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각자 고유한 취향과 재능 가지고 태어나
자녀 행복 위해서라지만 과연 아이는 행복할지

부모 꿈 강요보다 자녀의 꿈 향해 날아가게 해야
그것이 자녀에게 하나님 형상을 새기신 아버지의 뜻

#에피소드 1.

어떤 유튜버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워낙 달변(達辯)이어서 23.6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릴 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독특하고 자기주장이 강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역시 이 사람의 어떤 주장은 동의하지만 어떤 주장은 너무 독선적이거나 비성경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유튜버가 지난 4월 10일에 효도하지 말라는 내용의 영상을 하나 올렸기에 어버이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이게 무슨 장난질인가 하면서 잠시 들어보았습니다. 그 가운데는 동의할만한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못할 부분도 있었지만, 제법 참고할 사항이 있었습니다.

부모는 자신의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자녀가 그의 꿈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는 자신의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자녀가 그의 꿈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epositphotos
그는 주장하기를 우리나라에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자식들이 질식할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그 부분은 부모들이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녀가 태어날 때 부모는 그저 손가락, 발가락 10개씩 있고, 얼굴에 이지러진 부분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어릴 때는 개구쟁이라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자녀가 자라면 요구 사항이 많아집니다. 공부도 잘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라고 하고, 졸업하면 취직도 잘하라고 하고, 결혼도 잘해서 자식도 쑥쑥 잘 낳으라고 합니다. 무슨 요구 사항이 그렇게 많으냐고 해당 유튜버는 지적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러니 성경적 기준이 아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기주장을 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그의 주장은 성경이 제시하는 자녀 양육의 원리와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2.

지난 4월 1일에는 디시인사이드에 온 세상이 경악할만한 소식이 하나 올라왔고 그 소식은 여러 SNS를 통해 확산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최고의 특목고인 암스테르담 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가 새벽 3시에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28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새벽 3시에 아버지 감시하에 공부하던 아이는 노트에 유서를 쓰고 투신을 했습니다. 슬프게도 아이가 유서를 쓰고 있는 와중에도 아버지는 “뭘 먼저하고 뭘 나중에 할지 생각 좀 해라”라고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베란다로 나가자 아버지는 “여기 있으라, 어딜 나가냐”라고 말하는데 아이는 “아빠, 내 노트 마지막 장에 뭐라 적혀있는지 봐봐”라고 말하고는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뛰어내려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은 아버지가 아이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CCTV에 찍힌 것이라고 합니다. 그 아들이 쓴 유서 가운데는 “앞으로도 이런 엄마를 견뎌야 하는 내 여동생 뚜를 생각하니 안타깝다”라는 내용과 “엄마는 정말 많은 관심을 주었지만, 항상 지나쳤다” “안녕, 관심 없고 다혈질인 아빠”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가족의 슬픈 이야기를 접한 후라서 그런지 앞서 언급한 유튜버의, 조금은 독특한 주장에 오히려 공감이 갔습니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각자 고유한 취향과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일부 부모는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아이가 관심도 없고 능력도 안 되는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게 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부모는 말하지만, 막상 그 아이는 행복하기는커녕 부모의 요구를 견뎌내지 못하는 경우 최악의 사건까지 발생하는 것입니다.

지금 온 세상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중간고사에 짓눌려 꽃을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조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자녀에게 무엇을 더 요구하면 숨을 쉬기 어려울 것입니다.

최광희 목사
▲최광희 목사
다음 주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 다가옵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원하는 최고의 효도는 자녀가 잘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부모의 꿈을 강요하기보다 자녀의 꿈을 향해 훨훨 날아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그것이 그 자녀 속에 하나님의 형상을 새겨 넣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최광희 목사
신학박사(Th.D. 설교학), 행복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