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도어가 최근 발표한 기독교 박해지수인 월드워치리스트 2025(WWL 2025)에 따르면, 50개 박해국 중 단 8개국만 박해지수가 감소하고, 39개국에서 박해지수가 상승했다. 3개국(이집트, 브루나이, 요르단)은 박해지수가 동일했다.
◇중앙아시아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박해 강화
기독교 박해는 중앙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두드러지게 심해졌다. 중앙아시아 5개국 중 우즈베키스탄은 박해지수가 2.1점 증가한 상태로 작년과 올해 모두 25위(71→73점), 투르크메니스탄도 박해지수가 0.8점 증가한 상태로 작년과 올해 모두 29위(70점→71점)를 차지했다. 카자흐스탄은 박해지수가 3점 증가하여 47위(65점)에서 38위(68점), 타지키스탄은 2.7점 증가하여 46위(66점)에서 39위(68)로 상승한 한편,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에서 박해지수(7.5점)가 가장 많이 상승해 61위(59점)에서 47위(66점)로 올랐다. 이로써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위권 내에 진입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박해가 강화된 주요 원인은 ‘교회에 대한 폭력 증가’였다. 키르기스스탄의 침례교연합은 한 해 동안 카라쿨의 지역 주민이 한 기독교 단체 사무실에 여러 차례 돌을 던져 건물 밖으로 몰아내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3월에는 국가종교위원회 대표들이 무장한 채 탈라스의 성 니콜라스 가톨릭교회를 급습해 이탈한 신도들을 강제로 교회 안으로 돌려보낸 후, 슬로바키아 수녀 두 명이 ‘불법 선교 활동’과 ‘이념 전파’를 인정하는 성명에 서명할 때까지 신도들을 붙잡아 두었다.
오픈도어는 “이는 수년 동안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해 온 대통령에 의해 일어났다”며 “국제엠네스티는 4월에 정부가 대중의 비판과 평화적 반대를 억압하기 위한 캠페인을 강화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키르기스스탄에는 문화적 전통과 국가적 가치에 대한 모호한 개념을 조장하는 새로운 법률이 법치를 약화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정치 활동에 대해 지나치게 광범위한 정의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억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자흐스탄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오픈도어는 “2010년 이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정권은 더욱 권위주의적인 성격을 띠었고, 2019년 지도부가 교체되었지만 기독교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유혈 사태는 소비에트 독립 이후 가장 심각한 불안이 여러 도시에서 발생했다”며 “카자흐스탄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앞으로 있을 시위를 염려하고 있으며, 경찰 당국은 거저 운에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워치리서치는 지난 조사 기간, 카자흐스탄 남부의 미등록 개신교 공동체 3곳이 갖는 예배모임 4곳에 경찰이 급습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또, 소식통에 따르면 최소 20명의 기독교 여성이 종교를 이유로 성적 학대를 당했으며, 그보다 더 많은 여성이 무슬림 남성과 강제로 결혼했다. 오픈도어는 “인구 2,000만 명 중 약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이 나라에서 이러한 숫자는 매우 적은 비율이지만, 규모가 큰 정교회는 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거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라며 “개신교인은 전체 기독교인 중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멘과 미얀마 내전에 의한 박해 강화
내전이 기독교인 박해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예멘은 박해지수가 4.6점 상승해 5위(89점)에서 3위(94점)가 되었다. 예멘은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정부 간 내전이 지속되어 왔다. 예멘의 불안정성은 박해점수의 상승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주요 원인은 반기독교 폭력의 증가이다.
오픈도어는 “휴전 합의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이며, 불법이 국가 전체에 만연해 있어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자를 탄압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하지만 후티 반군의 영향력 아래 있는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기독교인들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며 “예멘 법은 이슬람을 떠나거나 종교를 모독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체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WWL 2025 조사 기간, 예멘 기독교인들은 신앙 때문에, 또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이 반기독교 괴롭힘의 한 형태로 제기한 허위 고발로 인해 당국에 구금되었다. 오픈도어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이후 후티 반군의 권력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십 개의 기독교 가정 교회가 더 이상 모일 수 없게 되었다”라며 “소수의 남은 이주 기독교인들은 법적으로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내전으로 인해 수년 동안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군과 여러 반군 간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는 박해지수가 1.8점 증가해 17위(79점)에서 13위(81점)로 상승했다. 미얀마는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혼란을 겪고 있고, 2024년 군사와 여러 야당 세력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오픈도어는 “미얀마 혼란의 원인은 분쟁 중인 세력과 그들의 변화무쌍한 동맹 관계, 이웃 중국의 영향력, 방글라데시 국경 너머 난민캠프의 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며 “전쟁의 빠른 종식에 대한 희망이 희박하고, 일부 지역의 안보 상황은 여전히 끔찍하고 심지어 악화했으며, 반인도적 범죄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만 말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는 현재 전체 인구의 약 8%에 달하는 기독교인이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전투의 한가운데 있다. 카친주에만 10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살해 및 구금을 피하기 위해 난민 캠프에 지내고 있다. 군대는 반군 은신처로 의심하는 교회를 점점 더 공격하고, 반군을 지원하거나 주도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목회자와 일반 교인들을 구금하고, 기독교가 우세하거나 주도적인 일부 주에서는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기독교에 대한 공격은 소수 민족 반군 세력으로부터도 발생하는데, 무법지대인 외딴 지역과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은 반정부 세력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사람을 가차 없이 공격하는 정부뿐만 아니라, 전쟁 중에도 여전히 수익을 내는 마약 거래 및 기타 불법 활동으로 이익을 얻는 단체들로부터도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서 계속되는 폭력
오픈도어는 “아프리카에는 다른 어떤 대륙보다 많은 기독교인이 살고 있으며, 수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 인구가 계획된 폭력에 의해 광범위하게 고통받고 있다고 WWL은 기록해 왔다”며 “이러한 패턴은 2025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고질적인 정부 불안정으로 인해 기회주의적 이슬람 무장세력이 공백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단은 내전 격화와 기독교인 살해, 성폭행, 기독교인 가정과 기업에 대한 공격 증가 등으로 박해지수가 3점 상승해 8위(87점)에서 5위(90점)가 되었다. 상위 50위권 중 수단보다 더 큰 폭으로 박해지수가 상승한 국가는 키르기스스탄(7.5점), 리비아(4.6점), 차드(4.5점) 3개국에 불과했다. 수단은 2023년 봄, 수단 군대와 민병대 연합군 간 내전이 격화되면서 점수가 상승했다. 올해 조사에서 살해 및 성폭행당한 기독교인의 수와 공격받은 기독교인 가정과 사업체 수가 증가했다.
오픈도어는 “수단의 인구는 4,900만 명으로, 2024년 중반까지 국내 실향민 수가 770만 명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가 발생했다”며 “기독교인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는 것은 인종적 요소로, 아랍계가 아닌 아프리카 원주민 출신의 기독교인은 신앙뿐만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 때문에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경의 기독교인들이 혼란 속에 갇혀 도망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며 “교회는 포격과 약탈을 당하고 전쟁 당사자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드는 5년 연속 총점이 2점 이상 상승하여 WWL 2025에서 상위 50위권에 진입, 49위를 차지했다. 오픈도어는 “2024년 선거는 계속되는 정치적 긴장, 취약한 민주적 절차,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싸움, 그리고 통제되지 않는 환경에서 피어나는 반기독교적 폭력이라는 현실을 바꾸지 못했다”라며 “군부는 법령으로 통치하고, 시민 사회는 정부에 거의 접근하지 못하며, 2024년 2월 보안군이 차드의 주요 야당 지도자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차드 동부에서는 수단의 내전을 피해 피난 온 난민들로 가득한 난민 캠프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오픈도어는 “보코하람과 무장 풀라니 목동과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는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을 틈타 살인, 납치, 강제 이주,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지역사회 자원 이용이 거부되고, 직장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사회적 배척과 감시, 협박을 견뎌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꾸준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은 종종 ‘다른 세력의 동맹자’ 또는 ‘외국 세력’으로 간주되며, 집을 잃고 재산은 파괴되고 소실되고 있다”며 “특히 급진주의 단체의 영향으로 기독교인들이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은자메나 외곽 지역 상황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픈도어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와 북서부에 비해 기독교인이 더 많은 중북부 지역에서 급진화된 이슬람 민족 풀라니 민병대가 농업 공동체를 공격해 수백 명이 사망했으며, 그중에서도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보코하람과 ISWAP(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와 같은 지하디스트 그룹도 연방 정부의 통제가 미약한 북부 주에서 활동하며 기독교인과 그 지역사회가 계속해서 습격, 성폭력, 도로 차단 살인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몸값을 노린 납치도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했고, 이러한 폭력은 남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북서부에서는 새로운 지하드 테러 단체인 라쿠라와(Lakurawa)가 첨단 무기와 급진적 이슬람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채 등장했다. 오픈도어는 “라쿠라와는 말리에서 시작된 확장주의 알카에다 반군인 자마 누스라트 울 이슬람 와 알 무슬림(Jama'a Nusrat ul-Islam wa al-Muslimin, JNIM)과 연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볼라 아메드 티누부 신임 대통령은 리더십을 개편하여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정부 요직에서 보다 공정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며 “이를 통해 보안군이 기독교인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9월 30일에 종료된 2025년 WWL의 12개월 보고 기간, 이에 대한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예를 들어, 2024년 부활절 일요일 저녁, 남부 카두나주의 한 마을은 군사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 공격을 받았다. 목격자들은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고 언론에 말했다”고 전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