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까지 금호미술관서 김문선 사진전 ‘안녕, 나의 불안아’ 진행
“어느 정도 불안 안고 살아도, 불안에 매달리진 않길”
모든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인 불안은 내면에서 느끼는 불안과 외부 사회의 불안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내부의 불안과 외부의 불안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과거 개인이 겪은 트라우마와 사회적 트라우마들이 뒤얽히면 미래의 불안과 두려움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트라우마는 덮고 감추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더라도 직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로써 치유하고 성장하고 성취하는 기회를 얻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처럼 내면의 불안과 시대의 불안에 직면하는 두렵고 힘든 여정을 지나온 김문선 작가의 사진전 ‘안녕, 나의 불안아’는 이제 우리 자신에게 각자 던져야 할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이번 사진전의 작품들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불안의 감정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트라우마를 비롯하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이러한 두려움은 결국 작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불안한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리해졌지만, 여전히 한편에선 폭력적이고 위험하고 험난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결국 인간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의 한계에 부딪혀 절망과 우울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뒤덮은 전염병 바이러스도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하면서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김 작가는 “삶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함을 느꼈을 즈음, 엄마의 불안증이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져 혼자 남겨진 현실에서 시작된 것이라 깨닫게 되었다”라며 “앞으로 무엇인가 감당하기 힘든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막연한 불안함의 연속은 아마 어린 시절부터 신문, 라디오에서 들어오던 끊임없는 전쟁의 협박으로 비롯된 것이었던 것 같다”라고 회고했다.
김 작가는 “바깥세상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묻지 마 살인, 분노 충동 범죄, 예상할 수 없는 폭발성 공격이 존재하는 사회, 갈수록 심각해지는 질병과 재해, 환경 문제로 위태로워진 지구 곳곳에서 과연 우리가 안전한 곳은 어디인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이번 사진전 ‘안녕, 나의 불안아’(Hello, my anxiety)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트라우마와 불안, 그리고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을 부드러운 털실로 감싸는 행위를 통해 불안으로부터 탈출하려는 발버둥의 표현”이라고 고백했다.
김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지구본과 금성 사진처럼, 주님이 나를 바라보고 내가 주님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의지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의미로 끝맺음을 한 것”이라며 이사야 41장 10절 말씀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화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를 인용했다.
현재 미술선교에 집중하고 있는 김문선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마치면 새문안교회 교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년에 이어 2회째 미술공모전을 기획하여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www.moonsun-pho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