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1.jpg의료 및 구호봉사 전문 선교단체인 누가선교회 신임회장 주대준 장로는 “IT·과학기술 분야가 제 전문이지만, 다양한 조직을 관리하고 섬긴 경험을 바탕으로 누가선교회의 외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누가선교회 회원, 임원들이 각자 역할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달란트로 조직을 섬기고, 여러 사람을 잘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주대준 신임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도곡동 카이스트 소프트웨어 대학원에서 진행한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위를 맡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위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다면, 바쁘고 힘들어도 보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신임회장은 1989년부터 청와대 전산실 창설 프로그램 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해 전산실장, 통신처장, 행정본부장 및 경호차장을 역임, 경호실 창설 50년 역사에 최초로 정년(55세)을 채우고 퇴직했다.

이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부임해 7개월 만에 리더십과 위기관리능력을 인정받아 부총장으로 임명되고, 카이스트 개교 40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버보안연구센터와 정보보호대학원을 설립했다. 또 카이스트 S+ 컨버전스 최고경영자과정을 신설, 지난 5년간 5백여 명의 각 산업분야 CEO 및 고위공직자에게 신기술, 트렌드, 위기관리전략, IT, 경영 등을 융합한 창조적 경영 전략을 제시하며 경쟁력 있는 지도자를 양성, 수료시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방송·IT 위원장)로, 청와대 근무 당시 기독신우회를 설립했으며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대표회장 시절 ‘공직자 윤리강령’을 선포해 건전한 공적문화 혁신에 노력했다. 현재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교회연합 공동회장, 한국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 위원, 국민희망실천연대포럼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간증집 ‘바라봄의 법칙’, ‘바라봄의 기적’ 등은 출간되자마자 종교분야 베스트셀러로 호응을 얻었고,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누가선교회 회장으로는 지난 4월 열린 이사회에서 고(故) 이효계 전 회장의 후임으로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누가선교회 회장으로 여러 번 고사했습니다. 여러 직책을 맡아 바쁜 가운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누가선교회 전임 회장 이효계 장로님은 오랜 선배 장로이시고, 저처럼 공직도 계시고 숭실대학교 총장도 하신 분입니다. 이효계 장로님이 누가선교회 회장을 맡고 계실 때인 2011년, 2012년 두 차례 회장직을 제의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카이스트 부총장 등 여러 보직을 맡고 있어, 여유 있을 때 하겠다고 하며 계속 제의를 피했는데, 지난 2월 이효계 장로님이 갑자기 소천하시고 나니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살아생전에 부탁하신 것을 들어주지 못하고, 굉장히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있던 차에 누가선교회 김성만 이사장님과 이사 몇 분이 대표회장을 하라고 하셔서 거부를 못했습니다.

지금도 카이스트 교수 외에 사이버보안연구센터 센터장, 최고경영자과정 책임교수,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등을 맡아 바쁘지만, 이효계 장로님이 살아생전 한 말도 있고, 주변 여건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세상의 직책이 아닌 선교 사업이나 하나님의 사역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능력을 주시고 함께하시기 때문에 역량이 부족해도 할 수 있는 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고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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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경륜의 대한민국 IT·과학기술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삶과 사역 분야와 누가선교회 사역이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제일 걱정한 것이었습니다. 누가선교회는 의술을 통해 지구촌 국내외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는 단체입니다. 현장에서 전문 의술로 선교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가진 달란트로 조직을 관리하고 섬길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일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IT라는 제 전문 분야도 있지만 누가선교회 회원과 임원을 섬기고 잘 아울러서 누가선교회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주대준 장로는 1953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으나 초등학교 시절 부모를 여의고 친척집과 고아원을 전전하다 고학으로 성장, 공직자가 된 후 청와대 근무 20년을 포함해 33년을 공직에서 보냈다. 누구보다 힘든 어린 시절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은혜를 되돌려주기 위해 주 장로는 현재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해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국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NGO 단체인 월드비전 이사, 다문화가정 및 이주민 정착지원을 하는 지구촌사랑나눔 후원회장, 저소득층 자녀 및 탈북자, 중도입국 자녀의 과외 공부 지도를 돕는 티치 포 올 코리아 이사, 노숙자 쉼터인 참 좋은 친구들 이사, 장애인 재활기관 신망애 홍보자문위원, 밥퍼 공동체 다일복지재단 봉사위원, 장애인 의료지원을 위한 푸르메재단 후원위원, 교도소 출소자 및 알코올, 마약 중독자 재활을 돕는 세계 십자가 선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의 소외되고 불우한 청소년, 실직자, 장애우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전도사의 역할을 자처해 왔다.

-누가선교회는 다른 의료 및 구호봉사 단체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습니까.

“NGO단체인 월드비전 이사 등으로도 활동하는데, 지난 8~9년간 누가선교회를 쭉 지켜본 것에 의하면 사도 누가의 뜻을 따라 순수하게 선교를 목적으로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국내외에서 헌신적으로 사역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j2.jpg국내 사각지역과 북한 선교에도 관심 가질 때

-누가선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까.

“비슷한 단체들도 많은데, 누가선교회가 좀 더 외연을 확대해 다양한 이들의 참여의 폭을 넓히면 좋겠습니다. 또 해외 사역을 위해서도 나가지만, 우리나라에도 아직 도서벽지 등 의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여 사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때 어려운 환경에서 사회와 주변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외국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것을 잊으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우리 사회 내부의 노숙자, 실직자,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들도 잊지 않고 도와야 할 것입니다.

또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 현재 활동하는 기관들이 누가선교회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습니다.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는 전국 1천7백만 직장인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선교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직장사역을 할 때 누가선교회 의료진이 함께 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르지만, 북한에서의 의료사역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의료만큼은 이념과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 기술이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북한 사역에도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겠습니다. 제가 섬기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심장병원을 건립 중인데 저도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단둥을 거점으로 20년 넘게 대북 의료지원을 해 온 샘복지재단 사역에도 오랫동안 참여해 왔기에 누가선교회의 사역의 지경을 북한으로까지 넓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술 통한 영혼구원의 본질에 충실할 것

-누가선교회를 어떤 단체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까.

“이사장과 이사들과 뜻을 모아야 하겠지만,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의술을 통해 돕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본질에 충실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구제, 의술이 다 좋지만, 본질은 영혼을 구원하는 선교회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또 어떤 치유보다 영혼 치유가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의술을 통한 육체적 치료보다 영혼을 후원하고 치유하는 단체가 되면 그것이 본질에 충족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청와대에서 공직을 맡을 때,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파송한 목적이 공직활동 외에 선교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독공직자는 어디에서 뭘 하더라도, 자기 직장에 부름 받은 사명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물론 내가 맡은 업무에도 충실했기 때문에 전산팀장에서 경호차장까지 전무후무한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번에 세월호를 통해서도 많이 드러나지만, 공직자의 바른 윤리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대표회장 시절 저는 공직자 윤리강령을 선포해 부조리 철폐, 학맥/지연에 의한 끼리끼리 문화를 탈피하고 공복(公僕)으로서 사명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에서는 직장선교사 행동강령을 선포해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줄곧 회장만 맡아 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직위를 맡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직위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다면 보람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후배들에게 말하지만,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내 능력이 아니듯 하나님께서 하라는 일, 곧 선교나 하나님의 일은 내가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맡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