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25년 후 이스라엘 멸망’ 공개 언급
‘2022년 이스라엘 멸망의 증인’ 언급한 도서가 이란 종교문화성에 전시

이란의 개입 및 사전 철저한 계획 없이 이스라엘 공격은 불가능한 일
WSJ, “이란 혁명수비대 주재 하마스·헤즈볼라·이슬람지하드가 이스라엘 공격 계획”

하마스는 ‘이슬람 국가 건설’ 위해 싸우는 무장단체, 난민 권익 추구 단체 아냐
하마스 무기 중 북한이 이란 통해 판매한 무기 확인, 북한이 땅굴 파는 법도 전수

이란 억류 미국인 5명 석방 대가로 우리나라에 동결된 석유대금 제재 풀어
인도적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카타르에 보관한 10억 달러 행방은?

하마스 무장세력이 토요일 새벽 이스라엘을 공격한 장면. 중무장한 하마스 전사들은 공중, 육지, 해상으로 침투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하마스 무장세력이 토요일 새벽 이스라엘을 공격한 장면. 중무장한 하마스 전사들은 공중, 육지, 해상으로 침투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Associated Press

2023년 10월 7일 새벽,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10월 7일은 유대인들의 안식일이었다. 마치 1950년 6월 25일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많은 한국 군인이 휴가를 떠난 일요일 새벽에 갑자기 국경을 넘어 북한군이 침공한 6.25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군사력 면에서는 이스라엘과 비교가 안 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쪽으로 약 5천 발의 로켓포를 쏘아 올렸다. 마침 초막절 축제의 마지막 날 레인 키부츠에서 청년 음악 축제가 열린 날이었다. 이스라엘에는 아이언 돔이라는 첨단 방어 장비가 있어서 웬만한 포격은 치명적인 피해 없이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측에서 방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로켓포가 한꺼번에 날아오면 방어에 한계가 온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에 구멍이 뚫려버린 듯하다.

하마스는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공중으로 날아오기도 하고, 폭약으로 철조망을 뚫어 길을 내고, 불도저 및 건설 장비로 터진 구멍을 넓혀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침입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사람마다 무차별 사살하고, 마침 음악축제에 참석하여 흥겨워하는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260명이나 사살했다. 또 유대인들과 외국인들까지 납치하여 150~250여 명을 인간 방패로 쓰려고 가자지역으로 끌고 가고, 삽시간에 주변의 22개 키부츠 마을로 진입하여 민간인들의 집단 사살을 강행했다. 많은 사람이 이 사건에 이란이 개입했는지 묻는다. 필자는 애초에 이란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이스라엘의 멸망까지 8,411일 남았다는 이란의 전광판
▲이스라엘의 멸망까지 8,411일 남았다는 이란의 전광판 ⓒ이만석 목사 제공
이란은 대통령보다 더 높은 최고 지도자가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 하메네이(Khamenei)가 지난 2015년 공개적으로 지금부터 25년 이후에는 이스라엘이 지구상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발언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말을 계기로 이란의 도시마다 전광판을 만들어 매일 “이스라엘의 멸망까지는 0000일 남았습니다”라고 국민에게 홍보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따져보면 2040년에 멸망할 것이라는 말이다. 또 갑자기 이스라엘의 멸망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사가 여러 차례 등장하더니 ‘우리는 2022년에 이스라엘의 멸망의 증인이 될 것이다’라는 책이 출판되어 테헤란 종교문화성에 전시되었다는 기사가 등장했다(khabaronline.ir 2014.8.2.) 이란은 벌써 9년 전부터 이스라엘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준비했다는 말이다. 그 책 말고도 많은 홍보물이 제작되고 배포되면서 분위기를 띄워 놓았는데, 아무런 사건 없이 2022년이 지나가 버리고 2023년 후반부에 들어서게 되자 이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수단 등과 화해의 무드로 진입하게 되자 그 조급함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한 마디로 이것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단독 보도한 정보에 의하면, 이 사건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었다. 이란은 2023년 8월부터 레바논 베이루트서 하마스, 헤즈볼라, 이슬람지하드 등 4개 무장단체와 모여서 이란의 혁명수비대(IRGC)의 국제군사조직 지휘관이 주재하는 전략회의를 열고, 이번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했다고 한다. 이 회의에 이란의 외교부 장관이 최소한 2번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번 공격을 위해서 자금과 무기를 제공했으며, 실제로 이번에 사용된 로켓포들이 대부분 이란에서 제조되었거나 이란 부품들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YTN 2023.10.10.)

이란은 2022년 9월부터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의 죽음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이슬람 율법 통치 체제에까지 도전하는 국민적 봉기가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자신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이슬람 혁명의 의미가 퇴색될 위기의식까지 들자, 이란의 정부는 무리해서라도 이스라엘을 속히 지구상에서 없애버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이 가기 전에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이 작전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결심한 것 같다. 하마스보다 더 강력하게 무장한 헤즈볼라는 이란에서 해마다 엄청난 재정을 챙겨가기에, 말 잘 듣는 헤즈볼라를 앞세울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히 드러나기 때문에 차라리 하마스를 앞세울 것을 결심하고 전략회의를 했다고 생각된다.

2022년에 이스라엘은 멸망할 것이라는 이란의 책 소개 신문 기사
▲2022년에 이스라엘은 멸망할 것이라는 이란의 책 소개 신문 기사 ⓒ이만석 목사 제공

하마스가 누구인가? 그들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권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다. 하마스 헌장에 보면 이스라엘을 완전히 몰아내고 그 땅에 이슬람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싸우는 무장단체다. 이를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다 보니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백성들의 지지도도 높아지고 2006년 총선을 통해 가자지구의 통치권도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이 터지면 자살폭탄테러와 로켓포 등을 이스라엘 측으로 발사하여 민간인들의 살상도 서슴지 않는 그들의 잔악성을 보면서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에서는 그들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무장한 테러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높은 장벽을 건설하여 테러범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도록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 수도, 가스 등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스라엘 지역으로 출퇴근하면서 경제 활동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없애고 그 땅에 이슬람국가를 세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이스라엘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원수들”이라고 가르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많이 죽이면 무슬림들의 영웅이 되고 천국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이슬람의 경전과 하디스를 통해서 가르친다.

한국오픈도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장벽 ⓒ한국오픈도어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했던 9.11 테러와 흡사한 사건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고 공습과 대 복수를 시작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24시간 내에 공격할 테니 하마스 대원들과 같이 있지 말고 남쪽으로 탈출하라”고 방송을 했다. 그러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공습할 때마다 인질을 한 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남쪽으로 탈출하는 길을 막아 버렸다. 자기편을 인간 방패로 쓰고자 한 것이다.

하마스의 정체를 잘 알고 있는 이란은 자신들과 목적이 같은 하마스를 앞세울 것을 계획하고, 이에 필요한 재정과 무기를 제공했다. 하마스가 사용하는 무기들 중에 북한에서 이란을 통해서 판매한 무기가 확인되었고, 북한이 땅굴 파는 법도 하마스에 전수해 주어 가자 시내 땅굴들에 무기와 인질들을 숨겨두었다. 그래서 하마스의 무기를 찾아내 파괴하거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시가전에 돌입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 연례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6년 이집트 당국은 북한 선박에서 3만 개의 로켓 수류탄을 발견해 안보리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이들 수류탄은 2.3t에 달하는 철광석 아래 숨겨져 있었으며, 북한 선원들은 해당 물품을 ‘수중 펌프 장비’라고 주장했었다. 리비아 제재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1970 위원회는 지난해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무기를 공급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북한이 공급을 시도한 무기가 기관총용 12.7x108mm 탄약 2천만 개와 소총용 7.62x54mm 탄약 1천만 개 등 24개 종이었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보고서에 담았다. 전문가들은 북한 무기가 하마스에 전달된 주요 경로로 북아프리카 국가인 이집트와 중동 국가 이란을 지목했다.(VOA 2023.10.11.)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으로 건물이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으로 건물이 불타고 있다. ⓒNBC News 영상 캡처

한편, 한국에서는 몇 해 전부터 미국의 제재 조치로 이란에 보내야 할 석유 대금을 동결해서 보관 중이었는데, 미국의 제안으로 제재를 풀어주는 대가로 이란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 5명을 미국으로 귀국시켰다고 한다. 물론 이 대금은 인도적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카타르에 보관해 놓고 이란에서 찾아가는 형식이라고 했다. 각종 신문은 전부터 카타르에 보관 중인 금액을 70억 달러라고 기사화했는데(동아일보 2023.8.12),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후 다시 동결할 때는 60억 달러라고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동아일보 2023.10.13) 그렇다면 10억 달러는 어디로 간 것인가? 그것은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이란이 카타르 은행에서 찾아서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전략회의 기간에 하마스에 보낸 것이 아닌지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한국에서 동결되었던 유류 대금이 반환되자마자 하마스에 보냈다고 한다. 여러 이란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그 대답은 동일했다. 이 자금 중 일부는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데 사용되기는 했지만, 또 일부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만석 목사(한국교회 보수연합 이슬람대책위원장, 한국이란인교회 담임)

※본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