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교수 선교연합회(회장 이선희)는 최근 서울산업대학교(총장 노준형)에서 "너는 가서 제자삼으라"는 주제로 '제25회 전국대학교수선교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다음은 해외대학선교 사례를 발표했던 김창환 교수(인하대 의대, 한국누가회 선교부 대표)의 글 "대학기반의 의료선교 - 새로운 패러다임" 입니다.
들어가는 글
선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의료선교는 사도 바울의 동역자인 누가의 사역에서부터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 필요인 건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기독교적 책임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는 예수님께서 여리고로 향해 가던 강도만난 이웃을 치료하기 위해 여관까지 환자를 데리고 가서 돌보아준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예화를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긍휼사역들은 기독교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본 연제는 의료선교의 개략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고, 현재 의료선교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큰 흐름과 향후 과제들을 살펴보고, 대학기반의 의료선교와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명령을 적용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였다.
본론
1. 의료선교의 역사적 흐름
선교에서 의료의 가치는 초기에는 선교사들의 건강을 돕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이는 바울과 누가의 동역이 기록된 것처럼 선교의 동역자인 의사들의 첫 임무는 동료 사역자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
조금 더 세월이 흐르고 유럽의 의료수준이 발전한 이후 선교사를 돕는 의료인들이 선교현장에서 질병퇴치와 함께 적대적인 선교환경을 바꾸는 효과를 보이게 되면서 의료선교는 교두보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으로 바뀌어졌다. 즉 복음 전파와 교회개척을 통한 영혼구원의 도구로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의료를 선교사역의 도구적 성격으로 이해한 것은 2원론 즉 영과 육을 나누어 생각하는 전통적 패러다임과도 관련되어 있다.
의료선교사를 통한 선교의 문을 열어가는 예는 18-19세기 선교에서 전세계의 선교지에 의원-소규모 병원을 세우는 사역을 일으키고, 우리나라에서도 약 1910년대까지 약 20곳 이상의 병원들이 설립되었고 의과대학도 세워졌다.
2. 현대 의료선교 새로운 흐름들
의료선교는 사람을 직접 접촉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환영받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되어 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교회개척에 큰 기여를 하였으나 1,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들의 독립과 기독교적 가치관에 근거한 선교자원의 감소 (유럽과 미국 등 제1세계의 변화)로 인하여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된다. 경제적, 인적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기존의 선교병원의 폐쇄 혹은 통폐합, 현지 정부로 이양 그리고 기존의 선교단체나 선교부의 축소 혹은 해체 등으로 이어졌다. 새로이 발전하는 제1세계의 과학기술은 제3세계로 극히 일부만이 흘러나갔고, 제3세계는 식민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자원의 제공자이며 소비시장으로 전락했고, 식민지배하에서 독립한 국가는 자원과 인력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내전을 겪는 홍역을 치렀다.
기존의 의료선교는 따라서 매우 축소된 단기적인 긍휼선교 (현재 대부분의 교회의 단기의료선교)나 재난구호의 성격 (국제 NGO들의 단기사역)으로 변화되거나 선교지에서 정부에 이양한 혹은 소수의 허가된 병원의 운영을 대신 관리하는 역할 (네팔의 UMN 관련병원) 또는 현지의료진이 지원하지 않는 지역의 1차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형태도 많이 있다. (섬, 벽오지의 의원, 장애인 수용시설, 특수시설 – 나환자, 결핵 요양소 등)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이 의료선교의 길을 열어가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지의 의료체계를 존중하며,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의료사역과 더불어 현지 자원에 기초한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의료사업을 시도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모델들을 갖추려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의료선교활동과 차별화된다. 그 중 한가지 예를 들면 저비용으로 보건의료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예방의학과 조직화된 선교전략을 모은 ‘지역개발 보건선교 전략’이다.
3. 대학기반 의료선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적용
기존의 의료선교의 저효율 고비용선교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는 대학설립과 관련한 교육선교는 선교 사양산업으로 인식되어 왔다. 더욱이 의과대학설립을 포함하는 의료선교는 21세기에 거의 완전히 배제되었다. 그러나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국제적, 국내적으로 지식(산업)의 격차는 곧 가난을 포함한 사회적 병리를 낳는 근원 중 한가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지식산업에 대한 인식변화와 건강과 교육 그리고 직업을 갖추는 것이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낳는 근원적 해결책이라는 복음전파의 전인적 측면에서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 교육을 포함하는 전문가의 양성을 새로운 차원에서 시도하여 각 민족과 국가에서 지역사회의 분야별 지도자를 새로 재생산하는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사례연구 1. 누가회 및 힐피플선교회 팀은 지역교회들(지구촌, 기쁜소식, 산돌교회)과 함께 6차례에 걸쳐 몽골의 지역 병원에서 현지 의료진과 협력진료와 훈련을 중심으로 한 의료교육선교를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의 교회가 지역사회의 리더십을 갖추게 되었으며, 새로이 주변 지역에 교회개척이 확산되는 것을 도울 수 있었다. 또한 의료진의 한국내 단기 연수교육을 한 대학병원에서 매년 2-3명씩을 교회와 대학의 후원으로 진행하여 회심한 의료진들이 생겨나고 기독교 사역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바뀌는 긍정적 효과들을 이뤄내고 있다.
사례연구 2. 복음전파가 금지된 A국에서 새로이 회심한 신실한 K 형제는 현지에서 전문의사로 수련을 받을 수 없는 종교적 금기에 희생양이 되었다. 현지 선교사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내 대학병원 헌신된 의료진들 사이에서 수련과 함께 복음적 양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통해 K형제가 모국의 의료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전문인 영역에서 제자삼는 사역의 진행을 대학의 지식 기반을 이용한 효과적인 선교활동의 배후지원과 함께 대학기반의 의료선교를 감당하고 있다.
사례연구 3. 대학교수인 M형제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선교사역을 위해 사임하고 선교사 훈련을 받고 현재 T국에서 대학병원과 연계된 수련병원에서 전문의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하교회를 개척하며 현지의 가능성 있는 크리스천 리더들을 주변국의 기독교병원에서 수련을 받게 하거나 본인이 직접적으로 훈련을 시키고 있다.
김창환 교수 (인하대 의대, 한국누가회 선교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