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1월 15일, 미선교국의 대변인 격인 통신 서기관인 리드(J. M. Reid)가 조선으로 떠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는 아펜젤러 내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리드 개인의 생각이 아닌, 미선교국을 대표하여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편지는 미선교국이 준비하고 있는 사항들과 선교사들에 대한 요구사항들, 조선 선교 방안 등의 매뉴얼을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다.
<19회에 이어>
“당신의 선교 본부는 당분간은 서울로 생각하여야 하겠지만, 조선의 항구인 제물포는 이 은둔의 나라가 외국인들에게 무역을 개방하게 된다면 분명 매우 중요한 위치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일본 도쿄와 같이 요코하마의 관계처럼 그곳과 서울 간에도 비슷한 역할이 유지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물론 다른 중심지들도 있습니다. 선교를 확장시키고 전파하는 전체적인 문제는 아주 일찍부터 당신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나라의 법과 국민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선입견들을 침착하면서 일을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은행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당분간 우리는 맥클레이 박사에게 돈을 맡기게 될 것인데, 그가 예산 내에서 당신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로 하는 것을 지급하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 갖출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파울러 감독의 말씀을 이해하고 있다면, 맥클레이 박사는 사업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당신에게 조언자나 아버지 같은 존재로서 비공식적이지만 거의 감리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적당한 때가 되면 한국에 거주하는 누군가가 감리사로서 그 일을 맡게 될 것이며, 또한 그곳에 있는 어떤 이가 회계로서 일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당신께서 은행 업무의 전반적인 문제를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환어음이 한국에서 인수 지불될 수 있는지, 런던에서 파운드로 지불 통용되는 브라운 브라더(Brown Brother) 회사의 환어음으로 뉴욕에서와 똑같이 인수 지불 될 수 있는가를 알아보신 후 우리에게 연락 주십시오. 60년 동안 사업계의 모든 변화를 통해 은행들이 무수히 파산하는 가운데도 우리 어음은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며 우리의 신용은 여느 은행 못지않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에서의 부동산 보유에 대해서도 역시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선교 자산이 다음의 법인, 즉 뉴욕주의 헌법을 따라 조직된 감리교회 선교회(The Missionary Society of Methodist Episcopal Church)에 소유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분명 미국 공사는 당신이 이 문제를 이해할 기회를 줄 것입니다. 매매가 이루어지게 되면 그 자산 소유 증서의 번역본 하나를 보내 주십시오.
내가 이미 당신에게 권고한 바와 같이 이 선교회와 연관되는 모든 일이 문서상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모든 계산서도 영수증과 함께 세심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맥클레이 박사가 당분간 선교부의 사무장이 되겠지만 나는 여러분 중 한 명을 임명하여 회계를 맡아보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의 편지들을 복사해서 보관하는 것과 서기관들과 감독들로부터 받은 모든 편지를 철해 놓는 것도 당신의 의무가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선교협회를 위해 행해지는 모든 것이 규칙에 따라야 하고 서류들의 겉에는 취급내용이 명시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스크랜턴 박사를 위해서는 이러한 지시들이 더욱 세심하게 반복될 것인데, 선교 본부가 어떤 조처를 취할지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만나 회계 관리를 그에게 위임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맥클레이 박사에게 조선 선교를 위한 3천 달러가 지급되어있습니다. 스크랜턴 박사에게 2천 달러를 더 보내게 되리라 보는 것은 환전 수표로 해서 필요할 때에는 현금으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나라의 사업 방식에 대하여, 그리고 선교의 확장과 성장을 위해 슬기로운 방책은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선교사로서 당신 자신의 성공과 특별히 당신 가족들의 건강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알려준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판단하기에 한국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지급될 급여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능한 한 빨리 보고하는 것도 당신의 의무일 것입니다. 당분간 당신의 급여는 일본에 있는 선교사들과 같은 것입니다. 그 밖에 이에 대한 모든 소식은 맥클레이 박사로부터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급여는 일본에 도착하게 될 때부터 산정됩니다. 그때부터 여행경비의 부담은 아주 중지되고 당신의 급여에서 모든 비용이 충당될 것입니다. 여기서 당신에게 지불된 돈 중에는 얼마간 잔고가 생기게 될 줄 모릅니다. 그렇다면 맥클레이 박사에게 알리십시오. 그러면 그가 그것을 당신의 개인 계정에 달아 놓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맥클레이 박사를 통해서 나에게 이 협회에서 당신에게 지불한 모든 금액이 기입된, 그리고 당신의 출국 비용을 청구하는 계산서를 전달해 주십시오. 일본으로부터 한국까지의 여행 경비는 따로 계산될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급여 외에 이 경비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에 입국하는 시간부터 당신의 급여가 계속 지불될 것입니다. 선교 원칙과 회보록에 공표된 협회의 설립 강령과 규약, 그리고 세칙들을 주의 깊게 읽어 보십시오. 그런 후 거기에 적힌 규정들에 따라 행하시고 모든 일에 있어서 교회의 온당한 권위에 따르면 될 것입니다.
분기에 한 번씩 우리에게 보고서를 보내는 것도 당신의 의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첫 1년 정도는 가능한 한 세부적 사항들까지도 매일 우리에게 편지해 주실 줄 믿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출판물에 종종 글을 써 보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당신이 우리 사무실에 글을 보내주시면 당신의 이름으로 내거나 선교적 사안의 관심사에 따라 유익하게 처리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글에 대한 수입은 마땅히 당신 앞으로 모아 둘 것입니다. 당신이 계신 땅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우리가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어떤 일이 있다면 언제나 이곳 사무실에 전해 주십시오.
당신과의 작별을 고하면서 나는 당신이 마음속으로 ‘누가 과연 이런 일들에 합당한가?’라고 외치었으리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지혜가 모자랄 때마다 우리가 자유롭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그리고 결코 부족지 않을 하나의 근원이 있음을 압니다. 당신도 나와 같이 이 모든 일에 대해, 그리고 이 근원을 향해 간구할 것임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조선에 하나님께 향하는 참된 성전의 기초를 깊고 넓게 닦아서 당신이 여기를 떠나기 전에 마치 인도의 정경이 버틀러 박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것이 당신에게 커다란 기쁨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여행하는 동안의 행운을 빕니다. 특히 해상에서의 안전과 당신 가정 안에서의 사랑과 행복을, 한국에서의 평안과 평화를, 그리고 진실로 현재와 앞으로의 삶에 필요한 모든 축복을 허락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당신에게 매우 충실한
리드 (J. M. Reid)
통신서기관1)
추신:
세인트루이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의 표는 1월 20일이나, 그 전에 당신의 현주소로 전달될 것입니다. 랭캐스터에서 세인트 루이스의 차표는 자신이 준비하십시오.
우리는 털 매트리스와 스프링 침대 2개를 보낼 것입니다. 그러나 난로와 붙박이 가구 건은 차후 당신으로부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게 될 때까지 기다려 보겠습니다. 기름 난로는 예외인데 그것은 매트리스와 동시에 보내겠습니다. 기름은 일본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2)
[미주]
1) 아펜젤러(정동제일교회 역사편찬 위원회 역), 『자유와 빛으로 헨리 G. 아펜젤러의 문건 I, 보고서』, p. 195-201
2) 위의 책, p. 202
김낙환 박사(아펜젤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