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는 현재 랭함 파트너쉽(존 스토트 설립)의 국제 사역 대표이며, 이전에 인도와 영국에서 교수 사역을 한 바있다. 원래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구약의 경제 윤리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1970).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는 Inter-Varsity Press에서 2006년에 출판되었으며, 한글판은 정옥배 전도사와 한화룡 교수가 번역을 맡아서 한국 IVP에서 2010년 출판되었다. 

이 책은 ‘성경의 거대 내러티브를 열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책의 구성은 서문적인 성격의 글들 뒤에 총 4부의 내용이 제시되고 있다. 제 1부는 성경과 선교, 제 2부는 선교의 하나님, 제 3부는 선교의 백성, 제 4부는 선교의 무대라는 제목 아래 여러 장들을 엮어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선교에 대한 성경신학이 아니다. 그런 내용도 상당히 포함하고 있지만, 성경 전체를 선교적으로 읽으려는 관점이 오히려 더 강조되고 있다. 저자는 선교가 성경의 전체적인 거대 내러티브를 여는 주된 열쇠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전체 성경을 “선교적 현상”으로 이해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책의 미션은 하나님 자신과의 관련 속에서 신적 선교 및 그 배후 그리고 전제들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예수님은 구약성경의 메시아적 중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교적 요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아니, 성경 전체가 메시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한 성취와 함께 열방에 대한 선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경을 읽는 적합한 방식은 메시아적으로 그리고 선교적으로 읽는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 중에서 후자가 흔히 간과된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의 유일성과 보편성에 대한 확인이 구약성경의 모든 장르를 관통하는 정도 만큼 구약성경의 초기부터 이스라엘의 신앙에 분명하게 유일신론적인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믿을 수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저자는 또한 신약성경의 초점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도 성경적 유일신론에 근거한 그 구속적 의미와 함께 선교적 해석학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은 선교의 성경신학과 성경의 선교적 해석 안에서 가장 중요한 성경 전통이다. 신학적으로, 우리는 선택에서 구속으로 옮겨간다. 선교학적으로는, 우리는 열방을 위한 사람(아브라함)에서 열방 가운데 하나님의 제사장 되도록 구속받은 백성(이스라엘)으로 옮겨간다. 선택되어 구속받고 언약 관계로 부름받은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열방이 보는 가운데서 구별되고, 거룩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선교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우주적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 또 이스라엘을 통해 하신 모든 일들은 궁극적인 목적으로서 인류의 모든 민족들을 복주시는 것과 모든 피조물의 마지막 구속을 바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인간이 시작하고 소명, 은사, 에너지를 투자하는 선교와 선교활동들은 하나님의 선교라는 우선적이고 큰 실재로부터 흘러나온다고 본다.

이 책의 일부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라이트는 하나님의 선교의 개념을 일부에서 왜곡되게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복음주의적인 시각에서 그 개념의 세밀한 부분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이야말로 왜곡되어 사용되어 왔던 하나님의 선교 개념을 성경적으로 순화시키고, 성경적인 세계관 속에서 선교의 본질을 규명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바라기는, 이 책에서 시도된 소위 ‘선교적 해석학’이 보다 구체화되고, 실용적인 모델로 정립되어 많은 성경신학자들에게 신선한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면 한다. 한국 선교의 현실과 현상을 염두에 둘 때, 인위적인 활동과 방법론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에서 보다 순수하게 주권자되신 하나님의 선교에 의존하고 순종하는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합신은 말한다 Vol. 26-4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