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 하버드대 성직자협회가 무신론자인 그렉 엡스타인(Greg Epstein)을 교목으로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베스트셀러인 ‘하나님이 없는 선’(Good Without God: What Billion Nonreligious People Do Believe)의 저자인 그는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다.

엡스타인은 과거 “우리가 서로의 해답이기 때문에, 인간이 해결책을 얻기 위해 하나님께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버드대학교 교목으로 임명된 그렉 엡스타인
▲하버드대학교 교목으로 임명된 그렉 엡스타인 ⓒLinkedIn
그는 2005년부터 ‘휴머니스트 목사’였다. 이때부터 하버드대와 MIT대에서 무신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신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엡스타인의 공식 페이지는 그를 ‘휴머니스트 운동의 대부’로 묘사하고 있다.

하버드대 성직자협회는 기독교, 유대교, 불교, 힌두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 출신의 40여 명의 성직자로 구성돼 있다. 엡스타인은 이러한 다른 신앙 사이에서 소통 채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엡스타인은 이번 인사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어떤 종교적 전통에도 더 이상 동조하지 않지만, 여전히 선한 인간이 되고 윤리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지지가 필요한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 광장에서 매주 인문주의자와 무신론자를 위한 세속적 설교를 주도했으며, 2018년 대학 간 연계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그만뒀다.

앱스타인은 개인적·종교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종종 조언을 해주는데, 뉴욕타임스는 “그의 철학에 끌리는 일부 학생들을 ‘종교 난민’, 즉 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이전보다 덜 엄격한 방식의 ‘영적인 의미’를 찾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카리스마뉴스는 “1600년대 초 하버드대에는 기독교적 토대가 있었지만, 하나님 말씀의 권위에 대한 개념이 세속적 관점에 의해 점차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버드 크림슨의 2019년 하버드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재학생들이 스스로를 무신론자이거나 무신론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8세 일반인들의 2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21.3%는 불가지론자, 16.6%는 무신론자였다. 개신교인 또는 카톨릭교인으로 확인된 학생들의 비율은 각각 17%와 17.1%로 거의 비슷했으며, 유대인 10.1%, 무슬림 2.5%, 힌두교인 3%, 기타 1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