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등록침례교회 목사의 사택이 지난 2월 15일 로켓 공격으로 전소됐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5일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지난 2월 중순 로켓포 공격으로 교회 사택이 완전히 파괴된 우크라이나 목회자와 가족의 소식을 전하며 기도와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Donetsk) 지역 셀리도보(Selidovo)에 있는 등록침례교회(Registered Baptist Church)의 블라디미르 세메노프(Vladimir Semenov) 목사는 지난 2월 15일 밤 러시아 군의 로켓 공격으로 사택을 잃었다. 사택은 전소돼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천만 다행으로 세메노프 목사와 가족들은 공격 당시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어 모두 목숨을 건졌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사택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던 교회 건물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그분들이 ‘기도의 집’이라고 부르는 교회 건물은 두껍고 긴 벽돌 담장을 사이에 두고 목사님 사택과 붙어 있었다”라며 “(이번 공격으로 교회 건물은) 창문 몇 개가 깨지고 전기 계량기와 배선 일부가 손상된 것을 제외하고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깨진 창문들은 성도들이 판자로 덮었고, 교회 모임도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택과 인접한 등록침례교회 건물은 거의 피해가 없어 모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그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지난 2월 15일 다른 식구들은 모두 제 딸의 집에 가기로 했고, 저는 그냥 집에 남아 있을 생각이었다”라며 “그런데 4살 된 손자가 오더니 ‘할아버지가 안 가면 나도 안 갈래요’라고 말하길래, 손자를 바라보면서 ‘그래 같이 가자’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세메노프 목사는 “딸집에 가 있는데 밤에 폭발 소리가 들렸고, 새벽 두 시경 사람들이 전화해 우리 집이 포탄에 맞아 불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라며 “급히 달려가 보니, 50평 정도 되는 콘크리트 집이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다. 그 집에 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부터 제 생일은 2월 15일”이라고 말했다.

세메노프 목사와 가족들은 이처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사역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앞서 세메노프 목사와 그의 형은 자신들의 고향인, 도네츠크 지구의 포크롭스크(Pokrovsk) 지역에서 전투가 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남아 사역을 이어왔다. 지난해 세메노프 목사와 가족들은 친척들과 지내기 위해 인근의 체르니우치(Chernivtsi) 지역으로 잠시 이주했으나, 사역을 재개하기 위해 다시 전장 지역인 포크롭스크로 돌아왔다.

세메노프 목사는 “시 당국은 우리도 ‘공격 표적이 되었다’라고 경고했다”며 “언젠가 포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었다”라고 텔레그램 채널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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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셀리도보 위치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시 당국으로부터 공격 표적이 되었다는 경고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역자들은 최전방 지역에서 사역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들은 교회를 인도하고, 재활 센터를 운영하고, 기독교인들이 소규모로 모이는 장소들을 방문하고 전도하며, 인도적 원조 물자를 전달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봉사하고 있다”며 “그들은 (사역을 위해) 포탄 파편이 흩어져 있는 부서진 도로 위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세메노프 목사에게 연료비와 수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이번 로켓 공격으로 사택을 잃은 이후 세메노프 목사 가족이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고 전도 사역도 계속할 수 있도록 기금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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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노프 목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화재로 옷과 가재도구도 다 잃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며 “등록침례교회도 현재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수리할 계획은 없지만, 배전반과 전선 일부 및 창문을 교체할 기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메노프 목사 부부는 지금 딸의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이번 공격으로 셀리도보를 떠나거나사역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세메노프 목사는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 전체를 보지는 못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게 허락하신 작은 땅은 보인다. 그 땅은 바로 셀리도보”라며 “오늘 우리의 주된 사명은 단 하루도 허비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전쟁의 와중에도 복음 사역을 중단하지 않는 세메노프 목사님과 신실한 기독교인들을 지원하는 사역에 동참하고자 하는 한국교회나 성도님들의 손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www.vomkorea.com/donation 납부 유형 ‘우크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