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북한 고향의 교회로 선포하고, ‘복음통일의 마중물’ ‘통일한국의 교두보’ 역할을 감당하게 하려면 탈북민은 물론 한국교회와 성도들도 가치관과 세계관을 새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옥실 거룩한빛광성교회 통일선교부 담당목사(북한선교사)는 31일 물댄동산교회(조요셉 목사)에서 열린 관악통일비전포럼(상임대표 남승호 서울대 교수) 5월 월례포럼에서 ‘탈북민의 정체성과 역할, 그리고 한국교회의 협력에 대하여’ 발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나님이 탈북민을 한국에 보내신 이유
노옥실 목사는 “탈북민은 한국교회 통일구국기도의 응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처음 북한에서 그토록 믿고 섬긴 김일성 주체사상,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론이 거짓이고 절대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은 것은 26살쯤 때였다”며 “가만히 그때를 생각해보면 어떻게 스스로 깨달을 수가 있겠나. 바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북한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령께서 제게 깨달음을 주셨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탈북 과정에서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붙든 것 역시 “이름도 모르는 탈북민들을 위해 기도한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있었음을 제 영혼이 안다”며 “지금 이곳에 와 있는 탈북민들 모두가 한국교회 성도님들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수많은 죽음의 고통을 넘으면서도 살아남게 하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노 목사는 이어 “하나님이 탈북민을 이곳에 보내신 것은 한국교회와 국민에게 주시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하나님 없는 삶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처참한지 탈북민의 삶을 보고 그들의 말을 듣고, 돌이켜서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라는 마지막 경고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북한의 현실은 레위기 26장, 신명기 28장이 말하는 저주가 이루어진 곳이고, 신명기 28장과 30장을 통해 이는 우리의 선택에 의한 것임을 기도 중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노 목사는 또 “과거 말씀사경회와 회개의 부흥 운동으로 하나님을 예배했던 북한에서 거짓 우상을 제하고,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해 탈북민은 ‘복음통일의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노옥실 목사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탈북민 사역을 하면서 간과한 점으로 “북한 사람들을 복음화하기 위해 치러야 할 영적 전쟁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영적인 무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90년대 중후반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 간 많은 북한 여성에게 한국의 사역자들이 성경을 가르치면서 장학금, 생활비, 물건 등을 주어 돈과 물질을 쫓는 북한 여성들이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조선족교회도 한몫을 잡아 교회 건축을 하고 집을 사기도 했다”며 “생활에 여유가 생긴 북한 여성들 안에 싸움이 일어나고, 예수보다 사역자들을 믿는 현상이 생겨났다. 수완 좋은 조선족교회 목사, 권사들은 한국을 드나들며 탈북민을 팔아 모금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탈북민들을 정성껏 돌보았지만, 그에 비해 실제적인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 목사는 “북한 사람들이 거짓 우상을 섬기는 가운데 자생한 노예근성과 거지근성의 상처, 아픔이 죄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전혀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선교단체와 선교사들, 중국교회와 탈북민 모두 어둠의 세력에 당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밀 보장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교통할 수 없는 어려움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왔다”고 주장했다. “많은 탈북민이 자신의 생존 목적을 위해 서로가 선교사님들의 상황을 공유하고 여기저기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실을 현지 선교사들이 모르고 있었다”며 “탈북 2세 아이들의 장학금, 탈북 여성 생계비 지원 명단을 보고 조선족교회가 돈을 나눠주게 한 것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다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선교사, 선교단체들은 비밀보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적인 비밀보장이 되지도 않았고, 협력도 교통도 없으니 서로가 속고 있었다. 결국 모두 어둠의 세력에 당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노 목사는 이와 함께 “탈북민들이 북에서 김 씨 거짓 우상을 섬기도록 세뇌되었다면, 거짓 우상을 버리고 먹을 것과 자유를 찾아 한국에 정착해서는 결국 돈을 우상으로 섬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출석하는 탈북민에게 돈을 주자 한 푼이라도 많이 주는 교회를 찾아 옮겨 다니는 이들이 생기고, 또 많은 이단교회가 돈으로 탈북민들의 영혼을 훔쳐 갔다. 예수 복음이 있는 교회에서도 돈을 주고 탈북민을 모으고 있다”면서 “그 결과 탈북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교회에 다니게 되고, 많은 사람이 하나님과 교회를 이용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했다.
노옥실 목사는 먼저 탈북민 사역을 하려면 탈북민에게 ①분명한 정체성을 가르쳐 세우고 ②복음통일의 마중물, 통일한국의 교두보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며 ③탈북민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팔려 가 살고 있는 우리 탈북민들과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 ‘우리가 어찌하다 배가 고파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왔고 인신매매를 당하고, 원하지 않는 자녀를 낳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인생 아니다. 우리는 그냥 먹다 죽는 인생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의 뜻과 계획하심이 있는 복음 통일의 마중물이다’고 선포한다”며 “탈북민에게 이곳에 있는 이유와 목적, 정체성을 예수 생명의 복음과 함께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또 “탈북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향의 교회라는 것을 선포하게 한다”며 “우리를 부르신 분명한 뜻과 계획이 있음을 말씀을 통해 배우도록 성경 읽기, 묵상, 기도로 날마다 경건의 훈련을 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2019년 7월부터 시작한 이러한 경건 훈련으로 탈북민 집사들이 변화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서 말씀 묵상방을 늘려, 현재는 10여 개 단톡방에서 매일 성경을 2장씩 읽고 묵상, 기도로 경건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노 목사는 “탈북민들을 복음통일의 마중물, 통일한국 교두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예수 생명의 복음으로 무장시키고, 북한에서 세뇌받아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성경 말씀의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자기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 하는 주체사상의 핵심과는 다르게 국가와 당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유치원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교, 직장까지도 당 조직에서 배치하는 대로 가야 하는 곳이 북한”이라며 “한 번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 본 일이 없는 탈북민들은 스스로 선택하거나 책임지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통일사역을 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님들이 북한 시스템을 알고 이들이 어떻게 세뇌되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남과 북 성도들의 가치관과 세계관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모두가 살아계시고 역사하시는 생명의 주님,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가치를 두고 말씀의 세계관을 세우도록 함께 배우고 훈련하여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에 가치를 두었다면, 기도의 응답으로 이곳에 온 탈북민들을 돈으로 마음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의 삶을 보여줌으로 탈북민들도 하나님을 삶으로 예배하고 섬기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논찬을 맡은 관악통일비전포럼 통일목회분과위원장 신민범 목사(경신교회)는 “노옥실 목사의 발제에 처음부터 끝까지 복음에 대한 뜨거움, 통일선교에 대한 뜨거움이 흐르는 것을 본다. 또 깊은 통찰의 메시지와 진실하게 북한선교의 실상을 증언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어 “불신 탈북민을 세우는 대안 제시가 필요하고, 중국 개혁개방 이후 조선족선교와 북한 탈북자 대상 선교의 긍정적 결과, 부정적 결과가 같은 선상에서 논의되면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