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역 단속 명분으로 체포… “계산된 박해의 신호탄”
영국오픈도어 “중국교회 위한 전 세계의 기도 연합 절실”

성경을 읽고 있는 중국 기독교인
▲성경을 읽고 있는 중국 기독교인 ⓒ영국오픈도어
영국오픈도어가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시온교회 단속 사건 이후 중국 내 다른 가정교회에 대해서도 종교 억압과 탄압이 강화될 것을 우려하며 22일(현지시각) 기도를 요청했다.

지난 10월 9~11일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되어 지도자와 성도 30여 명이 체포된 시온교회는 김진명 목사(영어명 ‘에즈라진’, 중국어명 ‘진밍리’)가 2007년 베이징에서 설립, 중국 전역 40개 이상 도시로 확장됐으며 약 1만 명의 성도가 있다.

영국오픈도어는 “중국 정부는 교회 건물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2018년 시온교회가 CCTV 설치를 거부하자 정부는 공식적으로 교회를 금지하고 모든 재산을 압류했다”며 “이후 시온교회는 대규모 온라인 예배와 소규모 가정교회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하여 점차 다른 성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10.9. 교회 박해’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단속은 2025년 9월 시행된 ‘종교 전문가를 위한 온라인 행동 강령’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법은 국가 승인 채널에서 배포되지 않는 온라인 종교 콘텐츠를 제한하고 있다. 영국오픈도어는 “김진명 목사와 다른 성도 4명은 ‘인터넷 정보 불법 사용’ 혐의가 공식 제기됐다”며 “이는 교회의 조직적이며 대규모의 온라인 사역이 체포 계기가 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처음 구금된 시온교회 성도 중 16명은 이후 석방되거나 보석금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여성 13명, 남성 9명 등 22명은 여전히 광시성 베이하이에 구금돼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교회 지도자로 추정되고 있다. 김진명 목사와 다른 네 명에 대한 기소는 현재까지 확인됐으며, 가택 압수, 자산 압류, 법적 방해 등 단속이 점차 강화돼 추가 기소가 우려되고 있다.

영국오픈도어는 “(이번 일로) 중국 가정교회 공동체는 두려움과 슬픔, 연대감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탄압이 중국 가정교회에 대한 더 광범위한 탄압의 신호탄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탄압 규모와 조직력, 심각성을 볼 때 다른 미등록 교회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순청개혁교회를 포함한 다른 가정교회들도 같은 날 압수수색을 받았다. 중국 북부 도시 타이위안에 있는 순청개혁교회 소속 가정교회는 예배 중 급습을 당해 11명이 구금됐다. 이후 일부는 석방됐으나 나머지 11명은 15일간 행정 구금 처분을 받고, 10월 28일 석방될 예정이다. 교회에 공간을 임대했던 호텔 운영자도 10월 12월 구금됐다가 다음 날 풀려났다.

오픈도어 현지 파트너 줄리아나(가명)는 “2018년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종교 자유, 특히 기독교인의 자유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가정교회들은 안전한 모임 장소를 찾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많은 교회가 집에서 개인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기독교 지도자와 사역자들의 구금 및 투옥 사례도 증가했다. 18세 미만 미성년자, 대학 교수, 학생 동아리들은 엄격한 감시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시온교회 목사이자 대변인인 션 롱은 “중국 전역에서 새로운 종교 박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교회도 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줄리아나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계산된 수법”이라며 “당국이 교회의 성장을 통제하기 위해, 특히 ‘불법’ 또는 ‘미등록’ 교회들을 통제하고, 더 넓은 기독교 공동체를 위협하기 위해 가장 영향력 있는 가정교회 중 하나인 시온교회가 의도적으로 표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오픈도어즈의 또 다른 현지 파트너이자 중국 전문가는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해외 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중국 내 가정교회나 신자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시온교회와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온교회 목사팀은 “억압받고 있는 것은 단지 한 교회나 한 무리가 아니다. 역사적인 기로에 서 있는 중국교회 전체”라며 “우리는 평화뿐만 아니라 부흥을 간절히 바라며, 해방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영국오픈도어는 엄청난 종교적 압력에 직면한 중국 가정교회를 위해 기도로 연합할 것을 호소하며, ①구금된 모든 목사, 설교자 및 동료에게 신의 보호가 있기를 ②구금된 사람들의 가족과 집이 봉쇄되어 거주지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지원을 위해 ③변호사들의 안전과 지혜를 위해, 그들이 해를 입지 않고 하나님께서 정의를 집행하는 데 강력하게 사용하시기를 ④교회 폐쇄로 인해 가족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들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⑤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시온교회의 목회팀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시기를 ⑥박해 속에서도 중국 전역의 신자들의 마음 속에 믿음과 평화가 지배하도록 ⑦중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그리고 이 고통을 통해 더 깊은 각성과 연합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