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를 버리고 NATO를 선택했을까요? 사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혈통과 언어를 공유한 민족이지만 공산주의 사상과는 대조되는 기독교 신앙과 민족의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작은 러시아(말로 러시아)로 부르며 핍박을 자행해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32~1933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식량을 약탈하여 250~350만 명을 굶겨 죽인 ‘홀로 도모르’(기아로 인한 치사·致死) 사건입니다.
또 2014년 우크라이나 국내의 혼란함을 틈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군대를 지원하여 반군 세력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계속되는 러시아의 위협 속에 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NATO 가입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NATO는 처음에 소비에트 연방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프랑스 등 12개 나라로 시작했으나 회원국이 30개 나라로 불어난 상황입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게 되면 31번째 회원국이 되겠지요. NATO는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회원국 군대가 자동으로 개입하는 군사 동맹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푸틴이 먼저 침공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토 가입을 추진하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지금, 미국을 포함한 유럽의 NATO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을 뿐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NATO 회원국들은 아직 이 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명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며, 섣불리 개입했다가는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면적이 넓은 나라이고 한때 핵무기를 소유한 군사 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핵을 포기하면 안정을 보장하며 경제 지원도 해주겠다는 달콤한 말을 믿고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 결과는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얻어맞아도 도움받지 못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평화 협정만으로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날에는 주로 핵무기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지 않으려면 핵무기를 많이 가진 나라의 핵우산 밑에 머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핵우산 밑에 머물기 위해서는 핵을 가진 강대국의 요구에 끌려다녀야 하는 제약이 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항구적인 대안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여간, 보호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보며, 우리의 신앙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사탄과 결별하고 예수님과 결혼한 것이 성도의 영적인 상태입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사탄과 벗하며 하나님의 원수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성도는 사탄 남편과 결별하고 예수님 남편과 재혼했습니다. 그러자 전남편 사탄은 화를 내며 다양한 방법으로 성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행한 일은 우리는 새로운 남편 예수님과 결혼하려고 망설이는 중이 아니라, 이미 예수 남편의 신부가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 성도를 건드리면 예수 남편이 즉시 나서서 보호막을 펼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우리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는 못하고 단지 위협만 할 뿐입니다. 혹은 예수 남편을 버리고 자기(사단)에게 돌아오면 더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유혹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광희 목사
신학박사(Th.D. 설교학), 행복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