 ‘어떻게 함께하는 선교를 이뤄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1988년부터 2년에 한 번씩 개최된 선교한국 대회는 학생선교단체, 파송선교단체, 지역교회의 협력으로 국내 대표적인 청년, 대학생 선교동원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총 5만 7천여 명이 참석하고 3만 3천여 명이 장단기 선교사, 후원자 등으로 선교에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김영엽 선교사와의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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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엽 목사는 청년, 대학생 선교를 정면 돌파하는 한 방안으로 소그룹을 통하여 성경적 진리를
 더 분명하게 가르치고, 공동체 삶을 더 많이 경험하게 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실제로는 더 통한다. 이것을 어떤 태도로 이루어내느냐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이번 선교한국 2014 대회 주제가 ‘함께’다. ‘함께’가 의미하는 것과, 이 주제를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함께는 ‘하나 됨’이다. 요한복음 17장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에서, 제자들과 교회를 위해 여러 번 반복해서 기도하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 됨’이었다. 총 4번(요17장 11절, 21절, 22절, 23절) 나오는데, 제자들과 교회의 사명인 선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하나 됨인 것을 역설한다. 바울도 그의 서신 중에 가장 보석과 같은 에베소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4:3) 에베소서는 교회론을 잘 가르쳐 준다. 교회론의 이론적 언급(1~3장)을 끝낸 후 바로 실천적인 면을 말하면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회론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은 바로 하나 됨이다.

기독교 역사에서 단기간에 가장 많이 분열된 교회가 한국교회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교회는 이제 다시 돌아보고 돌이킬 때가 되었다. 하나 됨을 더 분명히 확인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것이 없이는 앞으로 선교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교회의 회개운동 중에 가장 먼저 되어야 할 것은 바로 분열된 교회에 대한 책임을 자성하며, 회개하는 일이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의 선교운동을 더 진전시킬 수 있느냐, 아니면 여기서 정체될 것인가가 바로 이 ‘하나 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조직적인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하나,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온전히 복종하는 하나 됨을 말하는 것이다. 에큐메니칼, 곧 조직적인 하나 됨을 위한 개념으로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하나’에 대한 헬라어 ‘헨’이 중성이기 때문이다. 조직적인 의미가 아니라 유기체적이라는 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교회의 개교회주의는 경제성장과 함께 자라왔다. 그러나 이제 개교회주의는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한국교회의 과제다. 옆에 있는 교회가 풍비박산이 나게 되면 ‘우리 교회로 다 오면 된다’고 하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한 교회가 무너지면 교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이것이 한 몸으로 만들어 놓으신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의미다. 교회의 기성세대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청산하거나 새롭게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래의 주인공들인 청년들이 이것을 개혁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한국교회가 제대로 된 선교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점에 ‘함께’라는 주제로 선교한국대회가 열리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교한국 대회 프로그램이 기존 프로그램 틀에 변화를 시도하고, 멘토 시스템을 강화했습니다.

“사실 이 멘토 시스템은 2010년부터 시작된 것이다. 선교에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는 30~60대 사람들이 선교에 관심을 가진 참가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대형집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약점을 잘 보완해 주는 선교한국 대회의 결정적인 시스템이다. 2010년 이전까지는 대형집회를 통해서 의식적인 것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21세기도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더욱 소그룹이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것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 선교 경험을 가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소그룹은 대형집회일수록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이는 참여를 위한 것이다.

이 참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일어나도록 대회 중간 수요일에는 ‘선교 한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시간에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선교현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다각도, 다방면으로 선교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다. 수동적인 수련회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경험하고 배우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제까지의 선교한국 대회가 모임에 참여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대회는 강화된 멘토 시스템과 ‘선교 한마당’을 통해서 선교현장을 경험하는 생생한 모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도록 모든 선교한국 관계자들이 힘을 다해 준비했다.”

-오늘날 교회가 힘을 잃고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교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건강한 교회, 선교적 교회, 총체적 선교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청년, 대학생 선교는 현재 어느 자리에 있고,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청년, 대학생 선교는 커다란 도전 앞에 있다. 어떤 시대건 그 시대의 도전들이 있었다. 현대 청년, 대학생 선교의 도전은 다원화된 문화에 있다. 혼합주의(syncretism)는 현대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임이 분명하다. 국가적인 문화의 벽들은 허물어지고, 모든 기술이 융합되어야 하고, 진리의 근원마저도 다원화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진리와 기준, 절대 선이라는 변함없어야 하는 것들이 다 흔들리고 모호하게 되어버렸다. 이런 환경에서 하나님의 절대 선을 가르치고, 그 기준을 가지고 사람들을 세워가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가졌던 진리를 그것에 근거한 삶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지금의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에는 어떤 사회가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이 안 된다. 어쩌면 모든 질서나 규칙들이 무시되는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도덕과 양심, 권위가 바닥나고, 오직 명시된 법으로만 제제가 가능한 매우 메마르고 무서운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청년, 대학생 선교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다. 그 한 예로 소그룹을 통하여 성경적 진리를 더 분명하게 가르치고, 공동체 삶을 더 많이 경험하게 하는 정면 돌파와 같은 전략이 아니고서는 매우 어렵다고 본다.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더 통하는 것이다. 이것을 어떤 태도로 이루어내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이 방향만이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줄로 믿는다.”(계속)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