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둔은 2001년 10월 7일 ‘테러와의 전쟁’으로 시작되었다. 20여 년간 지속된 아프간 전쟁은 21세기 최초의 전쟁이자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었다. 오랜 전쟁에서 미국이 얻은 승리는 무엇일까? 얻은 전리품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치와 국제관계, 외교, 군사적 측면에서의 그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답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아프간 전쟁은 새로운 기회(Kairos·카이로스)였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이슬람에 의해 굳게 닫혀 있던 선교의 빗장을 활짝 열어주셨다. 미국과 유럽, 한국으로부터 수많은 기독 봉사자들과 NGO 요원, 그리고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프간 교회개척 컨퍼런스
▲아프간 교회개척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맨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장영수 선교사 ⓒ장영수 선교사
선교사들은 척박하고 메마른 땅을 기경하면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복음과 함께 그 땅에 많은 순교의 피도 뿌려졌다. 2021년 8월 31일 공식적인 철수를 선언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손으로 넘어갔고, 그로 인해 엄청난 피난의 행렬이 이어졌고 현지에서의 선교 활동은 대부분 중단되었다.

1979년부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부터 시작된 전쟁과 분쟁, 민족 간의 갈등과 불안정은 40년간 지속되었다. 그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이 굶주림에 죽음과 사투를 벌여야 했고, 최소 2,400만 명의 국민이 인도주의적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시리아, 베네수엘라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난민을 발생하는 국가로 전락하였다. 대다수는 국내 실향민(350만 명)이지만 최소 270만 명이 강제로 국경을 넘어 98개국에 흩어져 난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아프간 난민 대다수는 파키스탄(130만 명)과 이란(78만 명)에 거주하고 있다.

미군의 철수와 동시에 아프가니스탄 카불이 탈레반에게 점령되었다. 그와 동시에 국제안보지원군(ISAF)을 도왔던 아프간 민간인들의 대대적인 탈출이 있었다. 영국 15,000명, 캐나다 3,000명, 독일 4,100명, 프랑스 2,600명, 이탈리아 4,890명, 스웨덴 1,100명, 벨기에 1,400명, 아일랜드 15명, 폴란드 900명, 헝가리 540명, 덴마크 1,000명, 우크라이나 550명, 스위스 387명, 네덜란드 2,500명, 스페인 1,893명, 터키 400명, 카타르 40,000명, 아랍에미리트 36,500명, 인도 565명, 호주 6,200명, 대한민국 391명 등으로 탈출을 하였다.

미국은 12만 명 이상의 아프간 민간인들을 화물비행기로 실어 본국으로 데리고 왔고, 1년 반의 시간이 흘러갔다. 국제난민선교회(GRAM)는 미국남침례교 해외선교부(IMB)와 협력하여 미국 댈러스의 수양관에서 2023년 2월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의 아프간 개척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아프간 교회개척 컨퍼런스
▲컨퍼런스 참석자들을 환영하는 웰컴 풍선 양 옆에는 난민 상징 국기가 걸렸다. ⓒ장영수 선교사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뿌려진 복음이 어떤 열매를 맺어 미국으로 들어왔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과 이들의 교회가 세워져 가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려는 바람이 이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흔한 플래카드(placard), 배너(banner) 하나 없이 덩그러니 걸려 있는 웰컴(Welcome) 풍선, 참석자들도 서로 알지 못하는, 누구도 모르는 국기가 걸렸다. 사실 이 국기는 구명조끼 이미지를 이용한 난민 상징 국기이며, 200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난민들이 처음 사용한 국기이다.

참석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첫 번째 그리스도인들이며, 첫 선교사가 세운 아프간의 첫 교회인 캐나다 캘거리 뉴라이프아프간교회의 아지즈 아슬라미(Aziz Aslami) 선교사를 비롯하여 30여 명의 아프간 지하교회 지도자(현재는 가정교회 지도자), 미국교회 지도자, 한인교회 지도자와 선교사들 45명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그리고 캐나다, 한국에서 달려왔다.

많은 주제가 아주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나누어졌다. 그중에 미국교회와 한인교회들이 아프간교회 개척을 돕겠다며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지가 주된 토론 내용이었다. 미국의 아프간 이민 역사는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 시작되었다. 이미 40여 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는 단 하나의 아프간교회도 볼 수가 없다.

아프간 교회개척 컨퍼런스
▲아프간 교회개척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모습 ⓒ장영수 선교사
가장 큰 이유는 난민이 다른 나라에 이주하였을 때,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 골든타임(2~3년)을 놓친 결과라는 것이다. 예배를 인도한 세미한교회 이은상 목사는 미국 내의 첫 번째 아프간교회는 댈러스에서 보겠다는 의지로 기도와 지원을 표명하였고, 뉴송교회 현지용 목사는 미국인 교회의 도움을 받은 이주민교회인 한인교회가 앞장서서 아프간교회 개척을 도와야 한다며, 먼저 본을 보이기 위하여 뉴라이프아프간교회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IMB의 아시아교회 동원을 담당하는 에즈라 배(Ezra Bae) 선교사는, 아프간교회들의 남침례교단 차원의 지원과 보호를 받는 연합교회의 구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한 독일의 아프간난민교회에 대한 테러 사례를 언급하며 연합체로 사회적인 안전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아프간교회 개척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또 난민들이 초기 정착하는 과정에서부터 그들의 민족 교회를 개척하기까지 총체적인 사역적 필요를 위한 기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집회 중에 이어진 아프간 지체들의 찬양과 간증은 참석한 선교사들로 하여금 남몰래 감동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하였고, 선교사들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섬기겠다는 결단을 하게 했다. 그리고 아프간 지도자들은 더욱 기도로 헌신하며 나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컨퍼런스였다. IMB 부총재인 할 커닝햄(Hal Cunningham) 선교사는 매년 컨퍼런스 개최를 지원할 것을 약속하였고, 10개 이상의 아프간교회가 세워질 때까지 계속 동역할 것이라고 선포하였다.

이번 컨퍼런스가 소망하는 것은 아프간 난민들만의 교회 개척이 아니다. 이들의 교회가 세워지고 부흥함으로 미국의 교회들이 다시 새롭게 되고, 미주의 많은 교회가 주위의 사람들과 민족들을 대상으로 선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같이 기도하자는 것이다.(www.gramission.org)

국제난민선교회(GRAM) 대표 장영수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