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탈레반이 재점령한 가운데,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기독교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대형교회 하비스트크리스천펠로우십(Harvest Christian Fellowship) 설립자인 그렉 로리(Greg Laurie) 목사는 미군 철수를 “매우 잘못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렉 로리 목사는 “우리 모두는 지금 아프간에 있는 기독교인 형제 자매를 특별히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다”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이 중대한 순간에 대통령과 참모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계속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텍사스주 ‘프레스턴우드 침례교회’의 잭 그레이엄(Jack Graham) 담임 목사는 "미국인들은 우리 지도자들이 어떻게 아프간 붕괴와 탈레반의 장악, 인도주의적 위기를 허용했는지에 대한 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텍사스 주 의원들에게 “미국 하원에 대답을 요청하라”며 “미국과 아프간 민간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미 ‘히스패닉기독교리더십컨퍼런스(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회장이자 새크라멘토 뉴시즌 교회의 담임인 사무엘 로드리게스(Samuel Rodriguez) 목사는 아프간 철군을 “아프가니스탄 국민, 특히 하나님이 주신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에 대한 수치스러운 모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바이든에게 “즉시 상황을 통제하고 이번 실패로 초래된 막대한 인적 비용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미국 기독교인들에게 투표를 장려하는 시민단체인 ‘마이페이스보츠(My Faith Votes)’의 최고경영자 제이슨 예이츠(Jason Yates)는 바이든 정부가 아프간 기독교인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예이츠는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 간의 사건들을 바이든 행정부의 비참한 실패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미 생명을 앗아갔고, 고통이 계속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이츠는 “여성들은 이미 집에서 강제로 추방되고 있으며 탈레반의 잔혹하고 억압적인 권위 아래 여성의 권리가 더욱 잠식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 정부의 지탄과 방어적인 언사에는 힘과 지혜, 연민이 보이지 않으며, 아무 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인들에게 “압제자의 손에 운명이 달린 모든 연약한 사람들을 위해 강렬하게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촉구했다.
제니 양(Jenny Yang) 월드릴리프 수석부국장은 미국이 “취약한 아프간인들이 어디에 있든 지원하고 보호하며, 강제 이주자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데 전 세계적인 노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월드릴리프는 “대피한 아프간 난민을 기꺼이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가능한 많은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지 파트너와 적극 협력 중”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2022년 난민 수용 한도’에서 “많은 아프간 난민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터교이민및난민서비스(Lutheran Immigration and Refugee Service)’도 바이든 행정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미국에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의 회장인 크리쉬 비냐라자(Krish Vignarajah)는 미국이 지난 20년간 미군을 지원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의미있는 행동을 소홀히 했다”면서 “아프간 동맹국들을 구하기 위해 행동할 시간이 아직 있다”고 말했다.
비냐라자 회장은 “약 2천명의 특별이민비자(SIV) 신청자들이 미국 땅을 밟았다”며 “아직 8만여 명의 특별이민비자 소지자와 그 가족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바이든에 “모든 미국 시민들을 즉시 대피시킬 것”과 “기자, 여성 인권 운동가, 비정부기구(NGO) 근로자 등의 기타 취약한 인구의 송환”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