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교회가 파송한 한국 국적 장기 선교사는 174개국 21,917명으로, 전년에 비해 약 1.3%(287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선교사 수는 2020년 168개국 22,259명→2021년 167개국 22,210명→2022년 169개국 22,204명으로, 팬데믹은 끝났지만 여전히 선교사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장기 선교사 평균 연령은 2020년 52.1세→2021년 52.5세→2022년 53.1세→2023년 53.7세로 2021년부터 매년 평균 0.6세씩 증가했고, 10년 이내 은퇴 대상자인 60대 이상 선교사는 전체 선교사의 29.36%(6,435명)를 차지해 급속한 선교사 고령화 현상과 함께 선교사 은퇴 문제가 대두됐다. 이와 동시에 30~40대 선교 동원을 위해 한국교회의 사회적 이미지 제고와 다음세대 선교 동원 및 선교 훈련이 한국교회 선교의 중요 과제로 나타났다. 본지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주관하고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조사 및 발표를 맡은 ‘2023년 한국선교현황’의 주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2023년 한국선교현황 주요 통계는?
2023년 한국선교단체는 43개 교단과 180개 초교파 선교단체로, 전체 선교사 중 교단 소속은 49.2%, 초교파 단체 소속은 50.8%였다. 또 국내단체는 91.0%(203개), 국제단체는 9.0%(20개)였고, 전체 선교사 중 국내단체 소속은 89.6%, 국제단체 소속은 10.4%였다.
선교단체를 역할별 유형으로 나눈 결과, 파송단체는 58.7%(131개), 전문단체는 21.1%(47개), 지원단체는 14.8%(33개), 봉사단체는 5.4%(12개)였다. 각 단체에 속한 선교사 비율은 파송단체가 93.2%, 전문단체가 2.6%, 지원단체가 1.3%, 봉사단체가 2.9%였다.
한국 선교단체 규모를 선교사 수, 본부 근무자, 재정의 세 가지 측면에서 조사한 결과, 선교사의 대부분인 82.3%가 100명 이상 회원을 지닌 선교단체에 속해 있었다. 회원 선교사가 1,000명 이상인 선교단체는 4곳(1.8%), 500~1,000명 미만은 5곳(2.2%), 200~500명 미만은 17곳(7.6%), 100~200명 미만은 17곳(7.6%)이었고, 50~100명 미만은 30곳(13.5%), 50명 미만은 150곳(67.3%)으로, 절반 이상이 50명 미만의 소규모 단체이고, 80.8%는 100명 미만이었다.
홍현철 KRIM 원장은 “100명 미만 및 50명 미만 선교단체는 선교사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곳이 꽤 많았다. 단체가 그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런 단체들이 선교사 은퇴나 선교대회 등 어떤 사안에 공동 대처하여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면 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선교단체의 본부 근무자 수는 211개 단체(소속 선교사 96.7%)가 응답, 총 1,745명(풀타임 1,323명, 파트타임 422명)으로 작년 2,304명보다 줄었다. 급여를 받지 않은 자원 봉사자 수는 1,162명으로 집계됐다.
선교단체의 재정 현황은 작년보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6개 단체(70.0%)가 응답한 결과 전년도 재정 결산 금액의 총합은 3,162억 원으로, 2022년 말 총합 2,951억 6천만 원보다 210억 4천만 원이 증가했다. 파송단체(2022년 2,006억 7천만 원→2023년 1,956억 1천만 원)는 재정이 감소했으나, 봉사단체(2022년 735억 2천만 원→2023년 919억 8천만 원)는 재정이 대폭 증가하고, 지원단체(2022년 126억 1천만 원→179억 4천만 원), 전문단체(2022년 83억 6천만 원→2023년 106억 7천만 원) 역시 모두 늘어났다. 2023년 한 해 재정 증감(전년 대비 10월 말까지)은 165개 단체(74.0%)가 응답했는데, 33개(20.05)는 재정이 감소하고 62개(37.6%)는 재정이 증가했다.
홍 원장은 “갈수록 재정 현황 공개가 높아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 신호”라며 “한국 선교사가 조금씩 줄어들지만 재정 현황은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교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지원이 계속 끊이지 않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3년 한국 장기 선교사 자녀(MK)는 160개 단체 응답 기준으로 성인 포함 17,778명(전체 선교사 기준 20,258명 추정)이었다. 연령 분포는 취학 전 아동이 7.2%, 초등학생이 14.3%, 중고등학생이 19.0%, 대학생이 21.9%, 대졸 이후가 37.6%로, 2022년에 비해 중고등학생 이하 연령의 MK는 소폭 줄고, 대학생과 대졸 이후 취업 연령의 MK는 소폭 늘어났다.
홍 원장은 “국내 사역 선교사의 비율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MK의 재입국에 따른 정체성 문제를 세심하게 다룰 필요가 있고, MK의 역문화 충격을 줄이고 재적응을 도울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MK의 재입국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여겨지는 국내 대학 진학 비율을 파악하니, 2021~2023년 MK의 대략적인 대학 진학 유형은 국내 대학이 59.4%, 해외 대학이 40.6%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밖에 임시 귀국 후 국내에 정착한 경우를 제외한 장기 선교사는 134단체 880명이었다. 임시 귀국 요인은 치안, 전염병, 비자 거절, 추방 등 사역지 환경의 부득이한 사유가 19.0%(2022년 36.9%), 정기 안식년, 건강, 모금, 방문, 국내 행사 등 기타 개인적인 이유가 81.0%(2022년 63.1%)였다. 홍 원장은 “작년에 비해 개인적 사유가 늘고, 사역지 환경에 따른 부득이한 사유는 줄어 코로나 이후 안정되어 가는 상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 선교사의 사역지(거주 국가)가 변경되는 주요 요인은 추방(88명), 비자 거절(36명), 단체 권유(26명), 사역 지속의 어려움(20명), 선교사 건강(15명), 전쟁 및 치안(5명)이었다. 장기 선교사가 떠나게 된 사역지는 동북아 A국(146명)이 가장 많았고, 서남아 I국(19명), 태국(13명), T국(13명), 대만(12명) 등의 순이었다. 새로운 사역지로 언급된 주요 국가는 한국(137명)이 가장 많고, 태국(29명), 동남아 M국(19명), 동남아 I국(17명), 동남아 C국(16명), 동남아 V국(14명) 등이었다.
선교 환경의 변화에 따른 선교 교육 실태 조사에 148개 단체(66.4%)가 응답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2021년 선교 교육이 급감했다가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장단기 선교사 파송 훈련은 2020년(35개 단체, 676명)에 비해 2021년(35개 단체, 598명) 11.54% 감소했다가, 2022년(48개 단체, 698명), 2023년(49단체, 760명)에는 계속 증가했다. 선교사 연장 교육을 포함한 파송 이외 교육 프로그램 역시 2020년(23개 단체, 774명)에 비해 2021년(27개 단체, 511명) 33.98% 감소했고, 2022년(29개 단체, 964명) 증가했지만 2023년(35개 단체, 887명)에는 소폭 감소했다.
선교 관심자 정기 선교 교육은 2020년(27개 단체, 1,835명)부터 2023년(51개 단체, 6,523명)까지 계속 증가했다. 정기 선교 교육에 참여한 이들은 50대가 22.5%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20.8%, 30대가 20.0%였다.
2023년 1년 미만의 단기 선교 활동은 5,065명으로, 20대(73.1%) 비율이 가장 높았고, 30대(5.9%), 10대 이하(5.6%)까지 포함하면 30대 이하(84.6%)가 대부분이었다. 기간별 참가자는 1~3주는 20대(70.4%), 10대(6.0%), 30대(5.5%), 4주 이상~6개월 미만은 20대(44.7%), 40대(16.3%), 30대(14.7%),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20대(84.8%), 30대(8.0%), 50대(3.6%) 순이었다.
홍 원장은 “4주~6개월 미만의 단기 선교 활동은 2022년보다 줄었지만, 전체적인 단기 선교 활동 참가자 수는 꾸준히 늘었다”라며 “장단기 선교사의 수가 크게 변동이 없거나 조금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교적 기간이 짧은 1년 이하의 단기 선교 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유의미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3주 활동 참여가 대폭 늘어났는데, 짧은 기간 단기 선교 활동에서는 문화적 차이와 현지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원장은 이어 “젊은 세대가 선교 교육이나 선교 참여에 인색한 것이 아니라, 문제는 선교적 참여 이후가 중요하다”며 “많은 청년선교단체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단기 선교 활동이 끝난 다음 피드백을 받고 가이드를 해주고 싶어도 팔로우업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선교단체는 신학과 선교 훈련이 모두 준비된 사람만 받으므로, 그 중간 단계가 비어 있다. 이 중간 단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젊은 세대와 함께 걸으며 상담할 단체가 많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교 전반의 고령화와 선교 헌신자 문제 해결 노력 필요”
홍현철 원장은 “늘어나는 은퇴 선교사들에 대한 단체별 대책과 함께 신규 사역대상국, 사역 중단과 요인, 선교 교육, 단기 선교 활동 항목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하여 조사하다 보니 응답률이 낮아진 영역도 있지만, 장기적인 선교 대책을 위해서는 연령대별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년간의 주요 사역지 변경 요인과 변경한 국가들을 함께 조사한 것을 기반으로 선교지의 변화하는 방향과 흐름을 잡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교 전반에 드러나고 있는 선교사 고령화 문제와 선교 헌신자 부족 문제가 앞으로 한국선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교사들이 40~50대부터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서 사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교회, 선교단체가 선교사의 은퇴 이후 삶과 재정에 대한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선교의 투명성과 성숙 전반에도 연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은퇴 후에도 사역을 지속하는 선교사’가 절반 이상(60.2%)인 데 대해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지금은 선교 현장에 교회를 개척할 때가 아니고, 예배당을 건축해 주는 때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선교사를 보낼 때 현장에 선교사를 받아줄 만한 선교 구조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선교사는 자기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도움이 되는 사역을 해야 한다. 선교사가 그 나라 교회에 도움이 되는지 결정하는 일은 현지 교회와 단체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선교사가 현지를 떠나면 (사역을) 맡을 사람이 없다는 것은 건강한 선교 모델이 아니다. 현지 선교 구조 안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제가 선교사님들 앞에서 말할 때 ‘막선교’라고 표현한다”며 “현지 교단이나 선교단체 구조에 들어가는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선교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사무총장은 또 “은퇴를 이야기할 때 나이를 기본으로 하지만, 70이 넘어 은퇴 후에도 계속 사역하는 사람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있다. 이 상관관계를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강한 선교를 위해 강대흥 사무총장은 “선교사 중심보다 현지 교회 중심 사역, 내부자 선교를 해야 한다”며 “새롭게 선교 현장에 파송된 사람은 첫 번째 언어를 배우는 일에 힘쓰고, 두 번째 교회를 개척하거나 내 사역을 하지 말고 현지 교회가 부탁하는 사역을 하고, 세 번째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한 달에 100~200불씩 저축하고, 또 지금부터 한 달에 100불씩이라도 은퇴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전 세계 국제단체들도 선교사 개인의 은퇴 문제를 해결해 주진 않는데, 한국이 가진 독특한 정서 때문에 어떤 교회는 선교사를 보내면 은퇴 이후까지 책임진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은퇴 이후 할 일을 차근히 준비한 선교사들도 있었지만, 상당수 선교사들은 은퇴 이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전문성이 없었다”라며 “중요한 것은 선교사가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미리 관심을 갖는 것으로 선교계의 상당한 부담을 절약할 수 있다. 선교사 개인, 선교단체, 파송교회도 플랜을 가지고 선교사의 은퇴 이후 삶을 바라보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10년이 지난 다음에는 전체 선교 지형 자체가 60대가 많아져 한국선교가 상당히 빨리 늙어갈 것”이라며 “2023년 선교단체 재정도 늘어나고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 한국교회도 50~60대가 재정을 많이 쥐고 있는데, 10~20년 사이 낙폭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홍 원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선교를 본받으려고 하는 곳은 많다”며 “한국선교도 선교사 수가 늘어나는 것보다, 좋은 인원과 이전 방식이 아닌 새로운 선교 교육으로 다시 시작하면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원장은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한국교단과 선교 현장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지원하고 받치는 한국사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사회가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연령대별 장기 선교사 수의 추이’에서 30대 비율이 감소하기 시작한) 2004년은 김선일 피살사건, (40대 비율이 감소하기 시작한) 2012년은 SNS가 시작되며 대체 공동체들이 생기기 시작한 때이고, 2007년 아프간 사건 시기에 30대 선교 지원자들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가 하는 일에 진정성도 있어야 하지만 타당성도 중요하다. 한국교회 해외선교도 진정성과 타당성을 같이 갖춰야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진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민감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손해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사회를 이룩하는 데 중요한 선교적 요소가 되고,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다. 기독교, 특히 선교계는 선교지에도 민감해야 되고 국내 사회의 변화와 환경을 같이 연구하면서 정책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