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으로 시력 거의 잃어… “제 눈에 대한 간증이기도”
“주님이 부족함 채워주실 것 믿고 기도” 관심과 후원 요청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에서 수천 명의 장병이 목청껏 노래 부르며 신나는 율동과 파도타기를 하는 전설적 찬양 ‘실로암’의 감동을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동명의 군선교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영화감독 신동일 장로와 신 장로의 아내이자 더웨이 기독문화선교단 단장인 탤런트 김민정 권사,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회장 임흥옥 목사) 등이 합심하여 제작 중인 영화 ‘실로암’이 각각 군인교회용과 극장개봉용으로 제작된다. 총감독 신동일 장로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촬영이 끝나고 편집 중이다. 목표는 40분짜리 단편영화였는데, 약 60분 정도의 장편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인교회용은 7월 15일경까지 제작하여 7월 중 시사회를 열고, 연무대교회를 시작으로 1,004개 군인교회로 배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6월 26일 저녁 7시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군선교연합사역 50주년 희년대회’에서는 3분 분량의 예고편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개봉용은 추가적인 음향과 편집 작업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오는 9월쯤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처음에는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에서 1억 원의 후원금을 쾌척하며 영화 제작이 본격화되었지만, 추후 논의를 통해 초교파 연합 사역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극장개봉용 영화는 칸영화제 기독교 부문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신동일 장로와 김민정 권사는 기독교 문화사역에 대한 비전을 품고 대학로 배우들과 함께 전도극과 순교자 연극 시리즈를 공연해 왔다. 주기철 목사의 아내 오정모 사모 이야기 ‘일사각오’, 주기철 목사의 순교 이야기 ‘청년 일사각오’, 손양원 목사의 아내 정양순 사모 이야기 ‘달섬’, ‘사도 문준경’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젊은 군장병들이 좋아하는 뮤지컬 장르로 군선교 사역에도 동참하게 되었는데, 첫 무대는 ‘우정의 무대’였다. 2019년에는 세 차례 공연을 통해 연무대교회와 인연을 맺었는데, 하루는 연무대교회 진중세례식에 참여하게 되었다. 신 장로는 “그날 장병들이 부르는 실로암 찬양은 세상 어느 군가보다 더 훌륭한 군가였다”며 “한편으로 ‘장병들이 열렬히 부르는 실로암의 진정한 의미는 알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있었고, 리서치를 해보니 대부분 신나서 부르는 노래, 훈련 중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여! 이 산지를 제게 주소서’라고 기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군교회 예배도 비대면으로 전환되자, 신 장로는 영상선교의 필요성을 주변에 절실하게 호소하며 더욱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에 군선교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이후 군선교회로부터 영화 제작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주님이 실로암의 무리에게 ‘저 사람의 소경된 것은 하나님의 일을 그에게서 나타내려 하심이라’고 하신 것 같아 벅차고 설레었다”고 말했다.
15년 전 녹내장으로 실명에 이를 수 있다고 선고받은 신 장로는 현재 녹내장 말기로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성경에 나오는 ‘실로암’의 기적은 다른 어떤 기적의 사건보다 그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일이었을 터다. 신 장로는 “눈이 점점 흐려가는 저로서는 이번 영화 제작이 대단한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실로암’은 군대에서 매주 실로암 찬양을 부르던 주인공이 제대 후 뮤지컬 실로암에서 예수 역할을 맡으면서, 결국 실로암의 참 의미를 깨닫는다는 줄거리다. 출연 배우는 주인공 예찬(극 중 예수) 역의 뮤지컬 배우 박유신과 예찬의 아버지 역에 중견 탤런트 한인수 장로, 어머니 역에 54년 차 배우 김민정 권사, 여주인공 은혜 역에 뮤지컬 배우 권노은과 그녀의 어머니 역에 변은영 집사 등 다수의 뮤지컬 배우가 출연한다.
신동일 장로는 “녹내장 선고를 받고 드린 기도는 ‘주님, 그동안 눈으로 보고 지은 죄를 회개합니다. 허락해주시면 이 눈을 갖고도 기독 작가로, 연출로 선교드라마를 제작하고 싶은데 응답하여주세요’였다”라며 “15년 만에, 65세에 꿈을 이루게 하신 주님을 날마다 찬양한다”고 말했다.
영화 ‘실로암’의 총제작비는 약 3억 원으로,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가 지원한 1억 외에 나머지 경비는 후원금을 받아 마련하고 있다. 신 장로 자신은 자비량으로 일하면서도, 배우들만큼은 생활이 궁핍하지 않도록 좋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 장로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배우들을 최고로 대우해주지는 못할망정 무보수로 쓰려고 하면 되나. 제가 배우들에게 잘 대우하는 것, 하다못해 밥 한 끼라고 제대로 먹이고자 하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내인 김민정 권사는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동일 장로는 “영화 ‘실로암’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그 부족함을 주님께서 채워 주실 것을 믿고 나아가자고 배우들과 함께 기도했다”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 후원을 요청했다.
“한류 힘입어 예수 관련 영상 콘텐츠 전 세계 보급 원해”
한편, 이번 영화 ‘실로암’ 제작을 계기로 신동일 장로는 또 하나의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인류 최고의 강력한 전도 도구로 사용된 CCC의 ‘예수 영화’와 같은 예수 관련 영화를 제작, 보급하는 ‘예수영화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예수 영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미디어 선교 콘텐츠를 보급하는 지저스 필름 프로젝트(Jesus Film Project)는 현재까지 ‘예수 영화’가 1,8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됐으며, 영화를 본 이들 중 약 5억 명이 예수님을 만났다고 보고한다.
신 장로는 “예수영화사는 필히 있어야 하는 영화사로, 20여 년 전부터 꿈꿔온 기도제목이기도 하다”며 “영화 ‘실로암’에 참여하는 카메라팀, 조명팀 등이 연합해 오늘(13일) ‘예수영화사’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동일 장로가 대표를 맡고, ‘실로암 팀’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향후 예수 관련 영화나 웹드라마를 지속해서 제작하여 보급해나갈 계획이다.
신 장로는 “미국에서 ‘예수 영화’를 많이 만들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문화선교를 하다가 요즘 활동이 뜸하다”며 “이제 한국에서 붐을 일으켜야 한다. 한류문화를 업고, 이를 기독교 문화로 바꿔주는 작업을 시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엔 우리가 미국의 문화 혜택을 받았다면, 이젠 과거의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 문화 혜택을 나눠줄 수 있게 되었다”며 “한류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한국에 관한 것을 다 받아들이고자 하는 지금이 제일 좋은 기회인 것 같다. 한류드라마 때문에 동남아권, 이슬람권, 중국 등에서도 한국 배우들을 알아주는 것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장로는 “선교사님들도 예수영화사가 제작하는 문화선교 콘텐츠를 활용하여 현지 사역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장로는 영화 ‘실로암’의 속편 제작을 위해 벌써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 ‘실로암’이 ‘예수 버전’이라면, 속편은 ‘소경 버전’이라고 했다. 신 장로는 “속편 ‘실로암, 보고 싶다’는 앞 영화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좀 더 로맨틱하고 휴머니티 한 작품으로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