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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혁주의연구소가 주최하고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후원한 ‘초기 내한 선교사 탐구 시리즈 9, 존 로스 선교사와 한국 교회’(2026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심포지움)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유나이티드문화재단 B1 더글라스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신학대 교수, 목회자, 선교사, 평신도 지도자 등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 제1부 예배는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소장 오덕교 박사(횃불트리니티 신대원 총장)의 사회로 안명준 교수(평택대 명예교수, 성서대 특임교수)의 기도, 현창학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의 설교,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이사장 정효제 박사(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축도로 드려졌다.
현창학 교수는 시편 1편 1~2절을 본문으로 “선인의 생각, 의인의 길, 겸손한 자리에 앉아 삶을 영위해 나가는 그 삶이 참으로 복 받는 길이며, 그런 사람이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하는 모든 일이 형통하게 된다”며 “채우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우는 일이다. 신앙의 훈련은 우리 안의 교만과 욕심을 비우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훈련을 상수로 생각하면, 마음의 고통을 이길 수 있고 심령이 성장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주님의 십자가에 참여하게 된다”며 “계속해서 끝까지 훈련하여 주님의 성품에 이르고, 하나님이 채우시는 복을 받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제2부 논문발표는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출판위원장 및 연구위원인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남송 석좌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발제에 앞서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 강덕영 장로는 “사실 우리나라는 선교사님들이 기초를 세웠고, 그 위에 길러낸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하여 이렇게 잘살게 되었는데 은혜를 잊어버린 민족이 되었다”며 “(이러한 이야기를) 학교에서도, 어디에서도 안 가르쳐주니 우리가 발굴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우리 모두 공감하는 바다. 또 여러 교수님이 모여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장로는 이어 “조선이 망해도 백성들이 울지 않던 시대, 선교사님들이 들어와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 주었는데, 우리가 (초기 내한 선교사님들을) 발굴해서 전 국민이 고마움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그래서 이렇게 시작한 것인데, 끝맺음을 더 잘해서 연구 개발한 내용을 책자로도 만들고 방송에도 많이 나가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민영진 박사(구약학)는 발제1에서 ‘로스 선교사의 성경번역’에 대해 발제했다. 민 박사는 존 로스 선교사가 이끈 성경번역팀이 번역한 1882년 누가복음젼셔, 1887년 예수셩교젼셔, 존 로스의 1887년 번역본을 바탕으로 성서번역위원회에서 수정 및 간행한 개정판인 1890년 누가복음젼에서 번역된 누가복음 7장 36절부터 50절까지, 그중에서도 7장 38절 말씀을 비교하여 소개했다. 또 같은 구절을 한국인 번역자의 번역 저본 문리역, 로스의 영어성경 RV, 그리스어 성경 GNT 등과 비교하며 “로스 팀의 번역이 잘 되어, 로스 역 신약을 많이 참고하여 1906년 ‘신약젼셔’ 등 개정판이 나오고, 1911년 소위 구약과 신약이 합본된 첫 한글성경이 간행된다”고 말했다.
민 박사는 또한 “킹제임스, RV, GNT 버전도 그리스어 원문의 낱말 수와 번역문의 낱말 수가 똑같아, 문자 그대로 직역되어 있다”며 “그러나 예를 들어 22개의 그리스어 낱말을 22개 낱말로 번역한다고 번역이 아니라, 어형이 바뀌면서 의미가 바뀌는 것도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역과 극단적 직역, 보통 직역, 형태론에 따른 추가적인 의미까지 번역하지 않거나 그런 것까지 다 번역하는 직역 등 다양한 번역을 인정할 수 있다”며 “여러 번역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민 교수는 “사실 성경은 다성학이다. 성경을 어떻게 규정해버리면 큰 것을 놓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면이 많다”며 “성경 번역을 볼 때 한 번역만 보지 말고, 50여 종의 영어번역, 그 외 다른 언어번역까지 1,000여 종의 언어로 된 성경을 휴대폰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자기가 아는 언어로 된 여러 번역을 보면서 성경과 만나는 경험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 명예교수·백석대 초빙교수, 역사신학)는 발제2에서 ‘로스의 초기 조선 관련 저술: 『조선어 첫걸음』과 『한국사』를 중심으로’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로스 선교사는 만주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만주뿐만 아니라 조선에 복음을 전하고자 했고, 만주와 조선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교차 문화적인 이해를 시도했다”며 “단순하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넘어 복음 전파 대상국의 언어와 역사를 이해하고, 그러한 토대 위에서 복음을 전파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스 선교사는 만주에서 조선으로, 중국으로 복음을 전하고자 만주어, 한국어 학습서, ‘한국사’(요동사), ‘만주사’를 저술했고, 이는 이 두 지역에서 복음, 상업 등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언어와 역사, 문화를 학습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로스 선교사는 1876년 ‘만주어 입문’을 저술했고, 1876년부터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일 년 후 ‘조선어 첫걸음’을 저술한 후, 만주를 중심으로 중국사를 저술하고자 준비했다. 그러던 중 한국사가 만주사의 서론에 해당하는 것을 알고 1879년 ‘한국사’를 저술한 다음 해 ‘만주사’를 저술해, 자신이 복음을 전하던 무대인 만주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역사를 이해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에 ‘조선어 첫걸음’, ‘한국사’는 외국인이 저술한 첫 번째 한국어 학습서와 한국 통사가 되었다”며 “‘조선어 첫걸음’은 영어의 문법 체계를 도입하여 좌에서 우로 쓰고, 띄어쓰기를 하는 첫 번째 한글책이 되었고, 서양식 단원이 도입되어 저술된 첫 번째 책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어 학습을 돕기 위해 로마자로 표기한 발음법 표기를 도입해 영어, 한글을 비교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오늘날 학자들에게는 음운 표기법, 평안도 방언, 언어학습법과 함께 당시 우리나라 문화 모습을 찾는 연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로스가 저술한 ‘한국사’에 대해서는 “기존 서양인들이 저술한 한국사와 달리 중국 관점을 벗어나 한국사를 만주를 중심으로 저술한 통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우리나라 역사를 중국 역사와 독립된 나라의 역사로 제시하고, 우리나라 역사를 고조선, 부여, 삼한, 삼국시대, 고려, 조선이라는 통사 체계로 제시한 점이 주목할 만한 공헌”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국사’가 중국사 사료에 의존하여 중국과의 전쟁사가 주를 이루고 있고, 만주를 지배한 민족들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을 서술한다는 한계도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가 만주를 중심으로 출발하고, 만주의 다양한 세력들 가운데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여 생존하는 나라로 서술하여 우리나라를 ‘중국 문화 내지 중국 세력에 예속된 것’으로 서술한 알 뒤르의 서술보다 훨씬 더 독자적인 세력으로 서술한 것은 중요한 기여”라고 주장했다.
이은선 교수는 “로스는 이러한 역사책을 쓰면서 복음 전파를 마음에 두었다”며 “만주사의 서론으로 ‘한국사’를 쓰면서, 로스의 염원은 기독교가 전파되어 중국이 기독교 강대국이 되는 것이었고, 그와 동시에 조선에도 복음이 전파되어 조선인들의 마음이 밝아져 구원받고 근대화되는 것이었다”고 역설했다.
영국 선교사인 배안호 박사(전 총신대학교 교수, 선교신학)는 발제3에서 ‘존 로스의 선교방법과 네비우스 선교 원리’에 대해 발표하며 “선교의 하나님은 한국교회 초기 형성기부터 ‘건강한 자립선교를 하라’고 역사 속에서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배 박사는 본격적인 발제에 앞서 5가지 핵심 질문으로 △선교의 최종 목표는 선교지에 교회 건물을 많이 짓는 것인가?(선교의 목표) △교회의 자기 가치: 자치·자급·자전이란 무엇인가?(교회의 진정성) △한국교회의 놀라운 성장은 네비우스 선교방법 채택 때문인가?(한국교회 성장의 기원) △‘토착교회 이론’, ‘3자 원리’, ‘네비우스 선교원리’는 같은 뜻인가(용어의 동일성) △3자 원리는 19세기에 한때 반짝했던 ‘실패한 선교 원리’인가?를 던졌다.
이어 배 박사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인 존 로스는 만주 장로교회 창립자이고, 11개 언어에 능통한 탁월한 언어학자이자 중국·한국 등 동아시아 역사·문화·종교에 해박한 역사학자 및 문화인류학자였다”며 “로스 선교사는 40년간 만주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며 만다린어 입문서, 한국어 입문서, 한국의 고대와 근대 역사, 만주에서의 선교 방법들 등 12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다”고 소개했다. 또 “로스는 일평생 사도 바울을 멘토로 삼았고,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 자급(토착 교회), 자치(교회 운영), 자전(토착 전도), 광범위한 순회 등 4대 선교방법으로 사역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존 로스 선교사는 한글이 평민과 여성 등 누구나 쉽게 읽고 배울 수 있는 우수한 문자임을 간파하고 한국인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며 “처남인 매킨타이어 선교사 및 한국인 동역자들과 함께 성경을 번역하여 1882년 최초의 한글 성경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를 출판, 1887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번역한 ‘예수셩교전서’를 출간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응찬, 백홍준, 김진기, 이성하, 서상윤, 서경조, 김종성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로스 번역팀(Ross Men)’을 양성했으며, 이들은 성경 번역의 조력자를 넘어 훗날 한국교회의 씨앗이 되었다”며 “1879년 매킨타이어의 집에서 한국인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1882년에는 길림성에 한국인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들의 전도를 통해 1883년 한반도 최초의 자립 토착교회인 소래교회가 세워졌으며, 1887년 설립된 최초의 장로교회인 새문안교회 역시 창립 멤버 14명 중 13명이 로스 맨의 전도로 회심한 자들일 만큼 한국교회 설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1887년 새문안교회 임직 예배에 참석하면서 네비우스 선교사를 만나 3자 원리에 대해 깊이 토론하며 서로의 적용 방식을 나누고 이를 보다 실용적인 이론으로 수정했다”며 “자신의 토착교회 이론과 선교 경험을 집대성한 ‘만주선교방법론(MMM)’을 1903년에 출간해, 그의 토착 이론이 중국과 한국 초기 교회 형성기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안호 박사는 존 로스의 선교 방법을 통해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붙들어야 할 점으로 △첫째, 선교는 선교지에 ‘내 교회, 삼자교회’를 세우는 것이며 △둘째, 삼자원리는 역사의 하나님께서 놀라운 섭리하심 가운데 그의 몸 된 교회에 주신 선교의 원리이며 △셋째, 한국교회는 결코 네비우스 방법에 의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배 박사는 특히 “한국교회의 폭발적인 성장과 세계선교를 감당하게 된 것도 ‘네비우스 방법을 일찍이 채택했기 때문’이라는 논지 역시 맞지 않다. 적어도 1893년 전까지는 ‘네비우스 선교방법’이란 용어조차 존재하지 않았다”며 “로스 맨의 자발적 전도와 삼자 원리 실천이 그 기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비우스 선교방법이 공식 채택된 1893년은 네비우스가 사망한 해이며, 로스 번역본 사용이 폐기된 해다. 로스 번역본의 평안도 사투리, 틀린 철자, 딱딱한 문체 등의 결점에도 수년간 더 사용할 수 있었는데 조기 폐기를 결정한 것은 당시 ‘로스 맨’의 강력한 복음전도에 대한 시기심, 질투심 등 감정적 거부감이 더 컸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자립선교, 한국교회의 선교 발전을 위한 7대 제안으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양이 아니라 질임을 인식하고 △선교사(후보생)는 자신이 먼저 제자훈련을 받는 제자도의 삶을 사는 자가 되며 △선교지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리서치가 필요하고 △토착 기독교 사역자들을 세우는 일에 최우선시하며 △토착 전도자들의 훈련과 무장의 중요성을 더 확실히 인식하고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 현지에 건강한 자립교회를 설립하는 것이며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의 명령적 필요만 강조해 왔으므로, 이제 선교의 본질, 제자가 제자를 생산하는 것에 충실할 것을 역설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앞서 이날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VOM) 폴리 트레버 목사가 사역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한국 순교자의 소리에서 출판한 ‘21세기 존로스 독자판 누가복음전서’, ‘존 로스 선교사의 만주 선교 방법론’을 참석자들에게 증정했다.
이날 노영상 교수는 “존 로스 선교사는 우리나라 선교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재고해야 할 중요한 사람인데 그동안 과소평가한 선교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덕교 소장은 정리 및 인사를 통해 “존 로스가 한글로 성경을 번역함으로 말미암아 한국의 근대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백성들이 성경을) 글로 읽으며 평등사상이 전해졌고 한국을 바꾸었을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로스는 대단한 공헌을 했고, 한국교회사·문화사·역사 등 모든 면에서 높이 치하해야 할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총평을 했다.
이승구 교수는 “한국에 단 한 번 방문했음에도 한국선교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존 로스 선교사님을 우리가 마음속에 새기고, 그 정신으로 성경을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핵심적인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노영상 교수(호남신대 전 총장), 김영선 교수(협성대학교 명예교수), 나영 교수(중앙대 회계학), 곽노열 교수(하남대학교 건축학), 이용웅 선교사, 서기원 선교사, 리진만 선교사 등도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개혁주의연구소의 ‘초기 내한 선교사 탐구 시리즈 10 세미나’는 9월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유나이티드문화재단 B1 더글라스홀에서 개최된다. 영남 지역에서 활동한 호주 선교사들에 대해 이상규 교수, 정병준 교수 등이 발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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