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부상에도 지독한 재활과 훈련으로 재기에 성공
믿음 좋은 스포츠 집안서 성장, 가족·성도 기도 뒷받침
이관형 목사 “재환이는 진실하고, 꾸준하고 성실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9년 만에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신재환(23, 제천시청)은 대회 전 박철승 국가대표선수촌교회 지도목사(전 국가대표 클레이사격 선수)와 이관형 조이풀교회 담임목사(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채플린)에게 이렇게 기도를 부탁했다고 한다.

도마 금메달 신재환
▲신재환이 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재환 선수 가족
신 선수를 비롯하여 가족 3대가 출석하는 청주 조이풀교회의 전 성도는 신재환의 선전을 위해 최근 두 주간 주일마다 합심기도를 했다. 또 결선 시간에는 각자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며 신재환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했다.

도마 금메달 신재환
▲신재환의 금메달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영상 캡처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깜짝 놀랄 쾌거를 이룬 신재환의 뒤에는 성도들뿐 아니라 가족의 간절한 기도와 응원의 힘도 컸다. 신재환의 어머니 전영숙 집사(46)는 “실수하지 않고 안전하게 연기를 잘 펼치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했다고 한다. 신 선수의 할머니 이영분 권사는 평소 새벽기도 등에서 신 선수를 위해 많은 기도의 정성을 쌓았다.

이관형 목사는 2일 저녁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영분 권사님은 재환이가 메달을 따기 전인 1일 주일예배 때 미리 재환이의 승리에 대한 감사예물을 하나님께 드렸다. 또 돌아오는 주일인 8일에는 떡을 돌리기로 했었다”며 “히브리서 11장 말씀처럼 믿음으로 먼저 헌신하셨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목사도 신재환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기도의 끊을 놓치지 않았다. “이영분 권사님에게 ‘우리 재환이가 메달은 분명히 땁니다. 저는 금메달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메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면 금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비록 재환이가 대학에 입학하고 제천시청에 소속되면서부터, 또 작년에는 코로나로 교회 출석이 어려워지면서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곧 집에 온다고 하니 만나면 ‘재환이 파이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신재환을 위한 축하 현수막도 제작했다.

도마 금메달 신재환
▲신재환의 금메달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영상 캡처
신재환은 스포츠 집안에서 성장한 믿음이 신실한 청년이다. 신 선수의 아버지 신창섭(48) 씨는 택견 고수이며, 택견 도장과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재환은 11세에 청주 율량초 시절 체조를 시작했으며, 동생 신재욱(21) 씨도 형을 따라 곧 체조를 시작하여 두 사람 모두 도마를 주 종목으로 했다. 막냇동생 신재이(17) 양도 수영 다이빙 선수였다. 지금 재욱 씨, 재이 양은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각자 새로운 꿈을 찾아가고 있다.

신재환은 충북체고에 다니던 시절, 체조에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반복하다 허리 디스크에 걸려 의사로부터 체조를 그만둘 것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철심 박는 수술을 하고, 척추를 고정하는 속 근육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하는 재활을 통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신재환은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로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라고 했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그 순간을 극복하려 했다”고 말했다.

도마 금메달 신재환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남자체조 선수들. 맨 오른쪽이 신재환. ⓒ신재환 선수 가족
한국체대에 진학한 후에도 허리 디스크가 문제가 될 상황이었지만, 하루 8시간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로 대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가 되었다. 지독하리만치 재활과 훈련에 매달리며 신체 부상을 극복하는 일만큼이나 치열한 자신과 싸움에서 신재환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며 결국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

이관형 목사는 “재환이를 초등학생 주일학교 시절부터 지켜봐 왔다. 재환이는 진실하고, 자기에게 맡겨진 일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해냈다”고 말했다. 또 “기계체조 선수들이 많이 부상하는데, 재환이도 안 다친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성실하게 훈련했다”고 기억했다.

도마 금메달 신재환
▲(왼쪽 사진)신재환이 과거 국내체조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가족과 기념 촬영한 모습. 왼쪽부터 동생 신재욱 씨, 신재환 선수, 어머니 전영숙 집사, 아버지 신창섭 성도, 앞은 여동생 신재이 씨. (오른쪽 사진) 신재환 선수와 동생 신재욱 씨. ⓒ신재환 선수 가족
이관형 목사는 1983년부터 선수촌에서 운동선수에게 복음을 전한 스포츠 선교사이기도 하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당시 선수촌 담당목사로 사역하고, 2018년 평창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수촌에 가서 말씀을 전하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주었다.

이 목사는 “선수 사역을 할 때는 항상 메달을 따든, 못 따든 모든 선수를 두루 찾아가 위로해주고 힘과 용기를 준다”며 “선수들에게 메달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고 하나님께 최고의 영광을 돌리면, 하나님께서도 능력과 기적을 허락하실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출전한 기독 선수들에게도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응원했고, 한국교회에는 “선수들을 위한 끊임없는 영적 후원자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이풀교회
▲3일 신재환과 가족들이 섬기는 청주 조이풀교회 앞에 축하 현수막이 걸렸다. ⓒ조이풀교회
박철승 국가대표선수촌교회 지도목사는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선수촌 사역이 막혀 선수들과의 예배와 접촉이 없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구하는 동시에 피와 땀으로, 또 기도하며 준비해온 기독 선수들의 선전을 위하여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