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 씨가 생전에 집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배우 김수미 씨가 생전에 집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배우 김수미 씨(75, 푸른나무교회)가 25일 오전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가운데, 생전 크리스천으로서 다양한 집회와 교회 등에서 전한 간증도 주목받고 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모태신앙으로 자랐지만 56세에 주님을 진정으로 만난 김수미는 오랫동안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해왔다고 고백했었다. 김수미의 고향은 군산으로, 김수미의 할아버지는 설립된 지 100년 넘은 군산 신흥교회를 설립했다.

김수미는 어린 시절부터 써 온 일기장에 습관처럼 ‘주님의 이름으로’라는 문구를 썼지만, 주로 힘들 때뿐이었다고 했다. 또 부모님은 늘 찬송가와 성경책을 가까이 했지만, 그는 왠지 성경에 손이 안 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우연히 시작한 성경공부를 통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게 됐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난 그는 “복잡하고 까칠했던 성격이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바뀌었다”며 “부드러워졌고 친절함을 갖게 됐고, 일상의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발견하게 됐다”고 간증했다. 또 “하나님을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두려움이 없어진다. 용기가 나고 행복하고 감사하다. 인생이 즐겁다”고 간증했었다.

‘욕쟁이 할머니’라는 거칠고 투박한 캐릭터가 있지만, 실제 그는 조용하고 말이 없는 우울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또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구절을 보고서는 ‘내가 이렇게 우울하고 심경이 복잡한데 감사할 일이 뭐가 있어’, ‘공황장애도 왔는데 내가 뭘 감사해’라며 하나님께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하나님을 영접하고 난 후 진정으로 감사하는 삶에 살게 된 것이다. 변화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나타났다. 김수미는 “하나님을 알고 나서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느끼니, 나의 모든 형편을 잘 아시고 도움을 주시는 하나님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배우 김수미 씨가 생전에 집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배우 김수미 씨가 생전에 집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가족 관계에서도 큰 변화를 경험했다. 그는 “남편을 미워했고 증오했다. 늘 불행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하나님을 알고 나니까 옛날에 연애할 때의 감정으로 돌아갔다. 제가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도저히 풀리지 않던 앙금이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수미와 각별한 관계였던 배우 신현준은 “어머니(김수미)는 항상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어머니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말은 안 했지만 항상 기도했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팬을 만나면 전도부터 할 정도로 신앙에 열정을 갖게 된 김수미는 이처럼 하나님을 만난 뒤 삶의 가치와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른 사람을 돕는 데서 행복을 찾게 됐다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간증해 왔다. 또 사랑과 헌신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삶을 줄 수 있게 됐다고 증거해 왔다.

한편, 김수미 씨는 25일 아침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 오전 8시경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1949년생으로 1970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1980년 30대 초반 나이로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노인 역인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하며 전 국민에게 얼굴을 알렸고, ‘수사반장’,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으로 국민 배우로 자리 잡았다. 지난여름에는 공연과 방송 활동에 의한 피로 누적으로 서울 한양대병원에 입원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한양대병원이며, 유가족으로 아들인 정명호 씨와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